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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다섯살에 처음 전업주부됐습니다^^

내 인생 2막 1장 조회수 : 1,754
작성일 : 2010-06-29 14:29:29
첫째, 둘째 제 손으로 키워보는게 소원이었건만 끝내 그 소원은 풀지 못하고
내가 미국 아이를 낳은 것도 아닌데 두 놈 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취직하고.....
이제 일에서 손놓고 비로소 소원하던 전업주부 되었습니다.................................만,
내 손 필요한 아이들도 없고, 남편 출근하고 나면 퇴근해올 때까지 적막한 집안.....
아니야, 이게 아니야,
나이 먹고 은퇴하면 고작 빈둥지 지키려고 30년을 줄기차게, 앞뒤 분간할 짬도 없이 달려온게 아니야...
낼 아침 출근 걱정없이 밤새워 책읽고, 영화보고, 여행하고, 수다떨고, 엄마한테 맛난 음식 해다 드리기, 동동걸음치지않고 백화점 구석구석 구경하기, 부엌살림 광내기, 아침마다 남편 밥상 잔치상 수준으로 차려내기 ...기타 등등 기타 등등,
30년 간 그렇게 해보고싶던 모든 걸 지난 두 달 동안 다 해버렸네요.
자, 이제 순서는 많은 주부들의 로망, "내 자신으로 살아보기" 시간인가요?
그러나, 조건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닙니다.
둘이 적잖게 벌었다고는 해도 "맨땅에 헤딩"으로 시작해서 부모형제 챙기느라 남은 게 별로 없고,
큰 애 이제 막 취직했으니 한 걱정 덜었지만,
큰 애 뒷바라지 힘겨워 작은 녀석에겐 국내 대학 가라 했으나 저 혼자 공부해 미국 대학 합격했으니(자랑하려고 시작한 게 아닌데 그만...죄송함다..) 앞으로 3년은 더 비싼 등록금 댈 일이 아득하고,
열심히 살건만 무슨 일을 해도 안되는 시동생 하나가 아직도 남편의 명치 끝에 얹혀 있는 상황...

제일 큰 문제는 막상 시간이 넉넉해지니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 통 잡히는 게 없다는 겁니다.
제 상황을 하나하나 꼽아보자면
첫째, 일할 땐 진진하게 공부하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현실은 하날 들으면 백을 잊어버리는, 치매가 걱정되는 아줌마의 기억력...ㅠㅜ
둘째, 아직은 제가 좀 더 벌었으면 좋겠지만 그건 끝난 문제니까 싹 잊고... 그 대신 직장 다닐 때 만큼의 개인 용돈은 허락된다는 점.
셋째, 내가 가진 건 쉰 중반에도 젊은 애들 기죽을 만한 체력과 알토란같은 하루종일의 시간, 그리고 차!!!
넷째, 직장과 가정에 올인하느라 주변에 사람은 많아도 현재 같이 놀아줄 찰떡궁합 친구 없음...ㅠㅠ
다섯째, 남편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는 퇴근 후 마누라 스케줄에 맞춰 같이 뭐라도 하고 싶어 대기 중!!
여섯째, 그간 목말라온 문화의 향기를 맡는 일과 사회 참여, 마음 나누는 일과 어울림 등에 관심 있음.
마지막으로, 그 동안의 노고를 인정받아 향후 내맘대로 사는데 토 달 사람 전무함.....이 아니라 내가 즐겁게 사는데 보탬이 되고자 온가족이 머리싸맴!!!
대략 이 정돕니다.

저만의 일이 아닐지도 몰라요.
우리 82식구들 중에도 제 2의 인생을 준비해야 할 분들이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혹 저와 같은 경우라면 나 자신과 가족, 그리고 내 주변 사회까지 포함해서
어떻게 인생 2막을 보내고 싶으신지 우리 함께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아, 그리고 실제적인 배움이나 모임, 봉사, 여가활동에 관해서도 정보를 같이 나눴으면 해요.
너무 길어 죄송하지만, 함께 해주실거죠?^^


IP : 114.199.xxx.200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대단하세요
    '10.6.29 2:32 PM (112.149.xxx.69)

    몇십년간 직장맘하느라 고생하셨을건데 아이들도 잘 키우시고 ^^
    앞으로 행복한 하루하루 보내세요

  • 2.
    '10.6.29 2:39 PM (121.146.xxx.60)

    마음껏 2막을 펼쳐 보세요.^^ 의욕이 부럽습니다.
    전 이제 막 오십에 들어서는데 삼십,사십대에 여건이 안되어서 못했던것들을 열심히 살아서 오십에 그여건을 만들었더니 이제 그 삼,사십대의 마음이 아녀요.ㅠㅠ 시들하다는거죠.

  • 3. 새로운
    '10.6.29 2:47 PM (130.214.xxx.252)

    인생 보람차게 설계하시길 바래요. 저에게도 곧 닥쳐올 미래네요. 구체적으로 생각한 건 아니지만 막연히 하고 싶은 공부 방송대에 등록해서 함 해보고 싶고, 지금 후원하는 다일 공동체에 자원봉사 같은 거 하면 어떨까 싶어요. 아뭏튼 홧팅하시고 좋은 계획 생기시면 올려주세요 ~!!

  • 4. phua
    '10.6.29 2:57 PM (110.15.xxx.14)

    82 자게말고도 줌인아웃도 가 보시라고 권해 드립니다.
    사진, 봉사,공부하는 모임이 아주 활발 합니다.

  • 5. 전아직삼십대
    '10.6.29 3:02 PM (118.32.xxx.193)

    축하드립니다. 저도 타임머신 타고 미래로 가고싶네요 ^^;;
    82쿡에도 줌인아웃에 스터디가 여러가지 주제로 진행되고 있는걸로 봤구요, 봉사활동도 엇그제 올라온 글이 있어요
    그리고, http://www.huschool.com/ 요기도 시간나면 들어가보시구요. 국토학교라던가 엔틱, 전주학교등 유료강의 기획이 참 좋은것 같구요
    http://everlearning.sen.go.kr/jsp/main/basic.jsp 요기는 지역 도서관 중심으로 무료강의가 많아요
    텃밭가꾸기도 한번 해보셔도 좋을것 같네요

  • 6. 원글이요..
    '10.6.29 5:30 PM (114.199.xxx.176)

    이야호~~, 일단 고맙습니다.
    남편하고 저녁 모임에 와서 호텔 로비에 있는 컴퓨터로 급하게 들여다봅니다.
    너~~~~무 궁금해서요.
    알려주신 건 집에 가서 찾아볼께요.
    좋으신 의견들 더 마아~~니, 콜!!!

  • 7. 오세요~
    '10.6.29 8:17 PM (116.37.xxx.179)

    사시는 곳이 어디신지,,
    전 특수학교에 근무하고 있는데
    더 많~이 쉬시다가
    저희 학교에 자원봉사하러 오세요~~~ ^^

  • 8. 원글이요..
    '10.6.29 10:19 PM (114.199.xxx.133)

    오세요~님, 누구시어요?
    실은 특수학교 한 마디에 딱 떠오르는 고등학교 동창이 있어서요.
    그 친구도 경복궁 근처의 특수학교 선생님이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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