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주부님들! 전 집안일이 빨리 안되네요...

[프로주부]

보통 아침에 일어나서 집안일 끝내면 몇시쯤 되시는지.....

전에 대학병원 간호사로 근무했던 저는 병원만큼 바쁘고 긴장되는 곳이 있을까...하며, 전업주부가 되면 집안일쯤이야... 했습니다. 직장에서는 일 빨리 정확하게 한다고 칭찬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집안일은 왜이렇게 잘 안되죠? 병원 그만두고 전업주부된지도 꽤 됬습니다.  활동적인 성향이라 할 일도 갈 곳도 많은데 정리되지 않은 집을 보면 주부로서 죄책감도 들고, 제 내면의 질서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주위의 깨끗한 집을 가보았습니다. 신기한 것은 살림의 고수일수록 집안일에 매달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미리미리 해두고 여가시간은 오히려 저보다 많더라구요ㅠㅠ

조언 부탁드립니다. 고수들의 세세한 하루일과를 듣고싶습니다. 빨래며, 청소며, 반찬은 언제 하시는지....
참고로 저는 게으르지는 않습니다.^^ 살림이 적성은 아닌 듯.... 그러나 지금은 아이들 양육과 살림이 제 생활의  중요한 우선순위입니다. 소질이 없으면 배워서 잘하고 싶어요. 살아보니 성실히 살림 잘하시는 분이 나중에 일을 가지셔도 잘 하시더라구요. 전 살림 잘 하시는 전업주부를 젤로 존경합니다.

[...]

혹시 완벽주의적인 면이 있으세요...
꼼꼼하고 치밀한 분들은 너무 집안일을 꼼꼼하게 하려다 속도가 안 나고 지레 지치시더군요

집안일은 자주 자주 대충 대충 매일 매일 이 제일 중요해요

설겆이를 할때도 잔뜩 쌓아두다가 몰아서 아주 꼼꼼하게 하는 타입이 있고
절대 몰아 두지를 않고 자주 빠르게(대신 아주 깨끗하지는 않음)하는 타입이 있는데
후자가 훨씬 나아요

회사일 특히 세무 회계 같은 일들은 아주 꼼꼼해야 하죠

집안일은 꼼꼼함 보다는 매일 매일 대충이라도 자주 하는 사람의 아웃풋이 좋아요

게으른 성향은 아니신거 같은데 집안일에 성과가 없으시다면 본인의 성향을 한번 보세요

[..]

덧붙여 씁니다.

저는 집아이 항상 정돈 청소되어 있는 편인데 그 이유가 모든 물건을 가차 없이 버리고
딱 쓸모 있는 물건을 버려서 그래요
집안에 그냥 굴러 다니는 물건이 없거든요
이렇게만 해도 청소가 훨씬 쉬어요

요리는 냉장고 정리를 잘 해놓고 양념장 같은 것은 다 만들어 놔요
쌀은 씻어서 넣어놓고 양념장 만들어 병에 넣어 두고 모든 야채 씻어서
정리되어 있고 고기 생선을 다 지퍼백에 딱 넣어져 있어요

30분안에 밥하고 국 끓이고 반찬하고 다 됩니다.
동시에 오븐에서 빵도 구워요

[시간표 짜기]

달별로 요일별로 일별로
그러면 새는 시간도 잡고 규칙적이게되요.
청소,요리,빨래,아이들 봐주기,등등
매일 해야하는것을 일별 항목에 1주일에 한번하는것 등등을
짜서 벽에 붙여 놓고 해보세요.
일에 능률도 생기고 두서없이 하던 집안일이 체계가 잡힙니다.

[.]

제일 자신없는 부분이 뭔가요?
수납? 청소? 어느 부분인지 알아야 티치를 해드릴텐데..^^
전 고수는 아니고 어지름대마왕 아기 데리고 35평에 사는 전업인데요..ㅋㅋ
그냥저냥 잘 치우고 사는거 같아요.
점두개님 말씀대로 우선 버리는거 잘하셔야 되요...그리고 시간 배분, 시간 관리..
이게 핵심인듯 싶은데...시간 잘 쪼개쓰셔야 되요..
저도 아침에 일어나서 우선 빨리 밥해서 애 먹이고...아기 만화 볼동안 설거지 후닥닥 하고..
나 밥먹고 그다음은 각 방으로 돌아다니면서 빨래 걷으러 갑니다.
빨래 걷어서 돌리구요. 그후엔 청소 대충 하고..그럼 시간이 좀 생기죠.
아기 잘 동안은 내 여가생활 하고 나도 좀 쉬구요.
아기 일어나면 또 밥해먹이고 아까 돌린 빨래 정리해주고...뭐 대충 그 정도에요.

