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머리좋은(?) adhd

오늘 조회수 : 1,517
작성일 : 2009-07-15 12:11:35
제 아들 이야기입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적극적으로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노련한 82에 글을 올립니다.

사실 산만한 건 맞지만 한번도 검사를 받아본 적이 없고 머리 좋다는 것도 짐작일 뿐 한번도 테스트를 해 본 적은 없습니다.

아이는 현재 초등6학년입니다.
자기 물건 건사 못하고 아무리 지적을 해 줘도 같은 행동을 여전히 반복합니다.
예를 들어 밥먹는 자세가 늘 삐딱해서 바로 앉으라고 수천번은 이야기하지만 매번 지적을 해 줘야 합니다.
젓가락질 제대로 못하고 편식 심합니다.
아침마다 일어나라 옷입어라 가방 싸라 계속 말을 안하면 지각합니다.
지각을 해도 별 느낌 없습니다.
아침마다 애 학교 보내고나면 기운이 빠지네요.
정리정돈 잘 못하고 계획을 세워서 실천하는 건 먼 얘깁니다.
바른 자세로 10분 이상 못 앉아있고 앉아 있어야 할 때보면 늘 꼼지락거립니다.
숙제, 준비물..대체로 빠뜨립니다.

이런 것들이 많이 나아지고 있는 현재의 모습입니다.
저학년까지는 가방도 챙겨주고 준비물도 챙겨줬습니다.

현재는 스스로 하지만 엄청 느리고 시시때때로 멍하니 있어서 자주 확인을 해야만 진행이 되지요.

숙제나 공부도 옆에서 지켜보거나 자주 확인을 하면 빨리 하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도 없고
제 일에 바빠서 혼자 하라고 두면 많지 않은 양도 하루종일 합니다.
그러다보니 얼마안되는 숙제때문에 놀지도 못하는 경우도 많구요.

머리가 좋다는 짐작은...
결과로 나타나는 것들이 그렇습니다.
1학기 두번 시험 다 올백 맞았어요.
학년에 한명입니다.
평소 예습복습이나 문제풀이 전혀 안하고 시험전에 이틀 알차게 공부합니다.
시험범위에 해당하는 문제집 주고 풀어라하고 전 옆에 앉아서 푸는대로 채점하구요.
그럴때는 제대로 집중합니다.
암기력 탁월해서 쓰윽 봐도 숫자나 까다로운 용어 같은 거 한번에 입력합니다.
이해력도 좋아서 행간을 살펴서 답을 써야하는 국어문제도 바로 파악하고
잠시 수업 받았던 논술 선생님도 아이가 논리적이라 합니다.
선행을 하는 수학학원에선 수학에 타고난 감이 있다고 합니다.
수학학원에선 최고반인데 일등과 꼴찌를 번갈아 합니다.
영어는 뛰어나진 않지만 잘 하고 있는데...다만 숙제에 불성실해서 학원에서 자주 스테이합니다.
문장, 단어 외우기, 문법 등에 강합니다.

문제는
이제 중학생이 될거고 공부가 복잡해지고 많아지면 노력과 성실함 없이는 따라갈 수 없다는 생각때문입니다.
본인 스스로 숙제나 공부에 자발적이지 않고
집중이 짧아서 진득하게 해내질 못합니다.
아무말 안하고 지켜보면
물마시러, 간식 먹으러 5분마다 드나들고 거실에서 나누는 이야기에 귀 쫑긋세우고 듣고 있고
공부하나 보면 만화 그리고 의자에 있나보면 침대에 누워서 노래 듣고 있어요.

교율열 높은 곳에 살면서
경시니 올림이니 특목고니 준비하는 아이들 지켜보면서
전 이 아이를 데리고 그런 걸 준비하기엔 넘 힘들겠구나..늘 마음을 비웁니다.
주변사람들은 아이가 엄청 성실한 줄 알고
때론 엄마가 아이를 엄청 관리한다는 소문도 돌고 그래요.
엄마가 아이를 얼마나 잡으면 시험마다 올백 맞을까 하는 시선들...
초등 시험 뭐가 중요하다고 애 시험공부를 그렇게 심하게 시키나 하는 오해들...
뭐 그런 건 사실 크게 신경쓰지는 않아요.

