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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마셔요.

생명의 물 조회수 : 658
작성일 : 2009-10-27 08:41:06
우리 학교 오늘부터 휴업입니다.
학생들은 쉬지만 교사들은 정상근무입니다.
학교가 조용합니다.

저는 지방소재 중3 담임입니다.
각반 모두 아니 전교가 모두 신종플루나 고열환자로 술렁거려 어제 오후 긴급회의가 소집되어 휴업한다는 교장님의 지시를 들었습니다.

많은 반은 8명씩 결석생이 생겼으나 우리 반은 신기하게도 한명도 아픈 아이가 없었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래도 다른 이유가 있겠지요.

지난 1학기 부터 더워 가는 날씨에 아무리 물을 들고 오라고 해도 귀찮다고 안가져오더군요.
한두명 가져와도 금방 돌려마시면 다 떨어지고 목말라 하고 ....
보다 못해 교무실 물을 하루 두번씩 갖다 놓았습니다.

올해 교무실에 학교 뒷산 약수를 연결하여 틀면 나오는 물이 있답니다.

아침 일찍 와서 고인 물도 빼낼겸 주전자를 씻으며 한 가득 떠서 갖다 놓으면서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반 뿐만 아니라 저 멀리 다른 반 학생도 오기에 제  교실 책상은 항상 물에 젖어 합판이 불을 정도였습니다.
주전자와 등산용 물컵을 하나 갖다 놓고 여학생 용으로는 페트병을 놓았지요.

점심 시간에 다시 한 번 새물을 떠다 놓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마십니다.
저보고 별스럽다는 눈치를 주는 선생님도 계시더군요.

그렇지만 이웃학교에 다니는 제 딸이 반에서 유일하게 물을 들고 다니는데 실제로 제 입에 들어가는 물은 얼마없고 다른 친구들이 와서 마신다는 것입니다. (제 딸은 마음약한 소심학생이라 싫다고 말도 못합니다.그래서 제가 두병씩 싸주었습니다. 다들 목마른 것은 같은 것이지요.)

컵에 마시기 보다 주전자를 높이 들고 입에 떨어뜨립니다.
주욱 둘러서서  병아리 입 모양을 하고 하늘을 보며 한 아이가 주루룩 붓는 장난도 하더군요.
제가 컵을 쓰라고 해도 이게 편하다나요.
물방물이 다시 튀어 혹시 병균이 퍼질까 걱정되기도 했지만 물을 찾는 아이들을 그냥 넘길 순 없었지요.
물을 꾸준히 마신 덕일까요.
우리 반은 이번에 신종플루 환자나 고열환자가 한명도 없었습니다.
자녀분들에게 귀찮겠지만 물을 들고 다니게 하십시오.
우리 학교처럼 정수기가 없는 학교도 많습니다.
제 키가 큰 것이  자라면서 물을 많이 마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또 우리 반이 이번에 무사한 것이 물 덕분이라고 믿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IP : 125.248.xxx.13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0.27 9:11 AM (58.226.xxx.25)

    토요일 단체로 캠프 갔다 온 뒤로 몸이 영 안좋았어요.
    기침, 열, 근육통...
    일요일, 월요일 하루 종일 누워 있으면서 물을 수시로 먹었어요.
    저도 그래서일까요... 병원 안가고도 괜찮아졌네요.

  • 2. 생명의 물
    '09.10.27 9:36 AM (125.248.xxx.130)

    우리 딸도 어제 그제 콜록콜록 했는데 병원 안가고 집에서 물 마시고 쉬었습니다.
    오늘 멀쩡합니다.

  • 3. 저희
    '09.10.27 9:47 AM (220.86.xxx.45)

    애들도 조금씩 감기 기운이 있는거 같아서 아침에 샤워 못하게 했어요
    왜 꼭 그 바쁜 아침에들 샤워를 하는지..머리도 대충 말리지도 않고 나서니요
    저도 물을 많이 마시게 해야겠네요
    날씨도 쌀쌀하니 보리차를 좀 끓여서 많이 먹이면 좋겠지요?
    미쳐 생각치 못했는데 감사합니다^^

  • 4. .,.
    '09.10.27 10:00 AM (210.103.xxx.39)

    고개가 끄덕여지는...
    당장 500ml 생수 사서 아이들 학교 갈 때 들고 가라고 해야겠어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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