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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른 투정이지만.. 내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하소연 조회수 : 1,764
작성일 : 2010-01-30 18:32:57
요즘 드는 생각이예요.
50대라서 그런지 내 인생이 이렇게 끝나가는구나 생각하면
너무너무 허망해요.
큰 탈없이 살은 것이 은혜라 고맙기도 하지만,
내가 이 세상에 살아서 뭐 하나 이룬 것도 없이 이렇게 살다 죽겠구나 생각하면
이제는 늙어가는 것밖에는 안 남았다 싶어서
내가 왜 이렇게 죽자사자 열심히 살았던가,
무슨 의미가 있나... 이런 배부른 회의가 들어요.

여태  사면초가 속에서 맨날 혼자 동동거리면서 살았어요
도와주는 이 하나 없이 맨주먹 하나로 맨땅에 헤딩하듯 한 것 같아요.
친정에서도 딸은 그저 밥 먹여 키워준 것만도 다행이고
시댁은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온갖 방해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만큼 살아온 것도 장하다고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어요.
남편은 그저 착하고 성실하게 자기 일 열심히 하는 것도 제 복이라 여기면서
실질적인 가정경제는 내 한몸에 다 걸머지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몸이 아프나 성하나 상관없이 열심히 살았어요.

돈 한푼 없이 결혼해서 이루 말도 못하는 고생을 했지만
그래도 애들 잘 키웠고, 이젠 살만하게 되었는데
남편 착하고 내몸 성하니 이런 걸 행복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찌 생각하면
내가 가진 능력을 내 꿈을 위해서는 조금도 못 쓰고
우리 가족 살아버티는데 모두 소진 해버렸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와서 다 늙어버린 내가
무슨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겠냐구요....

젊은 시절의 나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내가 30년 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이런 쓸데없는 생각만 하고 있노라니 괜히 눈물만 나요.
IP : 211.231.xxx.34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1.30 6:36 PM (125.137.xxx.165)

    무슨 그런 말씀을요...
    이런 저런 고생 끝에 이제사 맘 편한 시기가 왔는데요...
    전 50대가 인생의 황금기가 생각하고 흐뭇해하고 있답니다.
    앞으로 자식걱정 집안걱정 접으시고 즐거운 50대를 만끽하세요.

  • 2. 부분부분
    '10.1.30 6:42 PM (222.236.xxx.174)

    고개가 끄덕여지는 글이에요 ...요즘은 학창시절로 돌아가고 싶단 생각을 자주하게 되네요...

  • 3. 그럼요
    '10.1.30 6:43 PM (125.178.xxx.192)

    지금껏 그렇게 가꿔오신게 있는데 무슨의미가 있냐니요.
    이제 원글님 인생 즐겁게 만들일만 찾아서 누리며 사세요.

    여자나이 50대쯤 되면 다들 원글님 같은 생각을 하게 되나봅니다.
    많이들 봐요.
    저는 40대인데.. 저도 그럴란지..

    원글님..인생을 즐기세요~ 꼭이요~ ^^

  • 4. 하소연
    '10.1.30 6:53 PM (211.231.xxx.34)

    댓글 감사합니다.
    눈물 찔금거리며 읽으면서, 댓글이 이렇게 위로의 힘이 크구나.. 실감하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인생을 즐기는 법을 모르는게 문제인가 봐요.
    저는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
    의미를 부여한 일을 수행하는 것..그 과정 자체가 즐겁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즐겁다는 것.. 노는 것은 별로 좋은 줄을 모르겠어요.

    제가 가장 아쉬운 것이
    제 능력을 맞벌이로 돈 버는 것에 소진하느라고
    진정으로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데 못 쓴 것이예요.
    애들이 어릴 때엔 내가 돈을 벌어야 우리 식구 입에 풀칠이라도 한다,
    내가 돈을 벌어야 우리 애들 맨날 전세집 전전하지 않고 우리 집을 산다,
    이렇게 내가 돈을 버는 것에 의미가 있었는데
    이제와서 보니 내가 해온 일이 모두 하찮고 별다른 의미도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거예요.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조금이라도 사회에 기여한 바가 있기는 있는건지.. 그게 속상해요.
    내가 내 인생을 낭비했다는 느낌.
    이젠 다시 시작할 수도 없다는..
    이렇게 다 늙어버린 내가 이제와서 인생을 어쩌겠다는 건지..

