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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길 눈이 어두워요

현수기 조회수 : 393
작성일 : 2009-09-30 17:16:14

-엄마, 서현동서 효자촌학원 어떻게 가는거야?
-너 어디 있는데?
-몰라.

주혜는 자기 위치를 모른다.
그동안의 역사를 더듬어 보자면

1번.
6학년 때 오리역에서 야탑까지 지하철을 타고 독서스쿨을 다녔다. 물론 처음에는 내가 데리고 다니면서 야탑 갈때는 선릉 방면 가는 거 타고 집에 올 때는 보정 가는 거 타라고 누누이 알려주었다. 그리고 주혜가 두세 달 혼자서 다니길래 다 된 줄 알았다.

-엄마, 전철 잘못 탔어!
-어딘데?
-모란.
-그럼 반대쪽 가는 거 타고 와
-돈이 없어.

역 사무실에 전화해서 아이가 돈이 없으니 반대로 넘어가게 해달라고 사정해서 겨우 집에 돌아왔다.

2번.
교회야 늘 가는 거니까 길 잃는 것이 더 힘들 듯.
교회에 차 안가지고 갈 때가 많아 버스 타고 같이 또는 혼자서 주혜가 잘 다녔다.

-엄마, 버스 잘못 탔어.
-어디서 탔는데?
-몰라. 반대로 가길래 내렸어.

교회 버스타고 오간 것이 백 번도 넘을텐데 이 아이는 길이 입력이 안되는 시스템인가보다.

3번
-엄마, 버스에서 졸다가 집을 지나쳤어.
-어딘데?
-몰라.

4번
-주혜야 버스 탔어?
-응.
-어디쯤 오니? 밥 준비해 줄게.
-몰라.

5번. 오늘
-큰 건물이나 표지판 보이는 이름 대봐.
-없어.
-...
간신히 지도검색해서 애를 정류장까지 인도했는데 엉뚱한 것을 탔다.

-엄마, 버스가 반대로 가서 내렸어.
-어딘데?
-수내동 롯데백화점.
-그건 반대 방향이 아니야 !

핸드폰 없으면 애 여러번 잃어버렸을 거입니다.
IP : 61.83.xxx.186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9.30 5:24 PM (118.220.xxx.165)

    저도 그래요 맨날 간곳도 잘 못찾고 지하철 나오는 구멍 못찾고요

    타고 나는건지.. 항상 물어보고 타고 다니는 수밖에요

  • 2. ..
    '09.9.30 5:37 PM (114.207.xxx.181)

    길눈 어두운 것과 머리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더라고요.
    오히려 님네 딸 무지 영리하지 않아요?
    제주위에 천재 소리 듣는 사람 둘이나
    어두운 길 눈 때문에 주위를 요절복통 시킵니다.

  • 3. 재밌어요
    '09.9.30 5:51 PM (211.57.xxx.114)

    사실은 심각한건데.
    좀 크면 괜찮지 않을까요?

  • 4. 헉..
    '09.9.30 6:01 PM (58.142.xxx.84)

    접니다..
    네살인지 여섯살인지.. 아침나절 응암동에서 사라진 애가 저녁때 면목동 파출소에서 연락이 왔답니다.. 신발 너덜너덜.. 얼굴에 땟국물 주륵주륵.. 끌고 다니던 바퀴달린 강아지는 바퀴도 사라지고.. 아마, 마냥 걸었나 봅니다..
    그때부터 시작해서 셀 수도 없습니다.. 중학교때고 고등학교때고... 반대방향 버스 타기.. 중간에 내리기, 길건너서 오는거 타는 것도 모르고요.. 그래서 엄마가 차라리 차를 잘 못 타면 종점까지 가서 그냥 다시 오는걸 타라.. 그것도 버스에서 내려서 출발하는 차를 타야하는데, 방금 종점 들어간 그 버스를 타고 다시 출발하기를 마냥 기다리다 밤하늘 별보고 울고..
    나중엔 길에서 걷다가 버리는 시간이 너무 아까와서 택시를 탔죠.. 체력도 너무 딸리고..
    그런데, 전 가끔 길이 바뀌는 느낌도 들어요.. 도면이 바뀌는 경험이라고 할까... 누가 날 놀리려고 위치를 바꾼다고나..
    그런데, 공간(3차원)테트리스 같은건 잘했어요..대학은 나왔지만 저 머리 나쁜거 같아요..

