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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면 괴롭지 않을까요?

힘내자 조회수 : 661
작성일 : 2010-03-15 23:42:41
너무 긴 이야기라서 어찌 시작해야 할 지.....

제가 궁금한건 아이 때문에 무늬만 부부로 사시는 분들 시댁과의 관계거나, 집안에서  부딪힘 같은건 어떻게 해결하세요?

긴 고민끝에 저도 그걸 선택할것 같거든요... 같은집에 사는 타인....

그저 목숨보다 귀한 내 아이의 아빠...

우선 저희는 남편의 경제적인 무능력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무능력보다는 무관심이 더 맞겠네요..
몇년전 여기 게시판을 통해 상담 했던적도 있었는데...
저희 남편은 학생운동으로 시작해서 얼마 전까지 시민단체 상근자로써 살았습니다.
비주류에 속한 사람들편에 서서 집회 같은걸 준비하고 뒷정리하고 그러다 문제가 생기면 경찰서에 가서 조사도 받고 ... 참 어떤 면에서 보면 이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했었다고도 볼 수 있어요.
결혼 전에도 이일을 하고 있었고 저 또한 결혼 후의 일까지 동의하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전 콩깍지에 눈이 멀어 앞일을 전혀 보지 못하고 제가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어요.
다행히 제 직업이 결혼 후에도 할수 있고 제가 욕심부리면 경제적으로 넉넉하진 않지만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는 일이었거든요.  결혼 후 계속 제가 벌어서 생활을 해 나갔습니다. 중간에 2년 넘게 일을 쉴때도 남편에게 공과금 낼 정도의 생활비만 받고 살았었습니다. (아이가 생기지 않아 일을 그만두고 시험관해서 출산하고 아이 15개월때 어린이집에 맡기고 다시 직장맘으로 살고 있어요)

그때 제 아이 아빠한테서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병원 문제로 일을 쉬기로 합의 했을때는 그 기간동안 책임을 지겠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 책임이란건 카드 돌려막기 하다가 정 안되서 저 모르게 아파트담보로 대출을 받아 남들이 들으면 비웃을 만큼의 생활비를 주었습니다.
암담했었지만, 그때 그때 고비를 넘기면서 제가 다시 일을 시작했죠...시댁에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전 남편이 가정경제를 책임져 주길 바라지는 않아요. 지금도 그래요. 하지만 최소한  정말 어려운 상황이 되면 우유배달이라도 할 줄 알았어요.. 근데 말로는 투잡, 쓰리잡을 하는 사람이예요. 싸우고 화해할 때마다 기대하게 했죠. 달라질수 있을거라고.... 그런데 이젠 포기했습니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을 지나오면서 제가 통보했습니다. 지금 하는일 그만두고 직장을 잡지않으면 더는 같이 살수 없다고...
내가 결혼전의 마음이 아니다. 한계다..
아이아빠는 상근만 그만두기로결정을 했구요. 직장을 구해서 일을 하면서 그 단체 간부로 일을 하고 싶다고... 늘 얘기하던 투잡이 되는거죠... 그게 정리하는 수순이라고 하면서... 정말 많이 힘들었지만 다시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 이후 별거 아닌 일에도 소리지르고 눈이 뒤집혀가며 저보고 아이두고 나가라고 윽박지르고
급기야 시댁과 거리를 두려는 저에게 자기만 무시하는 것도 모잘라 시어머니도 업신여긴다며,
아이가 태어나기 전처럼 저를 함부로 대했습니다.
저 억울해요. 6년동안 아이아빠하고 힘들지만 견디었던거 시댁덕분인것도 있어요.
저에게 잘해주셨어요. 진심은 아니셨지만, 제 앞에서 절 많이 사랑해주셨지요. 그래서 저도 잘했어요. 여기에 다 열거할 수 없지만... 이젠 제 마음이 정말 떠나서 시댁에 아무일 없는것처럼 안부전화 드리기도 싫고 시댁에 내려가서 노력봉사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지금 제가 이혼을 결정하지 못하는건 여기 있는 많은 분들이 이해해 주시시라 믿어요.

