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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야 새로 사지...

철칙 조회수 : 1,014
작성일 : 2010-02-23 11:34:41
친정엄마도 시엄니도 모두 못버리는 사람.
남편은, 못버리고, 안사는 사람.

저는...?

잘 버리고 잘 사는 사람입니다.
사실 안이랬어요.
빵봉투 철사끈 하나까지 모으고 쌓아뒀죠.
결혼하기 전 취미가 술집에서 마신 술병뚜껑 모아오는 거였으니까...
그거, 하나도 안버리고 다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머리속에 든 생각.
"버려야 새로 사지..."

그때부터 다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누구 줄 사람 있으면 기다렸다 주기도 했지만
언젠가부턴 그냥 다 버립니다.
언니나 동생이 가지고 갈 것 기다리다 보면 6개월도 좋고 1년도 좋고...
다음 명절때까지 휘딱~ 시간이 가고...
그동안 모아둔 물건은 그냥 자리만 차지하고 있고...
"이번 주말에 와서 가져갈 거 아니면 버릴거야"
이런 기준을 통고하고, 기다렸다 안오면 버렸습니다.

그러면서 지름신이 물리쳐지더라구요.
비슷한 거, 그러나 더 좋아 보이는 거 사고 싶어질 때
"이거 사면, 지금 있는 거 버려야 되는데."
라고 생각하면서 지금 있는 걸 보면 아직 좀 쓸만한 것도 있거든요.
차마, 내다버리기 아깝고 죄송스러운 거.
그러면 괜히 양심에 찔려서
"이거 좀 더 쓰고... 몇달 지내보고, 더 좋은거 나오면 사지."
그래서 1년이고 2년이고 더 쓰고.
정말 이제 좀 낡았다 싶으면, 또 같은 값에 더 좋은 거 나오면
그때 사고. 예전 거는 미련없이 버리고.

뿐만 아니라 빵봉투끈, 상자, 리본, 1회용기, 병...
죽어도 못버리는 거면서 참 생길때마다 아쉬운 것들은 안 쟁여놓게 됐습니다.
왜냐!
몇년 지나보니까 제가 생각보다 손재주가 너무 없는거에요 -.-
상자, 리본, 빵봉투끈, 푸딩병 이런거 모아둘땐
나중에 베이킹하고 뭐 만들어서 담아서 나눌때 써야지~ 이런 생각인데
이건 뭐 마이너스의 손....
저의 손재주가 개떡이드라구요.
차라리 남한테 안 나눠주는 게 민폐 안끼치는 길...
그래서 이젠 그런 용기들, 리본들 나와도 그냥 다 재활용날에 가져다 버려요 -.-
별로 비싸지 않게 가격 지불하면 빵집에 선물의 집에, 멋지고 뛰어난 거 쌓였건만...

버리고, 새로 사고, 이래놓으니까
일단 집이 넓어서 좋습니다.
집에 안쓰는 물건은 단 한개도 없구요.
옷장에 안입는 옷은 단 한개도 없어요.
안신는 신발도 단 한개도 없고...
안드는 가방도..
안읽는 책도...

대신 좀 안좋은 건, 아니, 좋은 점일 수도 있지만
여행 온 사람들처럼 산달까요.
집도 휑하고, 이삿짐 싸도(작년가을 이사할 때요) 그..자취이사하는 용달차 2개로 끝냈죠.
그렇게.. 늘 자취살림 아니면 여행온 살림같긴 해요.
갑자기 뭐 없어지면 사러 가야 되구요.
예컨대, 스카치 테이프 없어지면, 사야 돼요. 여분이 없거든요.
하지만 아직까지 두던 데 잘 두던 스카치 테이프가 없어진 적은 없으니...
물건이 절대적으로 적으니까 물건이 안보이거나 없어지진 않구요...

뭐, 그렇습니다.
절대로 못버리는 분들에게, 마법의 주문을 걸어봅니다!

버려야 새걸 삽니다! 버리세요, 그럼 지름의 기쁨이 찾아오리니!!!
IP : 61.83.xxx.15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2.23 11:40 AM (125.128.xxx.239)

    버려야 새걸 사는것처럼..
    새걸 살때.. 이거 얼마 안쓰다 버리는건 아닌가 하고..
    심사숙고 할수도 있어요..ㅋㅋ 꼭 필요한걸 사자거나,, 살때 금방 쓰고 버릴만한 게 아닌 좀 좋은걸 사자는 주의가 되기도하더라구요
    저도 계속 살림 버리고 있는데요
    그동안 집안에 왠 프라스틱을 그렇게 모으고 살았는지
    정말 다이소 가면 하나에 천원 하는 제품들도 많은데..
    그 천원 아끼려고 물때끼고, 먼지때 낀걸 껴앉고 살고
    버리지도 못하고 끌어안고 같이 산 물건때문에 집안에 공간이 없어
    그것들 버리고 나니.. 먼지, 진뜩함.. 에효..
    그제서야 청소가 보이더라구요.. 내가 게을러서 걸레질 못한게요
    그래서 일주일에 한번 있는 재활용날을 위해서 저 몇주 동안 살림 버리기 하고 있어요

  • 2. 철칙
    '10.2.23 11:41 AM (61.83.xxx.159)

    윗글님 완전 동감!!!!
    저 원글이 인데요. 저도 슬슬 그런 생각 들어요. 새걸 살때도 이걸 언제까지 쓸꼬, 허접한 거 사면 금세 내다버릴텐데. 그러니까 좀 쓸만한 거 사서 그만 내다버리고 좀 써보자.
    저도 그런 생각 하게 되면서 역시 지름신도 물리치고, 심사숙고도 하게 돼요. 완전 동감동감!!

  • 3. ..
    '10.2.23 11:50 AM (180.71.xxx.49)

    공감해요^^

    사재기 않기.
    안쓰는 물건 버리기.
    아낀다고 꽁꽁 싸두지 않기.(안쓰는게 더 아까운 것)

    요런 것들만 잘 지켜도 집안이 좀 정리가 될 것 같아요.

  • 4. 음...
    '10.2.23 12:00 PM (112.144.xxx.127)

    아파트 한평가격이 이천정도 한다면 괜히 쓸데없이
    한평차지하는거 버리면 한 이천 버는 셈입니다...

  • 5. 아무것도 못버리는
    '10.2.23 8:29 PM (222.120.xxx.87)

    정말 구구절절 와 닿습니다.
    저도 이번에 이사하느라 좀 버렸고, 나누어 주었는데요.
    그러니 덜 사게 되는 효과가 있더군요. 이거 꼭 있어야 되나, 또 버리는 거 아냐
    이런 질문이 머리속에 들어가면 지름신 물리칠 수 있습니다.

  • 6. 저희
    '10.2.24 8:40 PM (219.251.xxx.33)

    시아버님!!절대 버리지 않기의 대가이시죠..
    버리지 않을 뿐 아니라 친척들 버리는 옷가지 다 받아와서
    안방이 장롱이 두 짝에 행거가 삼면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저희가 가면
    안방에서 밥도 못 먹는답니다;;....
    아무리 버리라고 얘기해도 다입는대요...
    안방 들어가면 쿰쿰한 냄새...미칠 것 같죠,..
    그 뿐인가요..?
    무슨 물건이든지 한가득사놓기가 취미이시죠...
    두루마리화장지 몇박스 기본에...이번에 가니 누가 손등 거칠 때 로숀바르고
    위생장갑끼면 좋다고 했다고 위생장갑을 한 박스 사다놓으셨더군요..
    정말 미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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