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째일까요. 친정엄마가 오늘 또 입원하십니다.
저는 직장 때문에 못 가보고..내일 수술 후 가보려구요.
이번에는 부디 수술이 잘 되어 튼튼해졌으면 좋겠어요.
몇 차례 수술 할 때마다..너무 불안합니다. 엄마는 오죽할까요. 수술실 들어가면서 얼마나 불안할까요.
엄마는 상당히 강한 성격이세요.
살면서 불합리한 일을 참 많이도 했고.
그걸 그냥 받아넘기는 자식만 이뻐했고.
불합리한 점에 지적을 서슴지 않는 나는 미움을 받았고.
몇 가지 잊지 못하는 점이 있죠.
언니는 첫 생리때 축하해 주었고
내 첫생리때 난 생리대 살 돈도 안 주셨고.
동생은 철철이 옷 사서 입히면서
나는 언니 옷 늘 물려받고. 어쩌다 언니 옷 몰래 입고 나가면 엄마가 더 화내고.
언니, 동생은 똑똑하다는 말 늘 하시면서
나에게는 "저렇게 멍청한 아이 첨 봤다"는 말을 너무 자주 하신 분.
내가 안 훔쳤다는데도 끝까지 날 엄마 돈 훔친 도둑으로 모시고
그 때 들은 말 "네년이 속인다고 내가 속을 줄 알아" 이 말이 가슴속 못이 되어 절대 안 빠지네요.
반대로 동생이 내 저금통 돈 훔쳐갔을 때는
"저금통을 책상 위에 놓은 네가 잘못이다"하고 동생 어깨 감싸 나가시던 분.
언니 결혼, 동생 결혼 때와는 다르게
나 혼자 혼수장만에 예단 보낼 돈 만드느라 힘들 때, 당신 새 장롱 사오신 분.
나보고는 "네가 감히 어디 대학을 다니냐, 부모 잘 만나 대학 다니지 안그러면 공장 다녀야 할 년"하시던 분이
동생은 재수도 시켜주고 동생 대학 입시날마다 자가용으로 시험장까지 나르던 분.
언니가 첫 아이 낳을 때 병원에서 밤새워 기다리시고
내가 아이 낳을 때는 당연히 집에서 뜨게질 하신 분.
언니 아이는 당연히 공짜로 봐주시면서
보육료 드릴 테니 하루 2시간 아이 봐 달라는 내 말은 단칼에 자르시던 분.
결혼하고나서도 엄마에게 용돈 보내야 한다고 사위 불러서 훈계하시고
동생에게는 가게 얻을 때 부족한 기천만 원을 내놓으신 분.
폭언에 폭력에..인격 비하에..늘 달고 사신 말
"여긴 내 집이니 넌 나가 버려라"
"너같이 잘난 년이 왜 내 자식으로 태어났니?"
가장 싫었던 일은.
엄마 맘대로 재혼하고서..싫다는 데 그 아저씨랑 같은 집에 살게 한 거.
싫다는 내 의견 따위는 일고의 가치도 없었던 분.
이번에도 너는 돈 많이 버니 병원비 언니, 동생보다 2배 내라는 분.
할 수 있는 효도가 오로지 돈밖에 없는 나.
그래도 버리지 않고 키워준 점이 고마운 우리 엄마.
갖은 고생 다하면서 나도 다른 자식들에 끼워서 키워준 게 고마운 우리 엄마.
때리고 폭언하면서 스트레스 해소할 정도로 인생이 힘들었던 게지요.
이제는 엄마를 용서하고 싶은데
왜 용서가 안되는지.
입원할 때마다 이리 가슴 아프고 걱정되는데
왜 평소에 엄마 얼굴 보러가고 싶은 마음이 안 드는지.
난..왜 이리 못된 심성 그대로인지...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말..왜 마음에서 안 나오는지..
엄마 돌아가신 후에도 엄마를 용서 못 할까봐..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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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또 입원하시는 날
불효녀 조회수 : 406
작성일 : 2009-09-01 18:28:21
IP : 203.232.xxx.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에구~~
'09.9.1 7:00 PM (210.105.xxx.217)못되지 않으세요. 성장기에 충분히 사랑 받았는가가 한 사람의 성품을
결정하는데 가장 큰 몫을 하던데... 그래도 바르게 자라셨는 걸요.
듬뿍 사랑을 주시고도 자식에게 배신당하는 부모님들도 계시잖아요.
어머님의 사후를 염려하시는 마음에서 이미 용서하셨음이 사랑하고
계심이 느껴집니다. 힘내세요.2. 곁에 계시면
'09.9.1 7:33 PM (115.178.xxx.253)진심으로 안아드리고 싶네요...
자기딸한테 그렇게까지 모질게 차별하시다니 이해가 안가네요..
원글님 얼마나 외롭고 서러우셨을지...
그래서 미우면서도 그 엄마의 사랑을 목말라하셨을 원글님이 너무 안스럽습니다.
안보고싶으신거 당연합니다..
그런데 정말 풀고 싶으시다면
주위에 아무도 없을때 담담하게 엄마한테 한번 물어보세요.
엄마는 왜 그렇게 날 미워하셨냐고...
난 엄마 사랑과 관심이 필요했는데... 화내지 마시고 담담히요..
거기에 어머님이 마음을 열고 답해주신다면 풀수 있을거에요.
그러고도 안된다면 저라면 그저 발길 끊고 살겠습니다.3. 눈물
'09.9.1 7:44 PM (116.122.xxx.194)원글님 글을 읽노라니 눈물이 나네요
어쩜 같은 자식인데 왜 그렇게 다르게 대했을까요
맘이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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