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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휴가를 집에서

갑갑 조회수 : 1,993
작성일 : 2010-08-03 13:52:16
결혼 후 첫 해를 제외하고는 그 이후로 주욱 17년 동안
집에서 휴가 지내왔어요.
해마다 이 핑계 저 핑계를 지어내면서  여행을 안가더라구요.
이유는 돈 아낄려구.
저도 남편이랑 어디 놀러가는 거 엄청 피곤하고 힘들어서
별로 같이 놀고 싶지 않아요
길도 제가 알아봐야 하고 길 잃으면 전 죽일 여편네고.
준비물도 제가 다 챙기고
그러다가 뭐 하나 빼먹으면 엄청 화내고
본인은 가만히 앉아서 마음의 준비하다가 나가서 운전해주면 그걸로 할 일 다 했다고 생각하고
가끔 네가 운전해!!! 라고 하기도 하고
죽을때까지 간이 배밖으로 나온걸 당연시 하는 사람인지라.
그래서 남편하고 지내는게 편하시는 분들 부럽기도 해요.


저한테는 늘 달랑 식비랑 관리비 애들 교육비 이렇게 뚝 떼어서 주기때문에
휴가 비용 만들수도 없고요.
매끼 고기 내놓으라는 사람인데
애들 커가면서 이래저래 돈 들어가도 안주고요
수학 여행 가야 하는데 돈 없다하면 그런데 왜 보내는냐고...
생활비 쓰고 남을 것 같으면 깍으려 들고 모자라면 안올려주려고 하고.
그렇다고 해서 수입이 적냐고요.
애들 앞으로 돈 들어갈 일 태산인데 어찌나 아까와 하는지.
다 저금하려고만 해요.
예 저 굶겨 죽이지는 않겠지요 노후 대책하는건데
그렇지만 애들 클 때 필요한 돈은 써야 할 거아닙니까.


여름에 제일 싫은게 에어컨 틀어대는건데
작년까지는 전기세가 워낙 많이 나와서 제가 질색을 하니까 조금 보조해줬는데
올해는 안주겠대요.
큰 애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학교 등록금 나오는 것도 얼마나 힘들게 타냈는지...

이 사람이 다른데 돈 쓰지는 않아요.
본인한테도 돈을 최대한 아끼는 사람인지라.
저도 이해하고 맞추는 편이죠.

그런데 기본적으로 본인 위주의 사고 방식이 강하고 독선적 스타일이거든요.
나를 따르라~~가 인생의 기본 모토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이런 말 하는게 영 기분이 껄쩍찌근해서...

그러는거예요

내 휴가인데 너 엄청 편해보인다?
원래 휴가이면 너가 힘들고 바빠야 하는데..
나 챙겨주려고 말이야.



생각할 수록 기분 나쁘고
원래 휴가의 기본 개념이 그런건가요?
남편 휴가니까 남편 위주로 살아준다?

저 따로 휴가 받아본적 없거든요.
밤에 모임도 못가게 하고

아니 뭐 평소에 일하느라 수고했으니까 잘해주는 건 좋다 이거예요.
그런데 이 번 여름에 자기 돈 안쓴다면서
저더러 에어컨 많이 틀라고 하고
돈은 안주겠다고 하고
제가 평소에 돈 모자라서 절절 매는거 모르는 사람도 아니면서
정말 얄미워서 잘해주고 싶다가도 열 확 받는구만.

지금도 등산 간다고 입 나와서 나가는데 아휴 정말 꼴보기 싫어가지구.



**********************************************************

^^ 많은 댓글들 고맙습니다.
제가 기가 약하고 뒷심이 없어서 못 뒤집어요.
그리고도 여러가지 속 사정도 있고요
이 남자랑 헤어질 정도로 정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딱히 뒤집어서 바로 잡아서 정리해서 평생 같이 살고픈 생각...열정도 없어요.
제 나름 준비하고 있는 것도 있음에도요.
아직 그래도 사랑 ??? 비슷한게 남아 있는건지 제가 못떠나네요.
하지만 제 스탈대로 차츰 바꿔나갈 계획입니다.
이 사람이 못따라오면 그 때는 정리를 해야죠.
저도 늘 그렇게 생각했어요.
우리 부부 노후 대책이 아니라 본인의 노후대책한다고
시어머니가 돈 가지고 시아버님 엄청 괄세하셨거든요.
그래서 저도 자립(이혼이 아니고 경제적인) 준비하고 있어요.

저는 그냥 궁금했어요.
남편 휴가니까 아내들이 맞추어 주는 것이 일반 상식인건지
어처구니 없어 하고 있는 제가 개념이 없는건지요.
댓글들 보니까 그건 아닌가봐요.
좋은 말씀들 참고해서 더 열심히 제 인생 바로 잡아서 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IP : 123.215.xxx.23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우 열나
    '10.8.3 1:59 PM (203.232.xxx.3)

    이 더위에 님 남편분 때문에 온도 더 올라갑니다.
    님!! 좀 뒤엎으세요. 어찌 그러고 사십니까?????

  • 2. 모모
    '10.8.3 1:59 PM (61.42.xxx.5)

    그걸 이해해주고 맞춰주시는 원글님....이상해요...
    아이 등록금이 '타낼' 일인가요??
    물론 위로 받고 싶으셔서 속풀이 하시는 건 알겠는데요. 남편분 너무하시네요.
    근데 도대체 왜 그렇게 받아주시나요...

