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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이 책을 읽혀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엄마.. 조회수 : 728
작성일 : 2010-03-24 21:48:20
아이가 요새 도서관에서 고전논술 수업을 받아요.
고전은 딱딱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잘 읽으려고 하지 않는데
이 수업을 들으면서 적어도 1주일에 1권을 읽는 게 참 좋습니다.
참,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에요.

아이가 수업에서 함께 공부할 책들을 미리 사서 저도 함께 읽고 있는데,
다음주 수업에 쓰일 책이 유성룡님의 '징비록' 이에요.
아시죠?   임진왜란의 참혹함과 교훈을 기록한 책...

근데, 이 책이 나이 사십이 넘은 제가 읽기에도 너무 끔찍하네요.
전쟁이 발생하게 된 원인의 일부인 추악한 당쟁이며 이런 것들도 그렇지만
사람이 죽고 죽이는 참혹함이 너무 여과없이 묘사되어 있어요.
누가 뭘 잘못해서 목을 댕강 쳤다느니, 사지를 어떻게 했다느니 하는 장면들...

아이에게 이 책을 어떻게 읽으라고 줘야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책을 먼저 읽고 대충 어떤 내용인지만 알려주면 안될까요?
이 책 내용이 어려워서인지 어린아이들이 읽을만하게 순화되어 나온 책도
잘 안 보이네요.   이제 수업날까지 얼마 안 남았는데...

그냥 보라고 줘도 될까요?   유난히 예민하고 감정이입이 잘 되는 아이에요.
아니면 제가 요약해서 알려주는 게 나을까요?
초등 4-6학년 대상 수업인데, 책이 좀 적절치 않은 것 같은 생각도 들구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IP : 122.32.xxx.10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요건또
    '10.3.24 10:04 PM (124.55.xxx.163)

    근데요... 사실 그리스 로마신화니 오딧세이 일리아드니 사실 원본에 가까울수록 내용이 어린이용은 아니지요...

    그게 책이니 처참한 장면이 나와도 별 상관없지 않을까요?

    제가 제일 이해가 안 가는건, 부모들이 어린아이들과 같이, 고문 장면이 나오는 사극같은걸 보는겁니다. 근데 굉장히 많은 부모들이 거리낌없이 같이 시청을 ㅏ더군요.그런걸 생각하면, 우리 나라 아이들은 그런 처참한 고문 장면 같은 것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 만큼 책으로 읽어도 별로 충격을 안 받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하면... 너무 나이브한걸까요? --;;;;

    제 생각으로는, 4학년이면 이제 그런 책을 원본으로 봐도 된다에 한 표입니다.

  • 2. 엄마..
    '10.3.24 10:11 PM (122.32.xxx.10)

    사실 저희집에 아직도 티비가 없어요. 아이들도 찾지 않구요.
    자극적인 티비 프로그램이나 이런것에 노출이 되지 않은 아이에요.
    그래서 더 조심스럽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

  • 3. 요건또
    '10.3.24 10:24 PM (124.55.xxx.163)

    조언같지 않은 조언에 감사하다고하시니, 성의없는 리플이 매우 부끄럽습니다.

    음...

    우리가 어떤 명작을 읽는다는게, 줄거리를 알기 위해서 읽는건 아니지 않습니까?
    로미오와 줄리엣 원작을 읽는다는게, 청소년이 둘이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다 결국은 죽었다... 뭐 그런 식의 요약 정리를 위해 읽는 것도 아니고,징비록같은걸 읽는 것도, 양반은 오직 당쟁만 일삼고 그 가운데 백성은 처참하게 죽어갔다는 몇 줄 요약을 위해 읽는게 아니잖습니까...
    저는, 명작을 다이제스트로 읽는거나, 어린이용으로 읽는거에 대단히 회의적인 사람입니다.

    어떤 명작이든 명작을 읽는다는건, 그 작가의 고양된 정신성과 교양을 탐닉하기 위함인데, 줄거리 요약본 같은걸로 미리 김을 빼놓으면 아이가 커서 원본을 읽을 때, 부모의 교사의 '스포일러'에 격분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곤합니다... --;;;;

    징비록의 내용이 정 우려가 되시면 차라리 그 책을 건너뛰게 ㅏ면 어떨까 합니다.

  • 4. 요건또
    '10.3.24 10:27 PM (124.55.xxx.163)

    아... 근데, 책이 우리 아이에게 적적치 않은 내용이라는걸 논거 삼아 그 수업만 빠지겠다고하면... 너무 현실감각 떨어지는 제안이 되겠지요?

    참 어렵네요...

  • 5. 엄마..
    '10.3.24 10:35 PM (122.32.xxx.10)

    요건또님... 다시 오셔서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사실 어릴때 책을 아주 좋아하는 아이였어요.
    엄마는 책을 많이 사주시지 않는 분이었구요. 책 사주는데 인색하셨어요.
    그러니 요약본이고 뭐고 손에 잡히기만 하면 닥치는대로 읽곤 했어요.
    그래서 요건또님이 말씀하시는 회의적인 부분이 어떤건지 잘 알아요.
    저도 그래서 만화책으로 된 '징비록'은 일부러 사지않고 건너뛰었어요.

    음... 그리고 이 책을 읽다보니까 아이가 언젠가 한번은 꼭 봤으면 싶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말고 중학교때, 혹은 고등학교때 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여쭙게 됐어요. 꼭 봤으면 싶지만 지금은 아닌거 같아서요...
    그 수업만 빠질 생각은 못했는데, 그쪽으로도 생각을 해볼까봐요.
    감사드려요. 제가 생각하지못한 부분을 짚어주셔서요.... ^^

  • 6.
    '10.3.25 12:28 AM (124.53.xxx.162)

    두분의 댓글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좋은 하루되시고 배워갑니다
    댓글다는법도 배우고 아이사랑하는맘도 배우고...
    정말 감사합니다

  • 7. 아이하고
    '10.3.25 12:31 AM (119.205.xxx.54)

    우리 옛날이야기에도 잔인한 장면들 많이 있지요. 외국 옛이야기도 마찬가지이구요.
    평소 여러 장르 책을 충분히 읽은 아이라면 읽게 해도 괜찮지 싶습니다.

    엄마가 보는 시선하고 아이가 보고 받아들이는게 아마 다를겁니다.
    엄마가 먼저 읽었으니 아이가 읽고 나서 어땠는지 같이 이야기 해보는게 좋을거 같아요.

  • 8. 엄마..
    '10.3.25 1:51 AM (122.32.xxx.10)

    참님. 에고... 감사하시기는요 부끄럽습니다..
    요건또님께서 제 질문에 대해 이것저것 많이 생각해봐주셨어요.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

    아이하고님. 쓰신 댓글을 읽고보니 또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전 아무래도 전생에 황희정승댁에서 머슴살이라도 했나 봅니다... ^^
    책 읽는 것을 아주 좋아하고 여러 장르의 책을 많이 읽은 아이에요.
    한데 유독 잔인하거나 끔찍한 내용의 책들에는 반응이 좀 그랬어요.
    어떤때는 밤에 불도 못 끄고 자는 불상사가... 그래서 조심스러웠나 봅니다.
    일단 아이에게 이러이러한 내용이라고 얘기를 먼저 해주고, 선택권을
    아이에게 주고 생각을 좀 해봐야겠어요. 조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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