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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수 적은 남편 고칠 방법 없나요?

답답해 조회수 : 660
작성일 : 2009-10-14 11:16:47
남편이 말이 너무 없어요.
원래도 말수가 적은 편이긴 한데 요즘은 회사 일이 많아 바빠져서 피곤하니까 더 말을 안 해요.
워낙 체력이 저질이라 집에 들어오면 늦는 날은 씻고 바로 자고
일찍 들어온 날은 밥 먹고 쇼파에 누워서 9시 뉴스 보다가 잠 들어요.
원래 말수가 적은 사람인데 직업이 사람을 많이 만나 이야기해야하는 거라
집에 들어오면 입을 딱 봉해버려요.
아침에 "다녀올게."
저녁엔 "오늘 별일 없었어?"
그 외에 두세 마디 정도 하는 것 같아요.

시댁 식구들이 전부 다 말수가 극히 적어요. 딸 없고 아들들만 있는 집인데
시아버님도 집에서 필요한 말 외엔 거의 안 하시구요.
식사 시간에 시어머니만 몇 마디 할 뿐 엄청 썰렁하답니다.
명절에 작은집 친척들이 다 모인 식사시간에도 식사 시작 후 거의 10분이 지나도록 아무도 말 한 마디 하지 않아서 적막이 흐를 정도예요..이건 무슨 '조용한 가족'도 아니고.... -.-;

반면 친정은 식구들끼리 말을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결혼 전에는 대부분의 집이 우리 같은 줄 알았는데
결혼해보니 시댁에 비하면 친정은 엄청 시끄러운 집이더군요..ㅠ.ㅠ
문화 차이가 적응이 안 돼요. 저도 시댁에 가면 덩달아 말을 안 해서 거의 입에서 단내가 날 지경이에요.
시어머니가 편한 성격이 아니라 옆에서 재잘재잘 말하기도 겁나고, 며느리라곤 아직 저 하나뿐이 거든요.

그런데 시댁은 가끔 가니까 그렇다쳐도
말 없는 남편이랑 사는게 갈수록 너무 힘들어요.
저 혼자 조잘재잘거리는 것도 하루이틀이죠.
벽에다 대고 혼자 떠드는 기분...ㅠ.ㅠ
남편은 항상 피곤하고 무표정한 얼굴에 입까지 딱 봉하고 있어요.
제가 요즘 남편한테 제일 많이 하는 말이 "무슨 안 좋은 일 있었어?"랍니다.
그러면 "아니." 그러고 끝이에요.
얼굴 굳히고 있는 남편한테 애교 부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가끔 맘 먹고 애교 좀 부려봐도 피식 웃는 걸로 끝이구요.

아이는 절 닮은 건지, 제 영향을 받은 건지 말이 많은 편이라 아이가 집안에서 저의 유일한 대화상대에요.
그런데 아이는 아빠와 대화가 없으니 점점 더 아빠와 말하지 않으려 하고...
아이가 그림 그린 거나 만들기 한 것 자랑하며 보여주면
남편은 언제나 표정 변화도 없이 "어. 그래" 아니면 "잘했어." 이게 전부거든요.
그러니까 아이가 이젠 아빠한테 자랑도 안 하고, 얘기도 안 하려 해요.
시아버님이 그러시거든요. 남편이 어렸을 때 아버님이랑 1주일에 두 마디쯤 했다네요.
아버님이 "공부 잘 하고 있니?" 물으면 "네"라고 대답하면 그걸로 끝.

이 문제 때문에 가끔씩 남편한테 진지하게 얘기하기도 하고, 짜증내기도 하고, 하소연하기도 하는데
무슨 말을 해야할지 정말 몰라서, 정말로 할 말이 없어서 말을 안 하는 거래요.
본인이 말수가 지극히 적은 거라는 사실조차 잘 몰라요.
그냥 할 말이 없으니까 안 할 뿐인데 그게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해요.
대화 끝엔 항상 자기가 고치도록 노력하겠다고 하는데 그때 며칠 뿐이고, 조금 지나면 다시 원상복귀랍니다.
화가 나거나 기분이 안 좋아서, 또는 제게 무슨 불만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성향이 그런 거죠. 특히 자기 몸이 피곤할 땐 더더더더욱 말이 없어지고, 표정도 무표정해져요.
남편이 그러고 있으니 저까지 불안해져서 같이 있기가 불편하구요.
나한테 뭐 삐진 게 있는지, 밖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는지, 무슨 일이 있는지... 남편 눈치 살피고..ㅠ.ㅠ

이 노릇을 어찌해야 할까요?
다른 문제는 하나도 없는데 오로지 남편이 말이 없다는 이유로 힘드신 분들 계신가요?
저 그냥 그러려니 포기하고 살아야 하나요? 그러기엔 제가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요...ㅠ.ㅠ


결혼 10년째지만 요즘 들어 유난히 힘든데 뭐 뾰족한 수 없을까요?
지혜를 좀 빌려주세요........제발...


