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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여자로써 엄마의 인생도 이해해줘야하는데 쉽지 않아요..

엄마의인생 조회수 : 947
작성일 : 2010-03-17 23:20:39
십년전쯤 이혼하고 오셔서 저희에게 통보하셨어요.
엄마 아빠는 빚때문에 이혼한다고..서류상의 이혼이니 너무 염려 말거라..라고 했지만
그것만은 아니였나봐요. 그 뒤로 쭉 두분은 각자 생활하세요.
엄마는 아빠랑 다시 살 맘 절대 없다고 하시고..아빠는 쭉 기다리셨지만, 이젠 맘 접으신거 같아요.
가끔 명절때나 저나 동생때문에 한번씩 얼굴 보고 식사나 하게 되구요..
뭐..이것도 못하는 이혼가정도 있으니..감사할일이긴 하죠.

전 결혼해서 13개월된 아기도 있고..
동생은 미혼으로 저희 집 근처에 작은 월세방서 혼자 지내요.
아빠는 저 멀리 남쪽 지방에서 일하시며 계시고 3-4개월에 한번 얼굴 보네요.
엄마는 작은 소일거리 하시는데, 거기서 먹고 주무시고 하세요.
친정이라고 갈 만한곳이 없어 매번 모일때면 저희집에서 모이곤 합니다..

이번에 엄마가 임대주택 분양을 받게 되셨어요.
잘된 일이기도 하고..나도 이제 친정이라는곳이 생기는건가 싶기도 했어요.
제가 얼마후에 지금 사는곳에서 좀 멀리 이사를 갈 지도 모르는데..
신랑 일땜에 가는지라 연고하나 없이 가게 되요..

신랑의 일터가 그쪽이면 여자가 따라가는게 당연하다고 하시는분들도 계시겠지만..
신혼초부터 신랑과의 믿음이 다 무너진지라..
그냥저냥 정과 아기땜에 살고 있네요..따라가서 너무 우울할것 같고..
오늘도 하루종일 그 생각만 하니 아무것도 목에 안넘어가더라구요..
생각보다 제가 친정가족에게 의지를 많이 하고 있는거 같구요.
신랑은 결혼초부터 주말부부였다가 지금은 해외에 나가있어요.

만약에 가게 되더라도..
한달에 며칠씩은 지금 살고 있는곳..엄마가 임대주택 분양받는곳에..
가끔 놀러오고 자고도 가고..그럴려고 했어요.
동생은 고양이 세마리와 함께 생활해서..신랑이 가서 자는걸 별로 탐탁치 않아 하네요.
꼭 자고 오는거뿐만이 아니라..
이제 명절이면 엄마가 우리집으로 오는게 아닌..우리가 갈 수 있다는거에도 기대하고 있었구요..

오늘 엄마랑 무슨 얘기를 하다가..
나 이사가게 되면 이래저래해서..엄마 집 얻는곳에 가끔 가도 돼? 했더니..
갑자기..안그래도 동생과 저에게 할 얘기가 있다고..만나서 하겠다고 하시더군요..
궁금해서 계속 물어봤더니..
어떤 아저씨랑 같이 살았으면 한다네요.
한번도 본 적 없는 아저씨에요. 예전에 엄마가 잠깐 만났다는 얘기는 들었었어요.
근데, 영 아닌거 같다고..헤어졌다는 얘기까지 한 몇개월전쯤까지 들었었는데..

그 아저씨가 맞데요. 하는 사업도 쫄딱 망한 상태고..
그 아저씨가 나머지 잔금 천만원 내주고 같이 살기로 했나봐요.
결혼할꺼냐고 했더니 그건 아니래요.
결혼이라는걸 두번 하고 싶진 않데요. 그냥 같이 살려는 마음인가봐요.

제가 그래서 가려고 해도 못가겠네..했더니 왜 못오냐고 오라고 하네요.
전 싫어요. 그냥..싫으네요.
엄마가 그러데요.
언제까지고 니들한테 얽매여서 살수도 없는거고..엄마도 엄마의 남은 인생을 살아야하지 않겠냐고.
맞는 말이에요. 틀린 말은 아닌데..
너무 싫고 화가 나요.
제대로 된 정말..괜찮은 사람도 아니고..
제가 보기엔 사업 망해서 빌 붙어 살려고 하는 사람으로 밖에 안보이네요.
맨날 혼자 그 잘난척 하더니..이런 사람이나 만나려고 그랬나 싶고..