다만...
이제는 숙제 많은 영어와 수학학원에 제가 먼저 지쳐서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도 안했는데 이것이 우리의 길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포기인지 방향전환인지...한계가 느껴지네요.
양은 점점 많아지는데 아이는 하루를 48시간으로 써도 모자랄듯 하네요.

학교 선생님과도 며칠전에 상담을 했는데
선생님 표현으론 아이 성적과 수업태도가 너무 상반되지만
결과적으로 우수하니까 집에서 열심히 하는 아이구나..했답니다.
집에선 숙제도 공부도 안해요. 학원숙제외엔..그건 학교진도와 무관하고..

할줄 아는 것도 없고 느리고 산만하고 생활지수는 꽝이고..

어릴때부터 제가 마음을 다스려와서 이젠 적응했는가 했더니
요즘 사춘기가 오는지 더 느려지고 의욕도 없어지고...

이번 여름에는 꼭 전문가 상담을 받아봐야지 하는데..
무슨 학습클리닉인가에 전화로 상담해보니
약을 먹지 않고 뉴로피드백과 이런저런 훈련에 드는 비용이 어마어마하더군요.
너무 비싸서 그런 건 엄두를 못내겠고
대치동에 유명다는 병원에 갈까... 생각도 들고..암튼 제가 생각이 복잡합니다.

이런 아이를 어떻게 길러야하는지
지혜를 나눠주세요.
IP : 211.211.xxx.17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docque
    '09.7.15 12:27 PM (221.155.xxx.197)

    제것을 챙기지 못하는 경우는
    엄마의 지나친 챙김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제딸의 경우도 그랬죠.
    엄마가 모든 스케쥴과 준비물 공부할것과 숙제
    아침준비.....

    이렇게 모든걸 챙겨 주다 보니
    어느순간 아이가 스스로 하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물건도 잘 잃어 버리고
    시간도 잘 잊고....

    그래서 해결책으로 그동안의 과도한 챙기기를 접었습니다.
    처음엔 학교도 늦고 준비물도 빠뜨리고
    부작용이 있었지만
    하나씩 챙기기 시작합니다.

    뭐 아직도 좀 맘에 안드는 구석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켜 보려고 합니다.

    지금 저학년일때 고쳐야지
    나중에 커서는 더 힘들거란걸 알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편식을 하면 영양불균형상태가 되고
    신경조절능력이 저하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입니다.
    학습능력이야 타고나는 부분이 있고
    후천적으로 챙겨서 공부했던 부분도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챙기는 것과 학습능력인 직접적인 관련은 없어 보입니다.

    #####

    약의 도움을 받는 다면 일시적인 호전이 있겠지만
    투약을 중지하면 원인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다시 심해 지겠죠.

  • 2. docque
    '09.7.15 12:33 PM (221.155.xxx.197)

    초등학교 저학넌때 부터
    아이들이 해야하는 공부가 많다보니
    부모님들이 급한 마음에 아이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요구하는 것들이 많다보니 자기주도학습이
    안되는 점이 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생활습관도 마찬가지 일거구요.

    아이를 앞질러 가지 말고 아이의 뒤에서 옆에서
    조언자가되는 역할도 아주 중요한데
    그동안 너무 성급하게 끌고 다녔던거라 생각하고
    좀 천천히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지만 아이의 학습태도라던가
    생활습관이 좀 개선되는 경향이 보입니다.
    단기간에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방향은 맞는것 같습니다.
    아이키우는 부모의 맘은 같을거 같네요.

