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친척 모임이 있어 갔네요.
제 작은 아버지 칠순모임이지만 가족끼리 조촐하게 하신다 하여, 한 삼십여명 모였는데 우리 사촌 남동생의 와이프가 왔더군요. 결혼 한 5년 되었는데 결혼 초 부터 무지 관심의 대상이었어요.
우리 사촌이 엄청 미남은 아닌데 나름 굉장히 분위기 있고 롱다리도 아니요. 몸짱도 아니지만 적당히 부티나고 글쎄 뭐 예술가 기질이(미술 전공이구요) 있어 보이는 그렇지만 굉장히 가정적이고 착한 형이거든요.
작은 아버지 집안은 그냥 음식점 하시다 장사가 잘 안되서 접으시고,(물론 재산이 아주 없어 형편이 어려운 집은 아니구요) 큰아들이 좀 여유가 있어 생활비 주고 하는데 둘째 남동생 와이프가 준 재벌집 딸에, 스카이 출신이고 성품까지 좋더군요.
그 올케는 울 사촌의 매력에 빠졌고, 울 사촌은 올케의 으리뻑적지근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소박하고 좋은 성품에 반한 것 같네요. 지금 아들 하나 낳고 잘 사는데 우리 올케 능력도 있어 친정아버지 가업을 이어 사업하며 남편 집안까지 일으켜주고, 그러면서도 참 사람 소탈하고, 무지 똑똑하고
물론 눈에 띄는 미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생겨 타박받을 정도 아니 수수하니 착하게 정가게 생겼어요.
저한테도 언니 언니하면서 따르는데 참 이뻐요.
올케한테는 정말 잘난 집안에서 여유롭게 자랐지만 가정교육 잘 받아 바르고, 또 그런 배경으로 인한 오만하지않은 당당함과 자신감이 있어 보여 참 부럽더군요.
전 집안도, 제 개인의 능력도 차암 그저 그냥 그냥인데.
제가 기를 쓰고 살아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삶의 질과,
삶을 대할 때의 저 여유와 자신감이 너무 부러웠어요.
인생 공수레 공수거라지만
어릴적 부터 격려와 칭찬보다 타박에 늘 학용품 하나 사는 것도 울며 투쟁하고 힘겹게 살아온 저로선
그 올케를 볼 때마다 제 삶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져요.
그 올케가 걸친 명품이나(물론 명품이지만 워낙 수수해 몰라볼뻔했지만 샤*이라 모를 수 없었다는 것) 외모가 아닌 그 삶의 배경과 당당함과 여유, 거기서 나오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참으로 부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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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복이 많은 사람이 참 부럽네요.
그냥 조회수 : 852
작성일 : 2009-07-18 23:10:22
IP : 123.212.xxx.16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인간미..
'09.7.18 11:29 PM (211.244.xxx.235)한 인생에 있어서 너그러움은 시련에 대한 자세에서 비롯된다고 믿습니다.
많은 것을 누린 사람보다 많은 것을 겪고나서의 관대함을 지닌 사람이 그 인생을 빛나게 하지요. 왜냐? 진리와 가깝기 때문이라고...
타고 난 환경은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기에 가진 것에 만족하며, 최대한 겸손할 수 있는 사람이 시야가 청정하고 심적으로 풍요롭더군요.
아무리 가진 것이 많아도 추악하게 더,더,더, 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까?
세상에 대한 안목을 넓히는 것이 진정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자세로 보이는데.......2. 장마
'09.7.19 7:41 PM (120.29.xxx.52)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공감이 가네요. 항상 뭐 하나 살려면 어렵게 어렵게 얻어냈던 기억들..
그러나 이제 성인이잖아요.
그나마 건강한 신체에, 그래도 괜찮은 머리를 닮게 해주셔서
나의 지난날을 밟지 않고 제 자식들은 그런대로 키울 수 있게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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