  • 5. ..
    '10.1.30 6:54 PM (221.148.xxx.119)

    글제목만 보고서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들어왔는데
    내용을 보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장하세요. 잘 살아오셨어요.

    이제부터는 원글님을 위해서 사세요. 50대라구요.. 아직 늦지 않으셨어요. 왠줄 아세요? 주변을 보면 70 넘어서도
    인생에 먹고싶은것 하고싶은것 사고싶은것이 많아서
    돈이 없으면 자식들 들들 볶으며 돈을 짜내서 자기 하고싶은것 하고사는 분들도 많아요.
    나이가 들어도 욕구는 줄지 않는것같아요.
    하고 싶은것 하세요.. 그냥.. 자기자신에 대한 긴장감을 터억~하고 내려놓고요. 이제는 그러셔도 됩니다. 가족은 원글님 없어도 다들 잘 알아서 할겁니다. 가족을 위해서 배려하고 희생하는게 나쁘다는 말이 아니에요. 할만큼 하셨다는 겁니다.

  • 6. 저라면
    '10.1.30 6:57 PM (121.130.xxx.42)

    내일 아침 조조 영화를 예매하겠어요.
    같이 갈 사람은 딸이든, 남편이든 친구든 혹은 나 혼자서라도.
    맛있는 점심을 먹겠어요.
    그리고 여기 저기 기웃대며 아이쇼핑 하다가 마음에 드는 건 일단 사고요,
    작은 소품이나 케이스가 예쁜 립글로스 라도.
    그러고 다니다 다리 아프면 좋은 까페에서 차 한 잔 마시며 수다 떨거나 음악 들으며 잡지라도 뒤적뒤적

    이런 코스가 싫다면 사우나 가서 때밀고 맛사지 받고 미용실 가서 머리 다듬거나 파마라도

  • 7. 저는
    '10.1.30 7:51 PM (116.41.xxx.186)

    독서를 권하고 싶네요.
    한비야님이 1년에 100권의 책을 읽는다는 무릎팎도사를 시청하고 나서
    저도 책을 가까이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얼마전에는 유시민님의[ 청춘의 독서]를 읽었고,
    지금은 [나는 왜 루이비똥을 불태웠는가?]를 읽고 있답니다.
    저도 올해 나이 50이거든요. ~~

  • 8. 짝짝짝
    '10.1.30 8:12 PM (125.184.xxx.144)

    원글님은 위대하셔요..
    열심히 성실히 사셨잖아요
    이것이 얼마나 큰것인데요..저도 얼마 있지 않아 50대 ..희망을 가져 보는 50대.
    남편은 내년이면 50이네요..아직 50은 되지 않았지만 50대는 또다른 나를 발견하는 시기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젠 자신한테 조금씩 상을 주며 사셔도 될 것 같아요..
    운동도 꾸준히 하시고..봉사도 좀 하시고..결국 내 맘이 편해야 행복감을 느끼는 거잖아요..
    화이팅~

  • 9.
    '10.1.30 9:08 PM (125.143.xxx.239)

    벌써 중반에 접어 드네요
    그동안 저도 참 열심히 살았고 지금도 진행형이지만...

    이제 시간나는데로 남편과 둘이 여행 다니며 같은 취미생활
    하는 재미로 삽니다
    새삼스레 아주 편한 친구가 되어버린 사이가 되어
    재미 있어요

  • 10. 저도
    '10.1.30 9:51 PM (221.138.xxx.111)

    50이 몇년 안 남았지만 첩첩산중 입시치를 애들이 있 네요 늦둥이까지
    원글님은 잘 고비를 넘겨 오셨잖아요
    이제 인생의 반이 사작되니
    새롭게 출발하세요

  • 11. !
    '10.1.30 11:16 PM (61.74.xxx.65)

    저도 요즘 원글님과 비슷한 생각으로 잠 못 이루고 있네요..
    참 세월 빠르네요....정말 허망하고 또 허망하네요...
    가슴이 텅텅 빈 것 같아요...저도 모르게 눈물 나는 날도 늘고...
    외모 변하는 것도 정말 괴롭구요..
    휴 정말 한 세상 잠깐이예요.

  • 12. 아직
    '10.1.31 8:40 AM (119.69.xxx.78)

    50대라면 아직 즐기실 일이 한창이신데요... 마음이 약해지셨나봐요. 저희 부모님은 저희 시집장가 보내고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 같다고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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