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말부부입니다.
어제, 일요일 근무를 해야 했어요.
남편이 왔어야 하는데, 워크숍 때문에 오질 못했고...
전 꼭 출근을 해야 하는 날이었고..
게다가 친정엄마는 여행 중이셔서 어쩔 수 없이 시댁에 맡겼네요.
제가, 웬만하면 시댁엔 아이 안 맡기거든요.
뭐랄까.. 맘이 좀 편칠 않아요.
그리고 좋은 소리도 못 듣고..ㅠㅠ
어젠, 일요일이지만 출근도 해야 하니 일찌감치 일어나서
어젯밤 돌려놓고는 너무 피곤해서 잠들어버려서 널지 못한 빨래 널고, 개고 하느라 좀 바빴어요.
그리곤 자는 아이들 깨워서 밥은 할머니한테 가서 먹으라고 하고
간식으로 제가 만든 빵과 우유를 챙겨 시댁으로 갔지요.
아침 좀 먹여달란 말씀에 어머니가 밥이 없다시며 다시 해 줄까?? 하시는데...
제가 아니라고, 갖고 온 빵 있으니가 그거 먹으면 된다고 괜찮다고, 죄송하다고 그랬어요.
그리고 전 출근했고요.
아이들이 전화도 안 하고 잘 지내네... 생각하다 6시쯤 퇴근을 해서 데리러 갔어요.
월요일이 시아버님 생신이라 전 날 음식을 좀 하셔서 친구분들을 초대하셨나봐요.
얼른 저녁 먹고 가라고 상을 차려주셔서 감사하게 잘 먹었어요.
근데, 막내가 자꾸만 꾀를 부려서 제가 먹여줬거든요.
친구분들 오실 시간이 되었거든요.
그러는 중에 친구분들이 오시고 전 열심히 먹여주고...
친구분 중 한 분이
다섯살인데 밥 먹여준다고, 버릇 잘 가르치라고 한말씀 하시길래 그냥 웃어 넘겼어요.
제가 잘못한 거겠죠.^^;;;
아무리 급해도 그냥 혼자 먹으라 했어야 하는데...
전 얼른 비켜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서둘렀던 거죠.
어머니도 얼른 먹고 가라고 하시고... (살짝 야박하게도 들렸어요... 저 불편할까봐 그러신 거겠지만..)
그리곤 그 친구분이 한말씀 또 하셨어요.
집에서도 그렇게 먹여주냐고...
그랬더니 내가 뭐라 하기도 전에 우리 어머님께서
'하이고, 아니에요. 집에서 애들 밥이나 해먹이나 몰라.' 하시네요.......
휴....
주말부부하면서 힘들고 힘들게 사는 거 당신도 아신다 해 놓고..
한치 건너 두치라고 자기 딸이면 이런 말 나올라나 싶어 정말 서러워지네요.
다른 어른들 계셔서 뭐라 대꾸도 못하고 그냥 나왔는데...
하루가 지났는데도... 기분이 안 좋아지네요.
제가 직장생활 하면서도 외식도 잘 안 하고
거의 집에서 만들어주거든요.
저녁밥이 좀 늦거나, 먹었던 거 또 먹는 한이 있더라도
전부 제 손으로 만들어 먹여요.
주변에서 고생 사서 한다고, 편하게 좀 살라고 할 정도로요...
결혼 10년이라 이제 그런 소리쯤은 그냥 넘길 때도 된 거 같은데
아직 제가 좀 덜 된 인간인가봐요.
제가 아이 키워주신다고 할 때도 할머니 애들 키우는 거 힘들다고 안 맡기고
놀이방 보내고
제딴에는 어머니 신세 안 지려고 엄청 노력했거든요.
딴얘기지만, 지금 소일거리로 우리 애들은 못 키워주셨지만 동네 3개월 된 아이 봐주기 시작하셨는데
힘들다 하시면서
며느리가 전에 아이 보는거 힘들다 했던 거 이제 이해된다고 하시고...
어쨌든 정말 방법이 없을 때 말고는 맡긴 일도 없어요.
지금까지 다섯 손가락에도 안 꼽힐 정도로...
정말 오랜만에 맡긴 건데, 다시는 시댁에 아이 맡기는 일이 없을 거 같아요.
애들 데리고 출근하는 한이 있어도...ㅠㅠ
정말 우울한 월요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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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밥 굶기는 엄마..
황당 조회수 : 1,000
작성일 : 2010-06-21 10:48:30
IP : 211.57.xxx.90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참..
'10.6.21 11:01 AM (112.158.xxx.16)말씀이라도 '둘이 힘들텐데도 애들 밥 먹이랴 힘쓴다' 하셨음
친구분들께 면도 서고 며늘어깨 힘도 주셨을텐데..
시어머님들을 보면.. 딸이 못하거나 힘들어하는건 '이해'가 절로 되시는듯 하나...
며늘이 못하거나 힘들어하는건 '용서'가 안되시는것 같아요.2. 황당
'10.6.21 11:40 AM (211.57.xxx.90)그래도.. 다른 대 센 시어머니보다 편안하게 시집살이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런 일 한 번씩이 참 버겁네요.
힘도 쭉 빠지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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