IP : 121.161.xxx.11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남편의
    '09.10.14 11:44 AM (115.178.xxx.253)

    취미나 관심사가 뭔지 보시고 원글님이 그쪽에 대해서 공부해보세요..
    같이 활동하거나...
    공통 관심사가 있어야 대화도 많아지지요..

  • 2. 답답해 2
    '09.10.14 11:59 AM (210.115.xxx.46)

    저도 말없는 남편이랑 사는데...ㅎㅎㅎ
    저랑 있을 때는 그렇다 치고 저희 친정 부모님 만나서도 말이 없으니
    그게 민망하더라구요, 저는...
    근데 타고난거라 잘 안고쳐지더군요.
    그래서 가끔 내가 어쩌다 결혼했지 싶은데
    그냥 다른 장점 찾아보며 견뎌요. 저는...

  • 3. 제 남편도
    '09.10.14 12:08 PM (61.38.xxx.69)

    말 없습니다. 결혼 이십년
    그런데 저는 괜찮아요. 왜냐하면 들어주기는 하거든요.
    머릿속으로 가슴으로 들어주진 않아도 마주보고 앉아서 잘 듣는 척합니다.^^
    전 그것만으로 됐다 해요. 제가 말 하길 좋아하는 사람이거든요.
    아주 재밌는 얘기도 나름 잘하고요.

    사회생활에서 큰 무리가 없다면 차라리 받아들이시는게 좋아요.
    우리 아들도 같은 과라서 저는 완전히 받아들였습니다.

    나중에 아들의 아내는 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말 없는 것 싫어하는 사람이면 얼마나 싫겠어요.
    연애할 때야 안 그런척 해서 좋겠지만 결혼은 생활이니까요.
    한 번씩 세뇌시킵니다. 말없는 것 받아줄 수 있는 여자여야 한다고요.
    며느리감 기준이 독특하지요. 중요하잖아요. 평생 보고 살아야하는데요.

  • 4. 부러워
    '09.10.14 12:10 PM (61.76.xxx.122)

    저의 남편은 너무 말이 많아서 머리가 아플지경입니다.했던말 또하고 또하고...
    남자는 말수가 적어야지 무게감도 있고 신뢰감이 있어요.
    전 어떨땐 그놈의 주댕이를 확 쥐어 박고 싶어진답니다.

  • 5. ㅋㅋ
    '09.10.14 12:31 PM (122.32.xxx.57)

    학교 가니 선생님이 그러시대요.
    아무개 어머님!
    애들이 아버님 닮았나요????
    네~
    그럼 어머님은 누구하고 말씀하고 사시나요????
    피식 웃으며 다 사는 방법이 있지요~
    저 혼자 떠들어요~
    아이 둘이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임원을 하여 선생님들이 관심을 갖고 보는데 우째 그리 같은지 가끔 애들 이야기를 하다 저 엄마는 무슨 재미로 살까~(별걱정)했다네요.
    하긴 울 남편이 그 학교 선생이랑 동기인데 소문 들어 알아 그러나~
    삼부자 똑같이 말이 없습니다.
    어느 날은 맘 먹고 저도 입을 봉합니다.
    세 남자 불안한지 그 때부터 말문이 터지는지 자꾸 말을 걸어 옵니다.
    어디 아프냐고~뭔 일 있냐~느느 등 쓸데없는 걸 시시콜콜 물어가며 불안한지 들락날락하며 확인 합니다.
    제가 가끔 써 먹는 방법이지요.
    급하면~ 변화가 감지 되면 지들이 알아서 말 시키대요~
    그럴 때 실컷 듣고 다시 일상이 시작됩니다.
    주기적!!!

  • 6. 부러워2
    '09.10.14 3:36 PM (61.77.xxx.110)

    말이 많으면 그만큼 실수도 많은 법이지요. 입으로 복을 까먹는 경우도 얼마나 많은데요.
    에휴~ 부러워요...

  • 7. 별부인
    '09.10.14 3:39 PM (116.123.xxx.38)

    저희 남편도 말수 적고 거기다 말을 느리게까지 합니다..
    저희 시댁도 조용한 가족이구요. 님과 너무나 비슷한 분위기라 그림이 그려진다는...
    휴가를 언니네랑 갔는데 울아들은 사촌들이랑 간다고 언니네 차로 가고 우리 부부만
    우리차로 가는데 30분이 지나도 말이 없다가 제가 먼저 말 꺼냈죠..
    "**이 오늘 똥 쌌어?" ...."응" 그러고 또 30분입니다 .
    그나마 아들일이면 적극적이어서 님과 차별화가 되는군요 ...
    말많은 수다스러운 남자보다 낫다고 생각하며 사는데 말없는 남자들은 유머도 없나봐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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