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나 왜이렇게 기억이 질긴거죠?

내성격문제있나요? 조회수 : 1,295
작성일 : 2009-10-24 02:23:13
올해 초 남편이 바람까지는 아니고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나한테 거짓말하고 직장여자동료한테 뭐 가르쳐준다(업무는 아니고 취미활동이요)고 3번 나몰래 따로 만난적 있었어요.
하루종일 문자질하다 나한테 들켰던 거구요.


그 사실 알고 완전히 뒤집어 놨었어요.
남편도 그여자도.
그 여자 부모도 맞대면하고~

남편             아끼는 직장 후배라 오지랖넓게 행동하다 실수한거다. 잘못했다.
그여자         후배로서 잘 챙겨주셔서 정말 배우려고 만난거다.
그여자부모   우리애는 순진하다.우리애가 실수한게 있지만 그쪽(나) 대처가 너무 과하다. 애도 잘한 거 없으니               그냥 이쯤에서 잊겠다.

다 맞는 말이라고 저도 인정합니다. 백퍼센트 인정해요.
둘이서 직장동료의 선을 아슬하게 넘었지만 다른 맘이 있어서 그랬던 건 아니라는거~

남편은 빌고 또 빌고
나는 처음에는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그일에 대해서 이야기했지요.
남편 가슴을 할퀴고 또 할퀴었지요.

제 남편.
결혼 10여년 동안.
저 일만 아니면 거의 백점 만점에 90점은 줘도 될만큼 남편으로서 아이들 아빠로서 자상하고 배려깊고 다정한 사람입니다.
그 자상하고 정많은 성격이 순간 판단력을 잃어 저런 사건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데 다 인정하면서도 그 일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여기 게시판이나 다른 곳에서 남편 바람관련 글을 읽어도 이일은 바람 축에도 끼지 못할 에피소드에 불과하다는 걸 알면서도 아직도 내맘에 꽁하니 자리잡혀 있어요.
벌써 10달이 지났는데도요.

게다가 이런 게시판에서 그전에는 정보위주의 글을 읽어보고 참고하곤했는데
요즘에는 남편관련, 바람관련 이야기를 너무나 꼼꼼히 찾아 읽어요.
거의 10달 동안이요. 계속~
그리고 남의 남편 바람난 이야기가 내 남편한테 감정이입이 되어서 남편이 미워지고 그럽니다.
너도 하마터면 그런 남자들이랑 비슷해질뻔 했잖아~ 하는 감정이요.
너라고 혹시 모르지. 나한테 안들켰으면 어디까지 갔을지~이런 억하심정이 들어요.
이성적으로는 뻔히 아닌줄 알면서도.
그러면서 괜히 남편한테 순간 퉁명하게 대할때도 있고~
요즘에는 거의 입밖에 내서 이야기 하지 않지만 완전히 잊혀지지가 않네요.

우리 부부는 드라이브도 자주 나가는데 걔가 살고 있는 동네 지명이 나오면 바로 또 생각이 나요.
자동적으로 그일이요.
그럼 또 잠시 시무룩해져요.
하필이면 나랑 자주 드라이브 가는 길에 그 기집애 살고 있는 동네 지명이 표지판에 계속 나와서 ~~
그 지명을 보고 잡생각이 들게 만든 남편이 또 밉고~

올해 남편과 가열차게 많이 싸웠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져서 부부사이는 좋지만 내면에 이런 작은 갈등이 있어요.
남편은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지만~


제 성격인지 아니면 특징이라고 해야하는지
제가 기억력이 비상하거든요.
그게 암기력을 말하는게 아니라 예전에 있었던 특정한 일, 사건, 사람들과 주고받았던 사소한 대화
이런 거 20대에는 토씨하나 안틀리고 기억하고 남들은 다 잊어도 나만 기억하고 있거든요.
친구들이 그래서 나보고 녹음기라고 별명도 붙이기도 했어요.
지금은 토씨하나 안틀리는 거 까지는 아니지만
쉽게 잊지못하는 거 때문에 힘드네요.
굳이 감정낭비할 필요없다는 거 뻔히 알면서도 불현듯 떠오르는 기억, 상념들때문에~~



IP : 121.136.xxx.13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0달이면
    '09.10.24 2:40 AM (24.68.xxx.83)

    아직 시간이 많이 흐르지 않은 것 같아요... 시간이 약이니 더 나중이 되면 생각이 흐려지실거예요... 어려운 시간 잘 견디시길 바래요..

