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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에 전혀 관심 없는 남편인데 둘째 낳으면 더 힘들겠지요?

오늘도한바탕 조회수 : 468
작성일 : 2010-07-31 21:26:09

아이가 이제 17개월 되어갑니다.
결혼한지는 햇수로 4년째, 연애기간까지 합쳐 이 사람 알게된게 7년되어가네요.


남편은 세 딸 아래 막내 귀한 아들로 태어나서 낼모레 마흔 되어가는 이 나이까지
평생 어머니, 누나들 배려와 보살핌을 받다가 저와 결혼해서 살고 있지요.
저 역시 막내라서 귀여움만 받고 커서 본능적으로 누구를 위하고 보살피는걸 잘 못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라는걸 거의 공부처럼 배웠어요. 의식적으로 배려하고 보살피는거지요.


그러던 저희에게 아이가 태어났고,
어느집이나 그렇듯 아이를 돌보는 것은 대부분 제 차지가 되어 그렇게 지내왔는데
살림이나 육아에 있어서 남편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으니 이제는 좀 지치네요.
남편은 남편대로 아이가 태어난 이후 아무래도 제가 자기를 대하는거나 살림하는게 좀 소홀해지니 서운해하구요.


글쎄... 어느 한때는 남편이 알아서 먼저 청소기도 돌려주고, 식사하면 스스로 설거지도 해 주고
그랬던것도 같은데.. 아마도 아이가 태어난 이후로는 오히려 그러한 도움이 전혀 없어진 것 같아요.


오늘은 올 여름들어 가장 더웠던 날이었어요. 습하고.. 불쾌지수도 상당했구요.
거의 주말에도 일하는 남편인데 (학원을 운영해서 주말반 수업을 해요) 오늘은 오랜만에 집에 있었지요.
저는 저대로 남편이 오랜만에 집에 있으니 좀 의지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남편은 남편대로 오랜만에 쉬는 주말이라고 맘껏 자고 쉬고 싶었나봅니다.
그런데 저희 아이가 이번 주에 좀 아파서 떼가 많이 늘었어요,


날은 덥고, 애는 울고, 주말에 남편이 있으니 뭔가 제가 해야 할 일은 더 늘었고.,
남편이 잠깐이라도 애를 안아주고만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남편은 티비 앞에서 졸다 깨다하고 있구요.
그러던차에 제가 너무 화가 치솟아서 애한테 소리를 질렀어요. 그제서야 남편이 와서 애를 데려갔는데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그렇게 애한테 소리 지르고 할거면 말로만 위한다 하지 말고 차라리 남한테 맡기랍니다.
저도 같이 큰소리 내기를 아니, 당신이 잠깐만 애하고 놀아주면 될걸 왜 늘 다른 사람한테 맡기란 소리하냐했구요.


제가 잠깐씩 외출할 일이 있어 남편한테 아이를 맡기면 남편은 늘 아이를 데리고 시댁으로 가 버리거나,
시댁에 가서 자기는 자고, 아이는 시부모님이 봐 주시구요.. 잘 때도 아닌데 그냥 애를 막 재워버리거나 그래요.
저는 그게 참 싫었어요. 겨우 한두시간인데, 내가 밖에서 데려온 자식도 아니고 자기 딸인데
또.. 애가 까탈스러운 편도 아니고 아빠를 좋아하기도 해서 보기에 어려운 아이도 아닌데..
제가 잠깐 애 좀 봐달라 하면 늘 시어머니께 가버리거나 멀리사는 시누이를 부르거나 그러는게 싫었는데
이 더위에 또 남한테 애 맡기란 소리를 하고 있으니 저도 너무 화가 끓더군요.


그러던차에 오래만에 주말 저녁에 집에 있는 남편이 반갑다고
저희 친정부모님이 고기라도 먹으러 가자고 하니 남편은 이미 빈정이 상한 상태라 가지 않겠다고
저희 엄마, 아빠 전화도 받지않고 그냥 혼자 집에서 라면하나 끓여먹고 자겠다고 그러더군요.


