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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동반 여행다녀왔다가 남편이 더더욱 좋아졌어요^^

흐흐흐 조회수 : 2,279
작성일 : 2009-12-30 14:24:39
제목 그대로예요.
지난주에 크리스마스겸으로 남편 동창들이랑 1박으로 여행을 다녀왔어요.
다들 결혼을 늦게해서 아직 아이들은 없어요.

원래 남편이 요리하는 걸 좋아합니다. 저는 요리는 잼뱅이고 청소랑 설거지를 잘하구요..
그래서 거의 대부분 요리는 남편이 합니다.
퇴근길에 매일 남편이 하는 소리라곤 "오늘은 뭐해줄까?", 매일하는 고민은..."오늘은 뭐해먹을까?" 입니다.ㅋㅋ
맞벌이에다가 퇴근시간도 비슷하고, 회사도 근처라 같이 퇴근하거든요.

여행가서도 남편은 제버릇 남 못주더이다.
가자마자 다들 배고파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으니, 팔 척- 걷어부치고 싱크대로 가서 사온 음식부터 정리합니다.
지금은 이거랑저거 먹구, 저녁엔 뭐먹구, 내일아침엔 뭐먹자. 그리고 야참으로 뭐해줄께.. 이러면서요.

원래 여행가면 여자는 손하나 까딱안하고 남자들이 밥하고, 설거지하고, 운전하는거라 배운지라
저는 당연히 요리하는 남편옆에서 수다떨며 놀구 있었는데...
같이 간 와이프분들이 너무 부지런하게 쌀씻고, 밥하고, 요리하려구 폼을 잡으시더라구요.
당연히 제 남편을 제외한 남자들은 티비보거나, 와이프들에게 이것저것 지시하구 있고..

저는 대학동기들이랑 여행가거나, 친척들이랑 여행갈때면 의레 남자들이 모든걸 다 도와줘서
참 편하게 지내다 왔거든요.(대부분 이러는게 정상아닌가요? 돌날라올까 무서워요^^;;)

근데 이 모임의 남자분들이 다 경상도분들이라서 그런지...(저희 남편도 경상도-_-)
손하나 까딱 안하려는 분위기..-_-;;

그래서 제가 한마디 했어요.
여자들은 맨날 집에서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하는데.. 이런데 놀러와서는 남편들이 해야한다구요..
그랬더니 찔리는지 조금씩 도와주는 분위기...

제가 말을 하자마자 같이간 와이프 중 한분이 너무 좋아하셨어요.
자기는 이 모임이 너무 좋다구... 남편이 밥도하고, 설거지도 해줘서 너무 좋다구... 다음에 또 놀러가자구..

나중에 술마시며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편이 밥해준적이 한번도 없대요.

퇴근할때면 전화해서 지금간다. 밥해놔라. 이게 끝...

우리 남편이 하는거 보구선, 다들 넘어갔어요.
여자가 해야할 일, 남자가 해야할 일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그냥 잘하는거 하면 된다는 마인드에...놀란거죠.

저희 집은 그래요.
요리랑 바닥청소는 남편이, 설거지랑 정리정돈은 내가, 빨래는 남편이, 물끓이는건 내가, 분리수거는 남편...
딱히 정해놓은건 없지만 서로 잘하는거 먼저 하고, 나머지는 분담해서 하는 편이죠.
사실 남편이 더 많이 해요.


이제껏 당연스럽게 여겨졌던 남편의 행동하나하나가, 여행다녀와서는 더욱 고맙게느껴지네요.
괜히 더 사랑스럽고, 어깨에 힘도 들어가고, 웃음도 실실나와요.


오늘은 탕수육 해먹기로 했는데, 나도 옆에서 도와줄까봐요.
도와준다면, 방해된다구 쇼파에서 티비나 보라고 할게 뻔하지만 말예요...

