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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시반 엄마들의 만남

미안한 엄마 조회수 : 2,184
작성일 : 2009-11-11 01:08:48
중1아이가 작은 수학학원 경시반에 다닙니다.
첨에 테스트보고 경시반에 들어오라기에
뭔가가 잘못됐다고 테스트를 한번 더 했지요.
그냥 집에서 서점에서 산 문제집만 풀다가 처음 보내는 학원에서 경시반이라니 당황한거죠.
(절대 자랑 아니고요 그때는 믿어지지가 않았더랬어요)
초등고학년에 발을 디딘 수학학원 경시반.
뭣보다 경시반 아이들이 참 맘에 들었어요. 총7명인데
사춘기라고 속 썩이거나, 장난이 심하거나 ,버릇이 없거나, 이기적이거나
그런 아이들이 없고 착하고 객관적으로 봐도 참 괜찮은 아이들이에요.
400여명되는 중1 전체학년에서 이경시반 아이들이 5명은 전교10등안에
나머지 두명도 20등안에는 들고 있으니 학교성적도 괜찮은 아이들이에요.
서로 친하게 지내면서도 선의의 경쟁을 하는 아이들이죠.
이아이들을 보면 선의의 경쟁이란 이런거구나 느끼게 돼요.
숙제도 학원에서 내주는거보다 항상 더해가다보니
한애가 많이 해오면 그애를 따라잡기위해 나도 더해가고..
그러다보니 진도도 빠른 편이에요.

어제 경시반엄마들끼리 한번 모이자해서 만났지요.
그런데 엄마들이 왜그리 똑똑한걸까요?
아이들이 학원에서 무슨 교재로, 어느정도의 심화과정을 하고 있는지
수학 각 단계별 과정과정을 쭈욱 꿰고 있는거에요.
엄마들이 잘난척을 하거나 그런건 아니고 다들 따뜻하고 섬세하면서도
똑똑하기까지 하니 전 참 자괴감이 들더라구요.
사실 전 울애가 스스로 잘해가는 편이라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 않거든요.
숙제가 뭔지, 교재가 뭔지 들여다 보지도 않아요.
그건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솔직히 말하면 봐도 뭐가 뭔지 제가 모르니까
아이의 성실성을 핑계삼아 물러나 있는거지요.
근데 엄마들을 만나면서 우리 아이한테 미안해졌어요.
내가 좀더 똑똑했더라면 우리 아이가 뭐가 부족하고, 어디에서 힘들어 하는지 알아서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을텐데..
그런다면 우리 아이가 좀더 수월하게 공부를 할 수 도 있었을텐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엄마인데도 그정도 공부하고 있는 아이가 참 대견하고 기특스럽긴 하지만
아이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 엄마라는 생각에 참 우울해지네요.
학교다닐때 공부 좀 열심히 할걸 하는 후회도 들어요.
내가 공부를 열심히 했고 잘했다면
아이에게 이런저런 공부방법도 가르쳐 줄 수 있었을테고
학원이나 학교에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에 도움도 줄 수 있었을텐데..

건강하고 착하고 성실하고
내눈에 너무나도 예쁜 아들인데
아이들에게 확실한 써포트를 해주고 있는 엄마들을 만나고 나니
복에 넘치는 투정한번 부려봅니다. 친정같은 82에다........
IP : 123.214.xxx.9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이들도
    '09.11.11 1:15 AM (125.177.xxx.103)

    엄마들도 그렇게 괜찮은 모임이 있다니..원글님, 투정 그만 부리시고^^ 그 모임 잘 유지하세요. 너무 부럽습니다.ㅎㅎㅎ

  • 2. 원글님
    '09.11.11 1:19 AM (220.117.xxx.153)

    그 모임 유지하시려면 공부 하셔야 합니다 ㅠㅠ
    공부 잘하는애들 엄마들이 얼마나 우아하면서 잔인한데요 ㅎㅎ
    상대엄마가 자기에 걸맞는 정보가 없다는걸 안 순간 팽 당하기 십상입니다.
    안그런 분도 물론 계시겠지만 아이가 잘한다니 엄마도 애쓰세요..
    저도 중3엄마인데,,우리애 외고 준비하느라 머리 터지는데 유학 몇년 다녀온 애들 민사고도 지원하고..영어특례 준비하는거 보니 왠지아이한테 미안해 지더라구요...
    나중에 제꼴 나지 마시고 ㅠㅠ

  • 3. ...
    '09.11.11 1:22 AM (68.37.xxx.181)

    스스로 알아서 잘하는 아들, 아무나 그렇게 키우는 것 아닙니다.^^
    그런 아드님으로 키우신 것도 원글님 능력이시니 자괴감 갖지마세요.ㅎㅎ

  • 4.
    '09.11.11 4:07 AM (125.186.xxx.166)

    초등학생도 아니고, 중학생이면, 더군다나 잘하는 아이들이면, 엄마가 그러기엔 한계가 있을걸요

  • 5. 답글중에
    '09.11.11 8:36 AM (110.9.xxx.239)

    '우아하면서도 잔인한 공부잘하는 애들 엄마들'.. 공감합니다.
    부모가 도와주고 서포트해주면 좀 쉽게 갈 수 있는 것 같아도
    결국엔 혼자 해야되는 게 공부아닐까요? 더구나 중학생때 독립적인
    공부습관을 잡아놓지 않으면 고등가서 괴로와지지요. 성실하고
    대견한 아드님 두셨네요..아이를 믿고 언제나 한걸음 뒤에서 지켜봐주세요.
    아이가 힘들땐 항상 달려갈 준비하시구요