  • 5. 헉..
    '09.9.30 6:03 PM (58.142.xxx.84)

    재밌어요님.. 저 마흔하난데.. 아직도 그래요.. 흑흑.. 가족내 별명이 길치.. 정신을 더욱 바짝 차리면 더 헷갈려요..

  • 6. --
    '09.9.30 6:06 PM (121.161.xxx.64)

    서울서 친정까지 10년 넘게 다녀도
    어? 여기는 처음보는 곳이네. 길이 새로 뚫렸나봐? 이러면
    남편이 그럽니다..맨날 다니던 길이거든?

    저도 길치에 방향치인데 공부 머리하곤 상관없습니다...
    정말 아쉬울 때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가면 시간은 걸려도
    목적지에는 도착합니다..

    따님도 정신차리고 찾아가야 할 일이 생기면(커서)
    잘 해낼 거예요.
    걱정마시고 길눈에 대해서 잔소리^^하고 싶으셔도 참으세요~

    다만..핸폰이나 교통카드, 비상금 같은 걸 꼭 챙기고 다니게 해주세요.

  • 7. 현수기
    '09.9.30 6:13 PM (61.83.xxx.186)

    아, 많은 분이 위로를 주십니다. 고맙습니다.

  • 8. .
    '09.9.30 6:35 PM (211.212.xxx.2)

    진짜 따님일.. 남의 얘기 같지가 않아요.
    어려서 길 헤멨던건 뭐.. 일일이 다 말할수도 없구요.
    좀 커서도.. 저 중학교 2학년때 이사가던날 밤 열시까지 집 못찾고 헤메다가 결국 전에 살던 동네 아빠 친구댁에 가서 sos했어요.
    진짜 미아되는줄 알고 무서워 혼났어요.
    그리고 그후로 한 2주일동안은 하교할때마다 집찾아 헤멨어요.
    버스 내릴떄 한두정거장 빨리 내리거나 늦게 내리기도 하고..버스를 제대로 내려도 집 못찾아 헤메기도 하구요. ㅠㅠ
    좀 커서 친구들이랑 시내로 영화 보러 다니면서...
    같이 다니던 단짝 친구한테 넌 어쩌먼 이렇게 길을 잘 아냐고 항상 감탄했어요.
    저는 대한극장에 열번 넘게 갔어도 혼자서는 절대로 못 찾아 갔는데 그친구는 척척 다니더라구요.
    저는 제가 비정상이라고 생각 안하고 그 친구가 이모따라 극장에 많이 다녔다길래 그래서 그런가보다 했어요.
    대학생 되서는 매일같이 강의실 찾아 헤멨구요.
    버스 잘못타거나 엉뚱한데서 내리기, 지하철 반대로 타기.. 이런거 너무 흔한일이라 나중엔 당황도 안되요.
    운전면허 따고서는 한강다리 잘못 건너기 부지기수..
    제일 무서운 길은 88도로.. 제대로 빠져 나오는게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종합운동장쪽으로 가야하는데 김포쪽으로 간적도 많았고.
    초행길 안헤메고 가는건 저한테 불가능한 일이었구요.
    같은 장소를 열번 넘게 가도 맨날 헤메는건 매우 흔한일.
    오히려 옆에 태우고 몇번 갔었던 친구가 먼저 길을 익히고 저한테 길을 가르쳐주곤 했었죠.
    지하도에 들어갔을때 지하도 내에 지도를 보지 않고서 내가 원하던 입구로 나가는게 거의 불가능 하구요.
    어디 건물이나 사무실에 들어가면 내가 들어갔던 입구를 못찾아요.
    그런데 나이 서른 넘어 공간지각능력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고 나서야, 공간지각능력이 떨어져 그렇구나를 알았어요.
    그거 정말 선천적인거예요.
    지능과는 상관이 없다는걸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게 저 머리도 좋고 공부도 항상 잘했어요. 박사학위까지 했구요.
    근데 나이 마흔 넘어도 길눈 어두운건 어찌 할수가 없네요.
    그리고 공간지각능력 떨어지다보니 길눈만 어두운게 아니라 초보때 접촉사고도 무지 냈어요. 거리 감각이 없다 보니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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