아... 기분좋은 연말입니다....
IP : 218.146.xxx.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자랑할만함
    '09.12.30 2:26 PM (203.249.xxx.21)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 분, 여기 한분 또 계시네요^^

  • 2. manim
    '09.12.30 2:28 PM (222.100.xxx.253)

    네.. 자상한 남자가 참말로 최고인거 같아요

  • 3. 어머나
    '09.12.30 2:28 PM (218.38.xxx.130)

    정말 부럽네요..
    남편이 더 많이 한다니 ㅠㅠ
    제 남편도 먼저 하는 사람, 잘 하는 사람이 하면 된다는 주의인데
    그게 거의 다 저라는 게 문제예요 -_- 크윽.

  • 4. 집에서
    '09.12.30 3:21 PM (115.136.xxx.247)

    그 남자들 다들 집에서 빨래하고 설거지 하나보죠. 저희 남편 밤새 야근하고도 다음날 출근 전에 화장실 청소하고 출근합니다. (내가 남편 없는 동안 어질러 놓은거)

    근데 요리는 못해요. 엊그제 음식 얘기하다가 자기가 라면은 잘 끓인다고 하길래, 그건 좀 빼달라고 했습니다. ㅡㅡ; 그 마저도 내가 끓인게 맛나더구만.

    여행가서 저는 남편 쉬게 하네요. 물론 남편 친구들이랑 단체로 가면 남자들끼리 수다떨면서 고기굽고 정리 한 적도 있지만. 혼자 먼길 운전하고, 집에서 나 뒤치닥 거리하느라고 힘든데, 사먹자고 하는거 난 내가 만든게 좋아서;; 해먹는거 니깐.

    저는 저희 남편이 집안일 잘 한다고 다른집 남자들도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안해요.
    그들만의 암묵적 계약이 있는거죠. 서로에 대한 기대치말이지요.
    뭘 그런것 갖고 어깨가 으쓱하고 그럴게 뭐가 있습니까.

  • 5. 부러워요
    '09.12.30 3:34 PM (211.182.xxx.199)

    집에서님은 어떤게 부럽고 어깨가 으쓱하신지 모르겠지만..
    남편이 저리 자상한 모습이나 가족끼리 화목한 모습등이 돈이 많은 집보다 훨씬 부럽지 않은가요? 돈이 없어 못먹고 헐벗거나 아파도 치료 못받지 않는한 돈보다 더 부러운게 아닐까요?
    아내가 이쁘면 처갓집 말뚝에도 절한다고 전 무지 부럽습니다..

  • 6. 집에서
    '09.12.30 3:45 PM (115.136.xxx.247)

    남편에 대해서 부럽고 어깨가 으쓱할게 뭐가 있을지 잘 모르겠네요. 각자에게 소중한 사람 아닌가요? 비교할 것도 아니고.

    저의 남편은 애교심, 애사심같은 맘도 없고, 누구랑 비교하며 스스로 뭐가 좋다고 느끼지도 않고 사는 사람이라서, 아마도 누구랑 비교하며 너는 이래서 좋다고 해도 안 좋아할 것 같네요. 그냥 스스로 만족하면 좋은 타입이지요.

    저에게 남편과 어떤 점이 가장 으쓱할까 고민해보니,
    남편과 책을 같이 읽는게 좋으네요. 10권짜리 전집,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너는 어디 읽니 이렇게 물으면서 지내는거요.

    남의 남편이 부러운건 없구요. (부러우면 남편을 바꿔야죠;)
    나에대해서 하늘이 소원을 들어줘서 부러운걸 묻는다면, 건강했으면 좋겠네요.
    치료 받지 않아도 건강했으면....

  • 7. ...
    '09.12.30 6:50 PM (115.137.xxx.234)

    시대가 많이 달라졌으니 맞벌이를 한다면 가사분담을 해야하는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맞벌이도 아닌데 가사분담을 요구하거나 남편을 종처럼 부려먹는 여자하고 살면서 여자비위나 맞추면서 사는남자는 분명 어느일부분 수컷기능을 잃어거나 완전히 잃지않았나 생각도 해봅니다.

  • 8. ^^
    '09.12.31 12:28 AM (112.72.xxx.78)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나봐요 222
    저는 매일 무엇을 먹을까 결정하는 것이 힘겨운데 원글님 남편께서 메뉴 선정하고 요리를 하신다니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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