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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을 사랑한다.

혼잣말 조회수 : 475
작성일 : 2010-02-03 06:14:38
어려서부터 모성이 없었다.

어른들 커봐라 결혼해봐라 했지만 지금 결혼 7년차인데 전혀 아이 생각이 없고 앞으로도 생각이 없을것이다. 남편도 나랑 성격이 비슷해서 이 점에서 잘 맞다.

남편과 나는 둘이서 한달 천만원 이상번다. 나는 전문직이고 남편은 기술이 필요한 직종. 둘이 사는 아담한 집도 있고 가족들한테도 넉넉히 드린다. 특별한 날이면 거하게 쏘는 편이다.

나는 화장과 패션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갖고 싶은거 있으면 부담없이 산다. 뭐 엄청난 디자이너 옷 신발등을 사는게 아니고 세일에서 진주 건지는걸 좋아한다.  그런 아이템을 건질때 엄청난 희열을 느낀다. 오늘도 세일에서 60% 할인된 괜찮은 바지 이만사천원에 샀는데 블레이저랑 메리제인 구두 그리고 실크 스카프랑 색깔 맞춰 잘 받쳐 입으니 뽀대난다 ㅎㅎ.  

명품이라 불리는 가방도 몇 개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가격도 괜찮고 디자인도 좋은 그런 가방들이 더 좋다. 여행가서 건진 빈티지도 좀 있다. 잡지나 인터넷을 보다보면 트렌드가 대충 읽힌다.

화장품은 좀 좋은걸 쓰는 편이다. 무슨 브랜드에서 신상이 나왔으면 인터넷서 리뷰 좀 읽어보고 피부에 맞겠다 싶으면 바로 산다. 아이템 하나에 6-7만원 선은 두번 생각하지 않는다.

둘 다 일하느라 평일엔 바쁘기 때문에 주말은 무조건 엔터테인먼트. 맛 있는건 부담없이 찾아서 먹으로 다닌다. 영화도 보고 콘서트도 간다. 주말엔 온라인 오프라인으로 쇼핑도 자주 한다. 남편은 나랑 같이 옷 쇼핑하는 것도 좋아한다. 이거 입어봐 저거 입어봐 하면서 감각 좋은 그 사람의 의견을 듣는것도 즐겁다.

나는 속독을 하는 편이라 책도 좀 많이 산다. 달달한 로맨스 소설에서 좀 진지한 경제서까지 잡다구리하게 읽는 편이고 인터넷에서 5-10권씩 종종 주문한다. 즉 남편과 나는 하고 싶고 갖고 싶은거는 거의 다 한다고 보면 된다. 우리보다 수입 높은 사람들도 많겠지만 이 정도면 우린 참 여유있다고 생각한다.

적정선에서 내가 원하는건 다 하면서도 저축도 적지 않게 하는 편이다. 연금도 들고 있고 장기저축 보험도 있다. 60세에 은퇴를 한다면, 아니 55세정도로 잡아서 90세 까지 산다고 생각했을 때 지금 정도로 저축한다면 괜찮은 노후를 살 것 같다.

미래도 중요하지만 나한테는 현재도 중요하다. 현재는 나의 삶의 가장 큰 부분이기 때문이다. 생각컨데 아무래도 아이가 없기 때문에 나한테는 '현재'를 즐길 수 있는 폭이 참 크다. 아이가 없기 때문에, 아이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의 수'를 고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나와 남편 (그리고 주변 사랑하는 사람들) 만 챙기면서 현재에 충실할 수가 있는 것 같다. 나는 이런 나의 삶을 사랑한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행복하게 살고 싶다.

IP : 217.65.xxx.42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이가
    '10.2.3 9:29 AM (211.39.xxx.250)

    없기 때문에 나한테는 '현재'를 즐길 수 있는 폭이 참 크다. 아이가 없기 때문에
    현재를 즐기려고 아이가 없는것을 바라는 건가요.
    저도 비슷하게 사는데 단지 아이가 안 생겨서 현재를 즐기며 살죠~~~~~
    사람이 살면서 남하는 것은 다 하고 사는 것도 현재를 즐기는 일이 아닐런지
    아가가 주어진다면 함 도전해보세요.새로운 미지의 현재가 있을지도 모르지요
    현재의 안락함보다 고차원적인 ~~~~~
    괜히 노파심에서 저도 혼잣말로 주절거립니다.
    나는 이런 나의 삶을 사랑한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행복하게 살고 싶다.
    저도 현재의나의 삶을 사랑하지만 아쉽더라구요~~~~~~~
    이렇게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가는구나

  • 2.
    '10.2.3 10:21 AM (58.120.xxx.243)

    저도 제 삶을 사랑합니다.요즘 다시금.
    저도 모성이라곤 없습니다.
    그래서 아이 어릴때 힘들엇습니다.
    우울증에 육아스트레스 사회적 박탈감................

    저도 전문직까지는 아니더라도 남들 부러워하는 직업에
    월급받아 옷 두벌사버리고.
    생활비 차 기름값.차는 부모님이 사주셨지요.

    전문직남편 만나 남들 다 부러워하고 인생 새출발하고 그랬어요.
    쌍둥이가 덜컥 들어서고 줄줄이 애가 낳게 되고.
    그 작게 버는 직장마저 ..놓고 육아에 들어올때 정말 눈물이 났습니다.
    경제력이 있기에 화장품은 10만원 정도야..하면서..사고
    애키우는 스트레스 정도로 기십만원은 내게 쓰는 그 정도는 괜찮다 하면서 쓰고 사고..명품가방도 척척샀지만 힘들었네요.
    모성이 없기 때문이고 감정적인 사람이라기 보단 이성적인 사람정도??????????

    힘들었는데 애들이 많이 컸습니다.
    혼내고 엄격히 키운 아이들 엄마 눈치보다 어느순간 동등히 농담할 정도 되었고 막내도 덩달아 많이 컸습니다.

    어느날 딸이..갸우뚱하면서."우리엄마...자상하지는 않지만 재밌는거 같아"하더군요..
    저도 농담하고 이성적 대화가 가능해진 딸아이..믿음직한 아들..그 사이에 왔다갔다하는 제 자신이..보입니다.

    네 많은거 포기하고 힘들었습니다.

    근데 이제야..보니..제 인생도 그 사이 녹아있군요.

    책 많이 읽고 아는거 많은 저..
    책읽을 시간도 없어 울기도 했는데 어느새 책보다 아이들 하고 남편하고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군복무시절 강원도에서 옆의 스키장 보고 가고파서 서로 교대로 아이 보고 혼자 타고
    장염걸린 아이 업고 스키콘도 간 그때..내가 왜 이리 사나??
    싶은 그때..

    이제는 아이들 데리고 저보다 더 잘타는 애들과 남편과 함께 갑니다.

    님..
    잃었다 싶었는데 많은걸 공유하고 내 읽은 지식들 알려줄 아이도 괜찮습니다.
    물런..10년간 힘듭니다.
    그런데 전문직이심 경제력도 있으실꺼고..얻으심..또..다른것을 잃고 또.얻고 하나 봅니다.
    뭐든 후회는 남겠지요.
    저도 ..이제 행복합니다.

  • 3. 우리는
    '10.2.3 1:31 PM (124.49.xxx.81)

    인생을 살면서 아무리 책을 읽어도 현자가 되는것 또한 쉽지 않다는걸 아는것도
    중요하다 생각해요
    지혜가 필요한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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