[.]

덧붙이자면..우선 부지런해야 되요. 절대 엉덩이 무거우면 안됩니다.
쓰레기 생기면 재깍재깍 일어나서 쓰레기통에 넣으세요. 그러면 다이어트 효과도
약간 있겠죠?^^ 정리 안 되는 사람들 특징이..몰아서 한꺼번에 한다. 인거 같아요.
일할게 발생하면 바로 바로 해야되요. 설거지도 몰아서 하지 말고 바로 바로..
하루 2번씩....

그리고 저는 아기 데리고 일주일에 2번 정도 장 보구요..대충 식단 짜서 2~3일동안 먹을거
사 와요. 장 보는 시간은 대충 1시간 걸리고...다녀와서 바로 반찬 다 만들어놓구요.
아님 고기 같은건 미리 정리해서 냉동해놓고...그렇게 필요할때마다 꺼내 쓰구요.
시켜먹는 음식도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는 이용합니다. 안 그러면 내 몸이 힘들어서요..^^
음식 시켜서 한번 먹고 버리지 않고..그걸 두세번 정도 이용합니다..ㅋㅋ 배분해서요..
그러면 돈도 아낄 수 있구요...

뭐 쓰고나니 별 다른건 없네요..^^

[결혼 20년차]

청소는 대청소하는 기분으로 모든 구역을 꼼꼼하게 하면 힘만 빠져요.
저 같은 경우는 하루는 욕실, 하루는 베란다, 하루는 창문
이런 식으로 중점적으로 하고 나머지는 설렁 설렁...대충 대충

갑자기 손님들 오셔도 거실과 주방만 휘리릭 정리하면
나름 깨끗하답니다.

나머지 부분은 많은 분들이 답글 달아 주실꺼예요

[프로주부]

점세개님...ㅎㅎㅎ 완벽주의 맞습니다. 어쩜 이리도 제 상태를 잘 파악하시는지.... 자주! 매일! 대충! 정답이네요.
점두개님... 똑같이 해볼게요. 상세한 행동반경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첫 댓글에 제가 원인파악을 했네요^^ 잘하려할수록 더 못하는 것이 완벽주의의 악순환...
어찌됬건 소질이 없는건 맞고요. 댓글 하나하나 넘 감사하고 정말 도움되네요.

[에휴]

전 설거지 쌓이는 꼴만은 정말 죽어도 못보겠어요
다른덴 몰라도 무슨 일이 있어도 개수대하고 가스렌지 주변만은 청결해야 주방이 떠나져요.

일 잘하시는 울 엄마, 울 시어무니는 새벽에 일어나셔서는 다른 식구들 일어나기 전에 집정리 다 하시더라구요. 빨래 다 개고 서랍장들 정리 다시 하시고 기타 등등...

자주자주 정리하니까 머릿속도 개운하고 집안도 정돈되어 있어 좋은 것 같아요

[..]

전 프로주부는 아니고 대충대충 하는 스타일이지만 그래도 하루 30분에서 한시간 정도만 가사일에 집중하는 거에 비하면 애 둘 키우면서 할건 다하는데요.
제 비결은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한다는 거에요.

요리, 설거지, 집안 곳곳 한군데씩 쓸고 닦기, 집안정리 등등을 한번에 한가지씩이 아니라 두세개씩 같이 하니까 시간 절약이 되는 기분이에요.

우스개소리로 남자들은 애보면서 전화하면서 집안일하면서 티비보기 등등이 한꺼번에 안된다지만 전 이부분에선 천상여잔지 멀티가 되더라구요. ㅎㅎㅎ

[전업주부]

9년차...
좀더 살림 하시면 노하우가 생겨요
주방일 할때 거실일 해도 되겠다 하는 ~~
그 틈새를 이용할줄 알게 되요^^
저도 초보주부일땐.. 요리 두어개만 만들어도 우왕좌왕..
시간은 겁나 걸리고 설거지는 산더미였던~~
지금은 30분이면 저녁 준비는 물론이고 주방청소같은것도 끝이예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