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남편과 가벼운 말다툼을 했어요
저희 남편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에 8일은 술을 마시는 사람입니다.
7일도 모자라지요!
많은 양은 아니고 적당히 취해 집에 들어와 씻고 3분만에 잠이 드니
술 마신다고해서 그다지 제가 힘이 들지는 않습니다. 술값빼곤...
하지만 참 속상한것이,
저희 남편 그래도 알만한 대기업에 중간 간부까지 했던 사람입니다.
10여년전 그 유명한 사건을 겪으며 풍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아니면
더 큰 야망으로 자진사퇴하여 이것저것 참 많이도 일을 벌였지요
저희 남편 참 결단력있고 지혜있고 융통성 있습니다. 단지 그게
남의 일에서만 발휘되는 능력입니다.
그러다 보니 참 다양한 사람들이 남편을 만나기를 원하여 일주일 전부터
예약으로 줄을 섭니다.
사업하시는분, 현장에서 일하시는분, 실직하신분, 장사하시는분...
그런데 그 사람들 자기들 잘되고 나면 술한잔 산다고 한지가 1년이 넘도록
연락 안합니다.
그 많은 술자리중에 만나자고 한 사람이 꼭 술값을 낼까요?
어제는 선배라는 분이 찾아 오셨는데 현장에서 일하다가 오신 관계로
행색이 참 초라했습니다.
저희 남편 행색도 초라하여 아침부터 제가 옷이 그게 뭐냐고 잔소리 했는데..
둘이서 제가 일하는 가게로 볼일이 있어 오셨는데..
저희 가게에 오신 손님앞에서 제가 참 부끄럽더군요
저 지금까지 자존심 하나로 버텼는데...
그 많은 어려움 겪으면서 정말 길거리 나 앉기 직전의 지경에서도 남편 허우대 멀쩡하고
제 행색 초라하지 않고 그래도 남편 배운 지성인이라서 제가 모르는거 참 많아
남편 존경하는 마음으로 친구들과의 갈수록 벌어지는 경제력 앞에서도
자존심 굽히지 않고 버텨 왔습니다.
많이 배우고 안 배우고, 잘 살고 못 살고 이런 편견 앞에서 제 의식이 문제겠지만,
갈수록 눈이 아래로만 내려가고 어렵고 힘든 사람들과 스스럼 없는 친구가 되어주고
그 사람들과 동지 의식을 느끼는 남편이 저는 왜 갈수록 초라하게만 느껴질까요?
언제쯤 비상의 날개한번 피려나 싶어 10여년을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쳐가는 아내 앞에서
남편은 성직자도 아닌데 더 낮은 자세로 나보다 더 가난하고 더 힘든 사람들을 섬기려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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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의 말다툼
*** 조회수 : 698
작성일 : 2010-05-04 10:49:09
IP : 59.19.xxx.15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원글님..
'10.5.4 11:01 AM (119.70.xxx.132)참 좋으신 분 같아요..글에서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요. 한 없이 힘든 사람들 다독이며 정 주시는 남편분 바라보는 마음 어떠실지도 이해할 것 같구요...토닥토닥...기운 내세요. 지금은 힘드시겠지만 다른 이에게 베풀었던 그 마음들, 언젠가는 꼭 좋은 것으로 돌려받으실 거예요. 그리고 남편분과 자주 대화하시면서 진심을 전해 보시면 어떨까요?나, 힘들다고, 지친다고. 다른 사람만큼 나 역시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 아니냐고...
2. .
'10.5.4 11:03 AM (125.184.xxx.7)남편분 참 좋으신 분 같은데요.
물론 아무리 남에게 잘 해도 가족에게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긴 하지요.
윗분 조언처럼 함께 대화하면서 풀어가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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