  • 3. docque
    '09.7.15 12:45 PM (221.155.xxx.197)

    아이에게 아말감 시술을 받은 적이 있다면
    제거하는게 좋아요.
    중금속은 신경독성이 있습니다.

    알루미늄이 들어간 빵종류도 당연히 피해야 하구요.
    덩치가 큰 생선종류도 피해야 합니다.
    야채를 안먹는 아이라면 더더욱 중금속이 몸에 축적되기 쉽습니다.

    오메가3/미네랄/야채
    요런거도 좀 챙겨 주시면 좋아요.
    꼭꼭 씹어먹게 하고
    식사중에 물종류는 적게 먹는게 좋아요.
    다른 동반증상도 체크해 보시면
    아이의 몸상태와 원인을 파악하시는데 도움이 됩니다.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health&page=1&sn1=&divpage=1&sn=off&...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것도
    신경조절 능력을 좋게합니다.

  • 4. 흠..
    '09.7.15 1:32 PM (202.20.xxx.254)

    ADHD로 한 번 검색해 보시지요. 의외로 ADHD 아이들 많고, 또 그 만큼 소아 정신과에서 진단 내리기 쉬운 것도 ADHD입니다. 그 다음에 치료 방법으로 약물을 쓰든, 뉴로 어쩌구를 하든.. 그건 그 다음 단계에요. 그리고 ADHD 아니고 다른 것일 수도 있구요.

    만약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면, 어리면 어릴 수록 치료도 빨리 되는데, 이러 저러 해서 늦어지는 경우 아이가 힘이 들지요. 대치동의 어느 병원을 얘기하시는 지 모르겠으나, 하여간 걱정된다면, 상담소..뭐 이런 곳 말구요. 진단을 내려 줄 수 있는 소아 정신과로 가서 진단 받아보시는 게 좋아요. 진단해서 아니면 마음 편한 거구요. 대학병원이 더 좋겠으나 보통 예약하면 거의 2달 걸리니, 일단 대학병원 예약하고, 개인 병원을 중간에 알아보셔도 될 것 같구요.

    제 아이도, ADHD는 아니나, 소아정신과적인 문제가 있어서, 이런 글에 답변 드리는 건데요. 다른 곳 가셔서 괜한 시간 낭비와 돈 낭비 하지 마시고 바로 병원으로 가세요.

  • 5. 동병상련
    '09.7.25 12:08 PM (219.241.xxx.49)

    저아들때문에 걱정하다가 로긴했어요.
    주위말을 듣자면 대학병원(삼성의료원..)은 가지않는것이 좋대요 첫째, 아무도 책임지지않으며, 관심이 없으니 적극적인 치료를 할 수 없고 진단이 나오면 처방전만 주는 것이 보통입니다.저는 심리치료를 1년간 받다가 산만함은 해결이 않되서 약물치료를 생각하고 있는데 사실 겁이나서...일단 한방쪽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사실 제일 중요한 것은 부모의 양육태도 인데 알고 있는것과 실천이 쉽질 않지요. 자식인지라.. 아침이면 야단을 치지 말아야지. 칭찬을 많이 해줘야지 하지만 ..어렵습니다.지금도 우리 아들은 엄마가 컴퓨터하고 있을때 tv 를 시청중이지요^^
    엄마들.. 많이 힘듭니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우리가 힘내야지. 엄마 아니면 누가 알아주겠습니까? 화이팅!!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221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5,839
682220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3,039
682219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3,351
682218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20,936
682217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2,735
682216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2,712
682215 꼬꼬면 1 /// 2011/08/21 28,437
682214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5,912
682213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6,251
682212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5,739
682211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7,981
682210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4,326
682209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7,616
682208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8,642
682207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9,275
682206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7,811
682205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6,059
682204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5,408
682203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2,364
682202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5,237
682201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4,224
682200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4,442
682199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7,142
682198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4,513
682197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20,645
682196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2,761
682195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4,604
682194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2,680
682193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9,316
682192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2,766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