퇴근하고 지친 몸 집으로 가기가 싫어요. 오로지 이제 막 수다쟁이가 되어가는 아이가 엄마라고 부르면 열심히 대답해주고 싶어서 지친 발걸음을 집으로 옮겨놉니다.
아이아빠와 같은 집에 사는 이유 그것뿐입니다. 아이가 아빠를 저보다 곱절은 더 좋아해요...
뉴스에 자살같은 소식이 들리면 그 이유보다 그 방법을 더 유념해서 듣고 있는 저를 보며 더이상은 무리라고 여겨지면서도 나에게 어떻게 와준 천사인데.... 라며 다시 마음 잡고 있습니다. 아예 생각이란걸 안하고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열심히 돈벌고 집에 가서 아이랑 씨름하고 그러다 지쳐 잠들고...
이런생활이 얼마나 갈지 자신없지만 저 할겁니다. 아이가 눈 뜨자마자 처음 내뱉는 단어 아빠아빠하는 소리를 불쌍하게 듣고 싶지 않습니다.

남편과는 대화는 물론 아이일 외에는 말을 섞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 한번씩 터지면 동네 챙피할 정도로 소리지르면서 절 윽박지릅니다. 저도 참지 않지요. 그 과정을 아이에게 정말 보여주기 싫습니다. 한번 화가 나면 미친건가 싶을정도로 제어가 되지 않는 사람입니다.(이문제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적이 있어요. 출산과 함께 좀 약해졌나 싶더니 다시 시작되었어요..지난번에 저때문에 이라고 하더군요. 제가 사람을 갈아먹는데요.) 화가나서 소리 지르며 인신공격하는 사람, 무시하는 방법 그런거 있음 배우고 싶어요..

시댁에도 그동안 했던것 처럼 잘 하고 싶지 않습니다. 남편과 그저 동거인인 것처럼 딱 그 만큼만 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어머니와 전 일주일에 두세번 통화하고 지냈습니다. 이젠 그것 마저도 싫습니다. 그래서 두번쯤 걸려온 전화 안받고 저도 안걸었습니다. 쇼윈도 부부(?) 그걸로 사는동안 정말 최소한 만 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흔한 부부싸움 후에 하는 넋두리로  읽지마시고 조언 좀 해 주세요. 저 정말 간절합니다.
IP : 219.240.xxx.130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3.16 1:14 AM (125.133.xxx.11)

    님이 살고자 하는 방식을 남편분이 따라줄것같지가 않네요
    쇼윈도우 부부는 딱 님같은 성격이라면 가능하지만
    남편분은 별거 아닌일에 눈부라리고 소리지르고 자기 감정을 제어못하는데
    어찌 가능하겠어요
    설사 그것이 가능하다해도 부부가 한집에 살면서 그런방식으로 산다는게
    얼마나 지옥이겠어요
    그러면서까지 아이에게 아빠를 지켜주고 싶다면
    님이 모든걸 포기하고 하고 싶지 않더라도 남편과 시댁꼴을 보는거고
    정말 그걸 못하겠다면 차라리 깨끗이 이혼하는것이 낫지 않을까요
    하지만 님이 당장 다른 좋은사람 만나서
    재혼할것 아니면 조그만 더 시간을 가지고 서로 노력해보세요
    님의 주관적인 판단과는 상관없이 객관적인 관점에서
    님의 남편이 도저히 같이살수없는 인간망종은 아닌것같아서
    어쩌면 개선의 여지도 있지않을까요
    좋은 결말로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 2. .
    '10.3.16 1:51 AM (211.212.xxx.147)

    님의 남편은 실제로는 이성적이고 꿈이 있는 좋은 사람이었던것같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무능력한 남자의 모습이 되어있다는 것에 스스로도 자격지심을 갖고있는것같습니다.
    그것의 표현이 님에게 함부로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남편분이 현실적으로 능력있는 남자가 된다면 님께 더 너그러워질것같습니다.
    그런일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요.
    그때까지 님이 너무 고통스럽고,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시려면 잠시 별거를 해보면 어떨까합니다.
    그래서 좀 더 심사숙고 해본후에 이혼은 그 후에 다시 생각해 보는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남의 얘기지만 참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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