  • 3. 어휴...
    '10.8.3 2:01 PM (61.74.xxx.155)

    이런 사람 또 있네요. 제 주위에도 있답니다. 정말 답답하시겠어요.

  • 4. ...
    '10.8.3 2:06 PM (221.138.xxx.206)

    가족들이 돈 쓰는게 그렇게 아까운데 결혼은 왜 했는지..
    여러사람 인생 힘들게 만드네요ㅠㅠㅠ

  • 5. 으악
    '10.8.3 2:07 PM (211.208.xxx.32)

    같은 과 여기도 있습니다
    원글님은 그나마 집이죠
    전 시댁에서 얘들과 조카들까지 으악

  • 6. 갑갑
    '10.8.3 2:07 PM (123.215.xxx.23)

    예....
    글쎄 저도 모르겠어요.
    제가 받아주고 있는건가요.
    낮에는 제 마음대로 살기때문에...
    음...이 더위에 죄송합니다.;;;;;
    많이 갑갑하긴 해요.
    그런데 저는 사랑받지 못하고 있는 남편이 더 불쌍?? 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뭔.....댓글을 토대로 제 삶을 다시 한 번 생각 좀 해봐야겠네요.

  • 7. 헐.
    '10.8.3 2:18 PM (211.223.xxx.251)

    자식 등록금 내는건 당연한거 아닌가요? 그것도 아까우면 자식은 왜 낳았데요? 결혼은 왜하셨는지... 혼자살면서 이것저것 신경안쓰고 자린고비처럼 저축만 하고 살라고 하세요....참..말이 안나오네요... 아끼는건 좋은데 식구들 기본적인 의.식.주. 교육. 은 해결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부인이 펑펑 낭비한것도 아니고... 남편이 덥다고 에어컨 켜라하면 전기세 많이나온다고 안된다고 하세요... 돈 더 보태줄꺼 아니면...

  • 8. **
    '10.8.3 2:24 PM (115.143.xxx.210)

    남편 분 솔직히 말해도 되나요? 토 나옵니다.
    글고 참 불쌍하네요. 인생을 저리 살다니....아이들이 배울까봐 또 안타깝고.
    이젠 고쳐지지 않겠지요....진작에 수를 써야 하는데.

  • 9. 나참..
    '10.8.3 2:25 PM (121.141.xxx.55)

    아...그 남편분
    그렇게 살다가 나중에 황혼이혼 당한 사람을 한번 봐야~
    아~ 내가 여지껏 잘못살았구나 생각하시겠네요.
    전 신랑이 여름을 싫어해서 봄,가을로 여행 다니고 여름휴가땐 집에 있는데
    그것도 답답해서 말다툼하는데...
    원글님 남편분 마이 나빠~!

  • 10. ....
    '10.8.3 2:36 PM (211.49.xxx.134)

    요즘도 그런대우를 받고 사는 여자분이 있단사실이 신기하군요
    일단 벌어주는돈으로 사니 그나마 편한건가요 ?전 저런 대접을 받고는 기분더러워서 안살것같거든요.

  • 11. ...
    '10.8.3 2:39 PM (221.139.xxx.211)

    ㅉㅉㅉ 아내분은 둘째치고 자식분들도 그거 다 보고 있습니다...

  • 12. 평균수명
    '10.8.3 3:35 PM (221.138.xxx.83)

    길어졌다고는 하지만 누가 언제까지 살지는 아무도 모를 일 입니다.
    미래에 대한 준비가 없는 것도 문제지만
    미래를 담보로 현재를 너무 희생하는 것도 바보같은 짓이지요.

    남편이 원글님에 대한 신뢰가 없나요?
    요즘 와이프 눈치보고 살지 않는 남편은 간에 이상이 있는 겁니다.

  • 13. ...
    '10.8.3 3:46 PM (180.228.xxx.49)

    왜 그렇게 사세요...원글님 조차 그런대우를 이제껏 당연하게 여기고 받아들였으니
    남편의 코가 하늘을 찌르네요...돈줄 쥐고 가족들 쥐여짜고 있고 마누라를 몸종 대하듯 하네요. 가정부 그 이하 인듯부여요. 죄송하지만.
    나이들어서 노후생활 하면 나아질까요? 아니요..그 때도 돈 꽉 쥐고 흔들겠죠.

  • 14. ...
    '10.8.3 3:53 PM (180.228.xxx.49)

    그리고 남편이 휴가는 본인한테만 해당된다고 생각하나보네요..
    아내는 남편 휴가 보조해주는 사람-_-;;;;
    꼼쳐 놓은 비상금이라도 있어야 혼자서라도 훌쩍 휴가 떠나고 하죠...비굴합니다.

  • 15. ..
    '10.8.3 4:45 PM (128.134.xxx.142)

    너무 싫어요. 죄송한 말씀이지만 어떻게 그런 남편하고 사는지 이해불가네요.

  • 16. 흐억~~
    '10.8.3 5:14 PM (110.13.xxx.248)

    용기를 내서 한 번 뒤짐으심이...
    카드 들고 무작정 집을 나가서 이주일쯤 후에 돌아오세요....용기를 내보세요.
    일주일 후에 돌아와 뭐라고 하면 돈문제, 에어컨문제, 휴가문제, 등록금문제 다 얘기하세요.
    비참해서 못살겠다고, 주변에 나처럼 사는 사람없다고...그만 살자고해보세요.

    가만히 있으니까 가마니로 아네요. 한 번 대들때마다 님 신간이 편해집니다.
    처음부터 100은 못얻겠지만, 조금씩 얻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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