  • 2. 저도
    '09.10.24 3:07 AM (118.223.xxx.23)

    저도 님과 비슷해요.예전에 친구가 사소하게 상처주는 말 했던게 불현듯 떠올라 그 친구가
    너무 미워져서 전화해서 막 따지고 싶어지고 또 반대로 내가 했던 실수가 떠올라서 괴로워
    하기도 하구요.
    저두 그게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남들처럼 넘어간다던지 덮어둔다던지가 잘 안돼요.
    예전에 어떤 프로그램에서 본걸로는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에 이상이 있어서 그렇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구요.(이건 확실한건 아니고 그냥 그렇단 이야기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우선은 시간이 약이라 믿고 지내보세요.

  • 3. ...
    '09.10.24 4:36 AM (58.226.xxx.25)

    에효 시간이 더 필요해요...
    저는 남편의 직장 동료(모두 여자)들을 결혼전에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제가 할 말을 그 여자가 다하는(우리의 계획, 어떻게 만났는지... 등등) 겁니다.
    알고보니 그 여자의 코치를 받아가면서 저와 연애를 한거였어요.
    남편은 그 유부녀 여자를 상담자로 생각하면서 우리의 데이트를 이야기 하고
    그 다음 데이트 조언받고... (나이는 저보다 어린 여자였어요)

    제가 얼마나 기분이 나빴던지...
    5년은 가더이다...
    아니 10년째인 지금도 그 얘기를 꺼내니까 급 기분 나빠지는데요...

  • 4. -
    '09.10.24 4:41 AM (110.8.xxx.55)

    안 좋은 기억일수록 질긴 것 같아요.
    특히 배신감..은 평생 안고 가야 하는 돌인 것 같아요.
    감정 낭비, 시간 낭비라고는 알고 있지만, 말처럼 쉽게 잊혀지고 하면 누가 고생하겠어요ㅠ ㅠ

  • 5. ..
    '09.10.24 5:00 AM (118.216.xxx.244)

    제 기억도 질기디 질깁니다ㅠ....안좋은기억과 연관되어 있는 지명은 이정표만 봐도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고 화가 치밀어요....안좋은 기억..장소들이 더 선명하고 오래오래 기억되는거 같아요...
    아직은 시간이 필요할꺼 같아요....원글님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보다...그런 일들이 떠오르더라도 남편에게 얘기하거나 내색하지 마시구요......나는 정상이다 당연한거다...생각하시고 마음을 가라앉히세요ㅠ.ㅠ
    전 남편에게 너무 화가나서 참을수 없는 상황이 생기면.....또 그런 생각이 떠오르면....남편카드로 평소에 사고 싶었던걸 하나씩 긁습니다.... 그러고 나면 보상심리로 좀 기분이 풀리더라구요ㅠ.ㅠ

  • 6. 님..
    '09.10.24 10:44 AM (119.67.xxx.10)

    그냥 스치려다가 로긴해요. 님 10달이시면...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은 거 같아요. 보통..그런 트라우마에 대한 시간으로는...저요, 결혼전에 시집 식구들이 상처준거 정확히 5년 지나서 잊었습니다. 처음3년동안은 매일매일 생각했습니다. 매일매일 자고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생각이었고, 그다음2년은 가끔씩..이젠 잊고 삽니다. 따로 떠올리려 해도 뭐랄까...귀찮은 생각부터 나구요. 하물며 남편 그런 문제라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거 사실이죠. 남편이 그 이후에 아주 잘하고 성실한 모습 보여주는 상태로 한2, 3년 지나야 할거에요.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생각나고 기억나면 그냥 기억하세요. 억지로 잊으려하면 더 힘드니까요

  • 7. 어제
    '09.10.24 11:15 AM (218.232.xxx.179)

    제가 미드 보다 들은 대사인데요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거에요. 하지만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 났을 때 생각이 나지 않는 다는 걸 알게 될 거에요"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두세요.

  • 8. zzzz
    '09.10.25 7:47 PM (58.120.xxx.240)

    전 그 비슷한 일 있었습니다.
    정말 여기 문제들과는 ..말도 안될정도로..
    1번만난걸로..전 부모까지 찾아갔어요.물런 문자야 많이 했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님이 절대 과한거 아닙니다.
    그냥 두었음 큰일 났겠죠.

    전 그 후로...5년이 지났죠.
    그 친정 번호까지 기억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862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202
682861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088
682860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401
682859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786
682858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355
682857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018
682856 꼬꼬면 1 /// 2011/08/21 27,095
682855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198
682854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270
682853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694
682852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792
682851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2,952
682850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5,684
682849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065
682848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085
682847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282
682846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3,152
682845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410
682844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535
682843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131
682842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256
682841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521
682840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5,747
682839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300
682838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586
682837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606
682836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693
682835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852
682834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7,505
682833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629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