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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딩들 무서움을 어제 다시 느꼈네요..

요즘.. 조회수 : 1,600
작성일 : 2009-10-11 17:13:33
5살된 딸아이와 남편과 외출을 했습니다.

남편친구 결혼식이 곧이라 그 전에 친한친구들이 모여서 축하해주는 자리가 있어서 나갔죠..

집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만나게되어서 남편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 술이라도 맘껏 마시라고

차도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지하철로 갔지요.

시간은 11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에 헤어졌는데 저희가 탔던 지하철이 막차였던가봐요.

2호선 합정역에서 지하철을 한번 더 갈아타야 집에 갈 수 있어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제일 빨리 갈아탈 수 있는

칸에 가서 갔었고, 내릴 역이 되어서 문 앞에 미리 대기해서 있었지요.

합정역에 도착했는데 자동문 앞에 빽빽히 들어선 중고딩들이 보이는거에요.

순간 기분이 몹시 이상하더군요. 중간은 대부분 비어서 내리는 사람이 먼저 내리고 타는 사람이 양 옆으로 타게 되어있는데

중간에 내릴 공간이 하나도 없이 애들이 자동문 앞을 꽉 애워싼거에요.

자동문이 열리는 순간 저희가 분명히 서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고딩 여자애들이 우르르 뛰어서 들어오는겁니다.

5살된 딸아이가 유모차에 앉아있었고, 유모차가 먼저 내리기 위해 바로 문 앞에 대기 중이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다간

그 학생들 틈에 껴서 우리 애가 깔려서 큰일 나겠더군요. 남편이 유모차를 밀고 있었던터라 밀려들어오는 아이들을 옆으로 밀쳐내면서

아이가 있다고 소리소리를 치면서 필사적으로 아이가 깔리지 않도록 막고 있었어요.

전 남편 바로 뒤에 서 있었는데 제 바로 뒤에도 내리려는 승객들이 있었고, 그 승객들은 내리려고 뒤에서 밀어대고  전 남편과 뒤에 승객들 사이에 껴서

밀지말라고 소리만 지르고 있었네요. 다음 달에 둘째 아이를 출산할 예정이기에 제 배는 만삭이었는데 그 사이에 껴서 배는 이리저리 치이고...

정말 그 시간이 얼마나 길던지.. 앞으로 나가야하는데 학생들은 자꾸만 밀고 들어오고 나갈 틈은 도무지 내주지 않고

급기야 자동문이 철커덕하고 닫히려고 하더군요. 겨우겨우 학생들만 밀고 밀어서 다 타고는 내릴 승객들은 하나도 내리지 못했습니다.

그 아수라장에 유모차에 타고 있던 아이가 울어대고, 남편도 화가나서 흥분해있더군요. 저도 뒤에서 아이상태가 괜찮은지나 쳐다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고...

다행히 남편이 막아준 덕에 아이는 다친데가 없었지만 저희도 뒷쪽에 승객들도 내리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갇혀서 한정거장을 더 가게 되었네요.

그 차가 막차였다는 것을 저희는 다음 역에 내려 반대선로로 다시 갈아타고서야 알게 되었네요..

남편과 이 많은 학생들이 어디서 나온걸까 했는데 손에든 색색의 풍선을 보고 알았습니다.

월드컵경기장에서 그 날 드림콘서트라는 걸 했다고... 그걸 보러 온 학생들이라는걸...

그 콘서트가 대체 몇시까지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은 밤 12시가 다 된 시간이었고, 내릴 사람 내리고 질서있게 타도 충분히 다 탈수 있었건만..

무지막지하게 밀고 들어오는 중고등학생들 때문에 저희 가족은 엄청난 고생을 하고 말았네요.

반대편 열차를 타고 다시 본래 내리려던 역으로 되돌아가서 내리려고 하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인원은 적지만

애들이 내리는 사람들은 전혀 배려하지 않고 우르르 몰려와서 밀고는 먼저 타더군요.

남편이 그 학생들에게 내릴 사람 내리고 타라고 소리 한번 지르고 그 학생들이 멈칫하는 사이에 겨우 내릴 수 있었어요.

내리고 보니 승강장에는 막차시간이라고 문 닫으려고 지하철역사 직원들이 나와있더군요.

그런데도 그 많은 아이들이 탈 때 자동문 앞에 줄도 없이 우르르 서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저 냅두고 있었다는게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만약에 그 앞에 남편이 아닌 제가 서 있었다면 하고 생각해봤는데 정말 큰 사고가 났을 것 같더군요...

전 제 뱃속 아기 하나도 건사하기 힘든 몸인데 유모차에 탄 첫째까지 지켜야했을텐데..

그 아찔한 순간에 남편이 있어준게 천만다행이다 싶었어요... 그리고 그 학생들이 얼마나 원망스럽던지...

지하철공사도 원망스럽고.. 기초질서조차도 제대로 안되어있는 이 나라에 뭔 희망이 있을지...

첫째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도 내내 충격이 가시질 않아 언니,오빠들이 인제 무섭다고 지하철 앞으로 타지 말자고 하더군요.

저도 밤새 배가 뭉쳐서는 잠도 제대로 못 잤네요.. 휴..
IP : 110.11.xxx.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0.11 8:35 PM (119.67.xxx.28)

    뭐, 그렇게 키운 부모탓이죠.
    내 아이 하나 잘 키우려고 하면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 정말 많아요

  • 2. 무슨 주제든
    '09.10.11 9:43 PM (124.56.xxx.87)

    정치적으로 끌고 가려는 댓글은 본인의 독선만을 강조할 뿐입니다.

  • 3. 다행이에요
    '09.10.11 10:54 PM (121.141.xxx.179)

    식구들 다친데 없이 무사히 지옥철을 빠져 나왔군요.
    어린 것들이 뭉쳐있음 뵈는게 없나보니다..

  • 4. 모든건
    '09.10.11 11:17 PM (116.36.xxx.2)

    다 어른탓이라고 생각해요...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사는지
    한번 쯤 돌아보는게 필요합니다...

  • 5. 대부분
    '09.10.12 2:24 PM (61.105.xxx.190)

    어린 학생들이 관객인 드림콘서트가 너무 늦게 끝난것이 화근이죠.
    학생들은 막차를 놓치면 곤란에 빠지니 경황이 없었을테고요.
    원래 예정시간인 9시 30분보다 한시간도 더 늦게 끝난걸로 알고 있어요.
    결국은 어른들의 잘못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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