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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아이들은 방학기간에 어떻게 밥을 먹나?

결식아동 조회수 : 447
작성일 : 2009-12-09 16:40:37
제가 사는 곳은 충남(아산)인데, 오늘 아침에 여기 지역방송에서 '방학중 대전지역에 결식아동 수가 많다'는 보도가 나오더군요.  
"묵은 쌀이라 밥맛이 없네, 이걸로 가래떡이나 할까" 이러면서 밥맛 타령이나 하고 있던게 너무 부끄러워지면서
정말 저 아이들은 어떻게 되나 걱정도 되고,  봉하쌀이라도 사서 보내야겠다 싶어서 좀전에 이곳 교육청에 전화를 해봤어요.    다음은 교육청 담당자와 통화한 내용입니다.  


1.  급식비를 지원받던 아이들은 방학중에 식사를 어떻게 하나요?  
     학기중에는 교육청 주관하에 급식을 하지만, 방학엔 이 업무가 자치단체(시)로 넘어갑니다.
    지난 10월말에 학교에서 각 가정에 편지를 보내어 실수요자 조사를 했고, 최종명단을 모아서 우리지역 시청의
    가정복지과에 넘겨 준 상태입니다.  방학이 되면 시에서 지원업무를 시작하게 돼죠.

2. 그럼 시에선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지원을 하나요?

3가지 방식이 있는데  그 지역의 여건에  따라서 적당한 방법을 선택해서 지원합니다.

(1) 도시락 배달  : 일반 국민들 중에서 이 방법이 제일 좋은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 실수요자들
     은 가장 꺼리는 방식입니다.  왜냐면, 매일 도시락이 집에 배달되면 주위 사람들에게 그게 다 노출이 되니 아이
     들 자존심에 상처가 되지 않겠어요?  (# 이 얘길 들으면서, 한편으론 '아이들 개개인의 식성과 상관없이 그날
     정해진 메뉴에 따라 먹어야 한다' 는 것도  별로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 식품권을 주는 방법(하나로마트 같은 곳에서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도록 쿠폰을 주는 방법) : 단점을 들자면,  
    이런 경우 쿠폰이 그 아이의 식사 보다는 가족전체의 살림에 쓰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3) 지역의 식당과 협약을 맺어서 지정된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쿠폰을 주는 방법 : 세가지 방법 중에
    선 아이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법입니다.  

#  실은 교육청 직원이 맨 첨에 (3)번 얘기부터 꺼냈는데 제가 '그 방법이 자존심 상하게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1)(2)방법도 곁들여 설명하면서 오히려 '그 점에 관해서라면 (1)번이 가장 문제가 크고, 실제로  수요자들의 반응도 가장 안좋습니다'고 하더군요.  
본인에게 현금을 주지 않는 한(그렇게 되면 또 다른데에 써버릴 수도 있으니 안주겠죠), 어떤 식으로든(이웃, 마트, 식당주인에게) '결식아동'이라는 낙인이 찍히게 되는 것 같아요.
티 안나게 도움받는 방법은 정녕 없는건지..ㅜㅜ 앞선 복지국가에선 어떻게 하나 몰라요.


3. 그렇다면 일반시민이 개인적으로  결식아동을 후원하는 방법이 있나요?

지금 저희 교육청에선 기초생활수급대상자 외에 차상위계층 아이들까지도 발굴해서 급식비 지원을 하고 있긴 합니다.  근데, 저희들 기준으로야 차상위계층을 100% 발굴한다고 하지만, 외부 시민들의 눈엔 보면 부족하다는 느낌이 많을거예요.  이를테면 '조손가정의 아이들'의 경우, 저희들은 예산의 문제도 있고 하니 아무래도 모든 조손가정이 아니라 그 중에서도 더 어려운 아이들만을 선발하게 되니까요.  차상위 계층 안에서도 저마다 생활수준이 다르니...교육청의 지원이 못 미치는 곳이 많습니다.

일반시민들이 후원하시려면  학기 중에 그런 아이들의 급식비를 후원해주시거나
아니면, 개개 아동과 결연을 맺어서 도와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

# 아무래도 교육청 직원이다 보니 학기 중 급식문제 위주로 후원방법을 얘기해 준 것 같아요.  명단을 넘겼다는데 걔네들이라도 방학하면 제대로 밥은 먹을 수 있는건지...그래서 저희 시청 가정복지과에 다시 전화.

교육청에선 '명단을 보냈으니 시에서 알아서 할 것'이랬지만  시청직원과 통화한 소감은...많이 실망스러웠어요.  
미친 정부 초기부터 시작된 공부방예산 삭감, 복지예산 삭감...아이들에 미칠 여파는 짐작대로입니다 ㅜㅜ

암튼, 최종적으론  <그 아이들이 다니는 '지역아동센터(공부방)'에 지원하는 게 제일 낫다>는 대답을 받았습니다.   대부분 저소득층 아이들이 다니는 곳인데, 가끔 일반가정 아이들도 있다고 하고  공부방 마다 후원방식이 다를 수도 있으니  직접 전화를 해보는 게 낫지 않겠냐며 이메일로  시에 등록된 공부방 리스트를 보내주기로 했어요.

혹시 82식구들 중에서 이 쪽에 관심 있으신 분들 !!
저처럼 헤매지 마시고 시청 가정복지과나  동사무소에다 바로 전화해서 공부방 연락처를 받으시면 되겠습니다.   방학이 되면 거의 종일 공부방에서 시간을 보내니까,  간식이라도 한 입 더 먹일 수가 있을 것 같네요.
IP : 122.36.xxx.21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흠...
    '09.12.9 5:05 PM (125.187.xxx.175)

    밥 굶는 아이를 가려내는거 아주 잘 아는 사이 아니고서는 힘들텐데,
    저런 길을 몰라 밥 굶는 아이들이 생기지 말아야 할텐데요.
    마음이 아픕니다...
    어른들이 잘못해서, 아이들이 자라며 큰 상처를 입게 해서요...

  • 2. 공부방
    '09.12.9 6:49 PM (121.161.xxx.226)

    지역 공부방중에서도 규모가 안되어 지원금 없는 영세 자치공부방들이 있어요.
    그런곳은 정말 방학동안 공부방서 먹는 음식이 전부인 아이들이 다닙니다.
    가끔씩 쌀은 들어오지만 부식이 없어 걱정들 하시지요.
    간식거리는 정말 사치랍니다.
    마음 맞는 이웃끼리 반찬 봉사대를 만들어 주 1회씩 돌아가며 반찬해주거나
    현찰로 지원해주면 아이들 반찬해먹이기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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