저.. 연애시절부터 지금까지 너희 부모님, 우리 부모님 그런 식으로 나눠 생각한 적 한번도 없었는데
오늘 남편이 저희 친정부모님 전화도 싹 무시하고 그러는걸 보니 오냐.. 나도 꼭 그렇게 해 주마. .그런 생각이 들데요.


아.. 그런데 문제는 제가 둘째를 낳고 싶다는.. 이 아이러니에요.
저 혼자만의 계획인지 내년 봄이나 여름쯤 둘째를 낳고 그 아이가 돌 정도 될때까지 제가 기르다가
지금 저희 딸이 세돌 될 무렵, 그리고 혹시 둘째가 태어난다면 그 아이가 돌 무렵에 저도 다시 일을 시작하려구요.
외동아이로 기르기는 싫어서 그러는데.. 그러자니 남편과의 합의가 있어야 할테고..
그런데 남편은 둘째는 낳기 싫다고 하고 있는 중이구요. 아마도 둘째까지 태어나면
제가 더 자기를 신경쓰지 못하고 좀 답답하게 살아야 할테니까 그게 싫은 모양이에요.


그리하여.. 제가 만약 고집을 부려 둘째를 가진다면.. 아마도 그 아이까지
살림과 두 아이의 양육이 오롯이 제 몫이 될텐데.. 제가 잘 해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요.
차라리 주말부부라거나 싱글맘이라면 아예 남편에 대한 기대없이 그럭저럭 해 내겠지만
집안에 뻔히 사람이 있는데 기대하지 않고 지낸다는게 영 힘든 일이더군요.


아.. 둘째는 낳고 싶고..
남편은 도움은 커녕.. 남편만 더 미워하며 살게 될 것 같고..
힘들게 불보듯 뻔히 보이는데 그래도 둘째를 낳아서 애도 저도 괜한 고생하는건 아닐지..
너무 예쁜 지금 저희 딸아이에게도 더 힘든 시간만 남겨주게 되는건 아닐지..


이래저래 덥고 심난한 하루입니다...
IP : 121.147.xxx.21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10.7.31 11:07 PM (125.178.xxx.165)

    글쎄요.. 사람마다 너무 각각이라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저희 남편같은 경우는 첫째때는 거의 거들떠보지 않고... 애보라고 하면(맞벌이였는데도) 시부모님 불러서 맡긴다는둥 시댁에 데려다 준다는 둥.. 거의 이런 수준... 저 혼자 아이를 돌보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 이었어요... 그런데 둘째는 이상하게(?) 낳자고 하더라구요..너무 힘들어서 저는 회사를 그만두고 둘째 낳았는데 남편이 많이 좋아졌어요. 아이들고 노는 시간도 예전보다 많아지고... 자신 입으로도 둘째가 없었으면 아기가 이렇게 예쁘다는걸 모를 뻔 했다고.... 제 생각에도 혼자 보다는 둘이 나은 것 같은데.......^^;;; 답은 없는 듯하네요...

  • 2. 로그인
    '10.8.1 2:07 AM (24.16.xxx.111)

    남편과의 문제 외의 것에 대해 답글을 달면,
    부모님들과 화목하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지 않은 집인거 같아 우선 다행이라 생각되구요,
    둘째 낳으세요..
    남편이 도와주지 않아서..그런 이유로 안낳으면 후회할 거 같고,
    남편이랑 육아에 대한 갈등도 잊혀지지 않고 평생 가슴에 남아서 더 힘들 거 같아요.
    혼자 있는 아이 보면서 늘 생각을 하겠죠.
    또 제 친구들 보니까, 둘이 놀게 하려고 둘째를 낳더라구요.ㅋㅋㅋ
    사실 혼자인 아이는 10살 때까지 엄마가 놀아줘야 해요.
    지금은 아직 아기라 "봐주는"개념이지만, 좀 크면 실제로 놀아야 해요.
    소꿉장난, 인형놀이 등등..
    그 이야기를 듣고 설마 했었다가..진짜 저도 얼마전까지 그러고 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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