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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남편회사 ㅠ

주저리주저리 조회수 : 1,504
작성일 : 2009-08-16 00:20:31
남편 회사가 요즘 상황이 말이 아니예요.
임금은 거의 20프로 가까이 줄었고,
잠깐 경기타는 차원이 아니라, 회사 아이덴티티 자체가 달라질수 있는 상황.
지금껏은 상당한 연봉에, 나름의 자부심도 있었고,
꽤 안정적이고 탄탄한 직장이었는데,
이젠 앞으로가 안개속인 상황이 돼버렸어요.
그 회사 들어가고 싶어 거의 고시공부하듯, 내리 3년 죽도록 공부해 어렵게 붙은 회사였는데...
그리고 얼마나 회사를 아끼고 좋아하며 다녔었는데... 이제 겨우 십이년 다녔는데,
차라리 그 정성으로 고시를 봤음 이런 일은 없었겠지요?

남편도 위축되는게 눈에 보이고,
저역시 마찬가지구요.
솔직히 남편이란 사람도 당연히 좋았지만, 그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라 더 좋기도 했거든요.
양가 부모님 주변 사람들도 그랬고....

근데, 이제 그 회사가 흔들흔들한 상황이 되고보니
너무 막막한 느낌이예요.
남편은 회사 열심히 다니고, 나는 또 그 사이 아이 키우며 프리랜서로 일도 조금씩하며
준비하고 싶은 일들... 나름 계획도 있었고,
경제적인 계획도 마찬가지구요.

어찌됐든 지금 돌아가는 분위기를 봐선,
수입이든 뭐든 지금보단 확 줄어들고, 직업적 위상마저 기냥 쭉 아래로 하향 곡선을 그릴 전망인데...
뭘 준비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좀 두렵고, 억울하고, 막막하고....
아이도 아직 어린데...
걱정해주는 주변 친구들, 가족들앞에 자존심이 너무 상하구요.
여지껏 남들한테 걱정...안 시키며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속물스런 생각이지만, 그래도 어디가서든 남들한테 크게 기죽을 일은^^(쓰고 보니 우습지만 제 진짜 마음중에 분명히 이런 생각이 있었어요) 없겠구나 싶었는데...
40을 바라보는 나이에 다시 인생을, 내가 뭘하며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 내 자존심을 지키고,
내 가족을 지킬수 있나.... 대학졸업생같은 고민을 다시 하게 되네요.  

구체적인 상황도 얘기안하면서 주저리 주저리...
뭔 소린가 싶으시죠?
저도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줄어버린, 앞으로 더할지도 모를 월급도 걱정이고(즈희가 부양가족이 좀 많아요. 시댁 친정 다),
든든했던 남편 회사가 우리 가족의 자존심을 유지해준 가장 큰 부분이었다는 것도 알겠고,
앞으로 그게 없어진 상태에서 사람들앞에 선 우리는 어떤 모습일지,
나는 앞으로 뭘 해야할지,
우리 가족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이미 중간간부급이라 전직이 쉽지도 않은 우리 남편은 또 어찌할지(업계간 이동도 거의 불가능한 직종),
뭣보다 난데없이 이런 일을 당한 우리의 상처는........

무섭고 속상하고 화나고 짜증나고.......
차라리 아무것도 지킬게 없고 가진게 없던 스물몇살이면 그래도 술몇잔먹고
하늘보고 주먹질 몇번 하고 일어날 것 같은데,
낼 모레 사십에... 자식도 생기고 나름 우아떨며 살아왔는데,
이젠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길어야 2-3년 더 사시기도 힘든 친정 아버지앞에 이런 모습을 마지막 기억으로
안겨드리는 것도 속상해서 참을수가 없고.....

근데, 정말 그 놈의 자존심때문에...
아무리 힘들어도 그 사람앞에선 차마 약한 꼴을 보일수가 없어서
그러다보니 결국 제대로 속풀이할 사람이 없네요.
걱정해주면, 어떻게 잘 되겠지 뭐.... 되려 내가 위로를 해야되는 것도 싫고,.,..
그냥 아무데라도 제 얼굴, 자세한 제 상황을 모르는 사람한테라도 말해보고 싶었어요.












IP : 119.149.xxx.10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8.16 12:28 AM (118.36.xxx.188)

    자존심이 꽤 강하신것 같은데..
    누군나 일어날수 있는 상황입니다,
    세상이 항상 내뜻대로 살아지는건 아니죠?
    그냥 주저앉을건가요?
    자존심이요? ㅎㅎㅎ
    당장 돈 한푼없이 쫓겨날 처지도 아니지 않습니까?
    누구한테 그 어떤 모습을(비참한모습이라도) 보여주는건 아무 의미없습니다.
    내 가족이 중요한겁니다.
    마음 굳게 다잡으시기 바랍니다.

  • 2. 산낙지
    '09.8.16 7:26 AM (122.100.xxx.6)

    때로는 인생의 굴곡에서 모든걸 버려야 할때도 있을거예요.
    주변의 이목이나 자존심은 땅에 묻어버리고...
    실익을 따져서 뭔가를 새로 하신다면 먹고사는건 문제 없을겁니다.
    저는 남자인데 지방국립4년제 나와서 대기업 들어갔다가 적응못해 나왔다가..
    고졸들도 많은 a/s직종에 투신하게 됬는데...
    적성에 맞다보니 이미 이 분야에 최고가 되었고 돈벌이도 부족함이 없어요.
    중간 과정에서 모든 남들의 시선은 땅에 파묻어 버린다고 생각했었지요.
    지금은 (남들이 멋모르고 부러워하는)삼성그룹다니는 친구가 저를 부러워합니다.

    아시게죠... 어차피 회사가 그리되었다면 남들 이목은 쓰레기통에 버리고
    실 남편분께서 가장 잘할수 있는 어떤일을 생각해 보세요...

  • 3. 산낙지
    '09.8.16 7:36 AM (122.100.xxx.6)

    그리고 남의 이목 쓰레기통에 버리고...
    글쓴님께서 길에 포장마차 끌고나가 호떡장사 하면 2-300만원은 쉽게 법니다.

    길바닥에서 당당하게 호떡장사 할수 있는게... 그게 진짜 자존심입니다.
    누가 알아볼까 무서워 두려워한다면... 자기 인생에 솔직하지 않은거고 당당하지 못한거죠.
    제 말뜻 하시겠죠...

    그 동안의 이목이나 유지해오던 것을 "철저히 버릴수록" 큰 것을 얻으실 겁니다.

  • 4.
    '09.8.16 10:37 AM (71.188.xxx.142)

    얘기가 삼천포로 빠지지만,
    남의 불행을 드러내 놓곤 내색하진 않지만 걱정해 준답시고 간만에 전화해서 사람 염장 긁어 놓는 인간들도 많아요.
    도움이 안되는 말이라 죄송해요.

    세상사,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 생각하시고 담담이 받아 들이는게 현실이지 싶어요.

  • 5. phua
    '09.8.16 11:56 AM (114.201.xxx.143)

    남편이 나이 들어 정년까지 채우고 나왔는 데도
    원글님 같은 생각이 들던 데요... 저는...
    이렇게 털어 놓으셨으니 앞으로 계획하시는 일마다
    잘 되실 듯... 화이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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