  • 6. ...
    '09.11.11 8:47 AM (121.169.xxx.201)

    아드님이 훌륭한 겁니다...(사실 저희 아들도 원글님 아들 과..ㅎㅎ)
    저는 정말 교재가 뭔지 하나도 모르거든요..그래도 수학 경시대회 나가서 수상 하는 건 이 학원에서 세 명 정도더라구요.
    잘 모르는 엄마들이 저희 집에 전화걸어 영어니 수학이니 교재분석하셔서 문의를 많이 하시는데..솔직히 한 번도 들여다보질 않아서 하나도 모르거든요...ㅠㅠ 저는 학교 다닐 때 공부 잘 했거든요.. 강남 8학군에서 전교석차 10등안에도 여러번 들었고 학교도 나름 명문대를 갔구요. 저희 엄마는 엄청 열혈엄마셨고... 그러다보니 제가 그런 점에 지쳤었나봐요.. 아들한테 공부공부 하기도 싫고 그저 제가 하는건 애 있을 때 집 지키면서 간식 만들어주는 정도? 솔직히 공부 못 한다고 해서 그렇게 큰 일 같지도 않구요. 자라면서 친척 오빠들 보니까 서울대 박사까지 하고도 지금까지 일이 안 풀려 집에서 원조받아가면서 새로이 나이 마흔 넘어 신학대학 가는 사람도 있고..물론 잘 돼서 판검사 된 사람들도 많지만 별로행복해보이진 않아요..그 부인들만 행복해보이고..^^ 저는 그저 잘 나가는 까페 로스터리샵에서 커피 볶는 사장님들이 젤로 행복해보이던데..ㅎㅎ 울 아들도 자기가 행복해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게 제 소원이예요..

    그저 안정적인 환경만 유지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중학생이면..아무리 엄마가 뒤에서 극성 떨어도 공부는 아이가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여지껏 기초를 잘 잡으셨네요. 부럽습니다.

  • 7. 엄마들
    '09.11.11 9:47 AM (116.120.xxx.140)

    극성이라고 표현하기는 미안해요. 공부를 시키면서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공부를 준비해주는 정말 똒똑하고 현명하고요 엄마들 이상한 질투심아니 경쟁심 혹은 뒷담화같은거 거의 없어요 다만 어떤아이가 수업준비가 잘 안되거나 수업분위기를 흐리거나 엄마가 영 아니거나 하면 냉정할수있어요.. 우리아이가 중1때 갑자기 그녀들에게 콜을 받고 합류했는데 지나고 봊니 제겐 너무 고마운 계기가 되었어요 결국 우리아들 좋은 고등학교에 좋은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극성이라고 치부하기엔 그녀들 너무 똑똑하고 그 아이들 참 순하고 성실하고 반듯합니다. 욕하거나 거칠거나 반항하는 아이들이 드물었습니다.

  • 8. ....
    '09.11.11 10:15 AM (118.221.xxx.107)

    잘하는 엄마들끼리 사이가 좋던데요,.
    울 조카 4학년인데 고등학교 1학년 수학 하고 있고 경시대회에서 대상도 타고 꼭 수상권 들어요.요즘 강남엄마들 더 바빠졌어요,..가장 원하는 경원대랑 교대 영재원...시험이 계속되니..

  • 9. ㅠㅠ
    '09.11.11 11:30 AM (58.151.xxx.26)

    "상대엄마가 자기에 걸맞는 정보가 없다는걸 안 순간 팽 당하기 십상입니다. "
    제가 그래서 모임에서 주도적인 엄마들로부터 은근 배제되었나봐요.
    그게 느껴지면서도 여전히 노력을 안하지만 알고는 싶어하니
    그 엄마들 입장에서 보면 제게 얌체스러운 면이 있었네요.

  • 10. 원글
    '09.11.11 12:33 PM (123.214.xxx.96)

    이에요.
    스스로가 너무 한심한 자괴감이 들어 넋두리 늘어 놓았는데 많은 분이 댓글 주셨네요.
    그엄마들 우아하면서 잔인한 스타일 절대 아니고요.
    정말 괜찮은 맘들이에요.
    저한테 얻어갈 정보 없는거 알고요.
    어제 만난건 이제 중국어도 시작해야 하는데
    경시반아이들이 괜찮으니 이아이들로 팀을 만들어 샘을 초빙하자는 얘기 한거구요.
    앞으로도 이아이들 똘똘 뭉쳐서 같이 움직이자는거에요.
    아이들끼리도 잘지내고 서로 상승작용을 하는 애들이라서 너무 좋다구요.
    전교1등하는 한 여자애는 이 경시반에 있는 남자애들만 자기네 학교에서 '정상'이라고 했대요.
    그얘긴 말썽을 피거나 여자애들에게 못됐게 군다거나 그런거 없이 조용하고
    배려적인 성격들이라서 그런거 같아요.
    전 잘 모르니 따라가겠다고만 했고
    그중 한엄마가 선생님이나 수업프로그램이나 다 짜보겠다고 나서주더라구요.
    너무 고마웠구요.
    설령 나중에 배제당하는 일이 생긴다 해도 서운하지 않아요.
    지금 그렇게 열정적으로 아이들을 생각하는 엄마들을 알게 된것만 해도
    제겐 큰 자극이었거든요.
    세상에서 제일 귀하고 근사한 내아들이
    뭘하든 자기가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기만 바랄뿐입니다.
    그애가 공부를 못한다해도 전 그애를 사랑하며 지지할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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