엄마 아빠가 다시 함께 사는건 이루어 질 수 없다는거 알고..
남은 인생도 내가 책임질수 없으니 당연히 엄마 인생 찾아가는게 맞는데..
그냥..그냥 오늘은 엄마의 그 말이 너무 서운하게 느껴지네요..
IP : 211.201.xxx.12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不자유
    '10.3.18 12:23 AM (59.86.xxx.5)

    저도 우리 친정엄마가 그러셨다면, 우선 당황스럽고 섭섭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 시누이(50대)나 윗동서들(50대), 또는 친정이모가 그랬다면
    잘하셨다고, 혼자 외로이 늙어가는 것보다
    남은 인생 반려자를 찾아 사시겠다는 것에 박수를 보냈을 것 같아요.

    딸이라 해서 엄마를 더 많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또 딸이기 때문에, 자식이기 때문에 더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있지요.
    오늘은 서운하셨지만...또 지나면 그 서운함도 잊혀질 겁니다.
    글 속에 원글님 서운함과, 엄마에 대한 애틋함,
    또 정답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수긍이 되지 않는 자식의 마음 모두 고스란히 담겨 있네요.
    번다한 하루이셨겠어요.
    그냥 오늘까지만 서운해 하시고, 내일 또는 그 다음날 잊으세요.
    그래도 됩니다. 모녀지간인걸요...

    저도 친정어머니에게 서운한 바들이 많고 했는데
    딸자식 셋 키우면서 마흔 앞둔 나이까지 살다보니
    시간이 지나야만 풀리는 모녀간의 문제들도 있다는 것이 인정되더라구요.
    마음이 좀 편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 2. 원글이
    '10.3.18 1:08 AM (211.201.xxx.123)

    따뜻한 댓글..감사합니다..
    하루종일 심란하고..우울하고..
    참으로 복잡미묘다양한 감정들이 뒤섞인채로 하루를 보냈네요.
    몇번이고 댓글을 읽으며 그리해야겠다고 다짐해보네요..

  • 3. 不자유
    '10.3.18 1:45 AM (59.86.xxx.5)

    늦은 밤까지 못 주무셨나 보네요
    댓글이 없으면 더 울적해지실까 하여 달았는데
    작은 위로라도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고마워요.

    원글님...
    저도 큰애 키우던 새댁 시절,
    친정어머니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쓰려면
    눈물 콧물 짜면서, 비분강개하면서
    한번 시작하면 자게 몇 페이지나 채울 만큼
    그리 복잡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지나고 생각해 보니 그런 것 같아요
    이웃집 아줌마가 그랬다면 이해할 수도 있지만
    내 엄마니까, 내 엄마니까 이해가 안 되는 것
    그것이 어쩔 수 없는 자식의 입장 아닌가 합니다.
    원글님 탓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머니 탓도 아닌 일...
    시간이 모녀간의 마음도 해결해 줄 겁니다.
    저도 한참 속을 끓인 후에야 알았어요.
    속을 끓이든, 끓이지 않든...시간이 해결하더라구요.
    종일 마음 시끄러웠을텐데, 밤만큼이라도 달게 주무시길 빕니다.

  • 4. ...
    '10.3.18 12:58 PM (180.66.xxx.71)

    원글님 맘 이해됩니다...
    새로만나는 사람이 괜찮았다면 님이 이토록 우울하지않으셨을텐데....
    엄마에대한 애정이지요....
    다행히 결혼은 않하신다니 혹 어려운상화에 빠지진않겠네요..
    또 모르죠. 그남자분이 괜찮을지도요.

    남편분과 오래떨어져있지마세요. 신뢰도 회복이 될수있답니다.
    떨어져살면 회복되긴 힘들어요.

    좋은일 많이 생기시길 기도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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