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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미공개 동영상 촬영현장의 비하인드 스토리 - 안희정

측근의 정의 조회수 : 656
작성일 : 2009-07-07 21:34:54
퍼온 글인데 좀 기네요.. 그래도 글이 깔끔하게 잘 쓰여져 술술 읽혀지실듯합니다..
다만, 경우에따라 수건이나 휴지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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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안희정님을 가까이서 보게 된 것은 참여정부평가포럼(참평포럼) 때였습니다.



신앙적(!) 노빠였다고 자부하는 저는

노 대통령님을 위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안희정님을 돕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님을 돕는 길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참평포럼 일을 하면서 안희정님이 쓰신 <담금질> 책의 출판 실무를 기꺼이 맡았던 거죠.



보통 정치인들의 저서는 본인이 구술하면 작가들이 대필하는 것이리라 추측했었는데,
의외로 안희정님은 직접 쓴 원고(자서전과 옥중에서 매일 써왔던 일기)를 통으로 제게 건네줬습니다.




제가 했던 일은 지나치게 많은 분량의 원고를 추리고
출판사 편집부장과 책 편집에 관한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었습니다.

책으로 나온 원고는 초안의 4분의 1도 안되는 분량이었죠.



원고 초안(A4 용지로 300페이지 가량)을 하루 밤을 꼴딱 새며 읽어 제꼈습니다.
도대체 노무현 대통령과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왜 노무현 대통령과 흔들림 없이 함께 했는지..
감옥생활 후에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섭섭한 마음은 없었는지..
이런 궁금증이 원고에 집중하게 만든 요인이었지요.



그런데 쭈욱 읽어내려가면서 눈을 떼지 못했던 이유는
원고를 읽으면서 제 스스로 많은 위안을 받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 꿈꾸었던 이상적인 사회에 대한 동경..
논리와 당위를 내세워 후배를 다그치다 반발에 부딪히고,
더러운 정치판을 가까이 보면서 실망하다가,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노무현 대통령을 바라보며 희망을 갖게 되는,
그 전반의 과정에 너무나 공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혐오스러워하던 정치판을 젊은 나이부터 접했으면서도,
저와 비슷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오면서도,

저를 절망하게끔 만든 같은 거대한 벽과 수없이 마주쳤음에도,
좌절하지 않고, 변절하지 않고, 굴복하지 않으면서
다시 일어나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힘을 기울였던 안희정의 모습에서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 사설이 길었습니다.



그래서 한 달 반 정도의 출판준비 작업을 거쳐
<담금질>의 출판이 코 앞으로 닥쳐 온 어느 날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출판기념회 참석이 어려우실 것 같아
대신 동영상을 찍기로 허락받았다고 안희정님이 말하는 것입니다.



이 때를 놓칠새라 저는..
"위원장님(당시 참평포럼 상임집행위원장의 호칭), 제발 저 좀 데려가 주세요. 대통령님 한 번만 뵙게 해주세요"
이렇게 체면 불구하고 떼를 썼는데 안희정님이 허허~ 웃으며 흔쾌히 허락을 해줬습니다.



그래서 촬영은 이성수님이, 인터뷰는 제가 하게 됐지요.
온전히 뗑깡의 승리였습니다. ^^



이렇게 해서 동영상 중간에 본의 아니게 '지나가는 행인 1'로 출연하게 된 것입니다.
(해명하자면 대통령님께서 갑자기 눈물을 흘리셔서 손수건을 찾으러 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님께서는 휴지로 그냥.. ㅠ.ㅠ)



촬영은 두 꼭지로 나눠서 진행됐습니다.
한 꼭지는 이번에 공개된 '참모 안희정을 말한다'였구요,
다른 꼭지는 '출판기념회 축사'였습니다.



'참모 안희정을 말한다'라는 주제로 촬영을 할 땐 안희정님이 자리를 비켰습니다.
본인이 앉아있으면 대통령님께서 편안하게 말씀을 못하신다고..



촬영 도중 대통령님께서 갑자기 눈물을 흘리시는 바람에
촬영장은 숙연한 분위기가 형성됐고 저희도 따라서 눈시울이 벌개졌죠.
두 꼭지의 촬영과 가벼운 담소를 나누고 한 시간에 걸친 일정을 끝냈습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저와 이성수님이 안희정님께
"대통령께서 엄청 눈물을 흘리셨어요", "이거 공개하면 대박이겠어요"라고 말씀드렸더니

안희정님 왈, "대통령님의 눈물은 절대 공개하지 말아라. 내게 보탬이 되고자 대통령님의 눈물을 이용할 수는 없다."고 단호하게 거부하시는 겁니다.



그래서 출판기념회 때는 '출판기념회 축사' 동영상만 틀었고,
'참모 안희정을 말한다' 부분은 눈물 흘리시는 장면을 빼고 편집해 <길> 동영상에 일부 장면만 넣은 것이지요.



어제 <사람사는 세상> 홈페이지에 그 원본 동영상이 올라온 것을 보고
안희정님께서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안희정님은 촬영현장에서도 자리를 비켰고,
촬영 후에도 차일피일 미루다 동영상 원본파일을 보지 못한 채
어제 처음으로 생전의 동영상을 본 것이라고 하네요.



대통령님은 생전에 안희정님 앞에서는 살가운 애정표현을 잘 못하셨다고 합니다.
그 분의 각별한 애정을 사후에 동영상으로 접한 슬픔이 얼마나 클까 상상할 수조차 없습니다만..



벨라짱님이 하신 말씀처럼..
부디 조금만 덜 슬퍼하시고 조금만 덜 자책하시길 바랍니다.


펌곳:대장부엉이 http://cafe.daum.net/coolowl  ..
IP : 121.190.xxx.21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ㅠ
    '09.7.7 10:23 PM (115.140.xxx.24)

    혹시 안희정님책 어디서 구하는지 아시는지요..
    검색해도 찾을수가 없네요...

    안희정님은....노짱님의 살림꾼이셨나봐요..
    명함이..20개정도 된다고..
    생수회사 명함부터...보험회사까지...ㅠㅠㅠ

    얼마나 생활이 힘드셨을까요..

  • 2. --
    '09.7.7 10:25 PM (121.144.xxx.87)

    일주일에 사흘은 봉하에 머물며 노대통령님을 편안하게 보내기 위해 일하시는 안희정님!!
    담금질이라는 책 사서 읽어볼께요. 좌희정 우광재라고 하셨는데 존경합니다.

  • 3. ▶◀ 웃음조각
    '09.7.7 10:28 PM (125.252.xxx.103)

    안희정님.. 고맙습니다.

    안희정님같은 분이 곁에 계셔서 그나마 노대통령께선 그 삭막한 정치판에서도 덜 외로우셨을 거란 생각이..ㅜ.ㅜ

  • 4. ..
    '09.7.7 10:44 PM (114.200.xxx.71)

    노대통령님 서거하신 다음날 봉하마을 갔다가 바로 옆에 서 계셨던

    안희정님 뵙고 잠시 놀랐는데

    힘내시라는 인사 한번 못한게 내내 후회되네요

    안희정님..

    힘내시고 항상 지지하겠습니다

  • 5. ....
    '09.7.7 11:31 PM (123.228.xxx.12)

    안희정님 책...
    전 종로 반디앤루니스에서 구입했어요.
    대형서점에 전화해보시고(단, 리브로는 제외) 재고 없으면 갖다놔달라고 하심
    1-2일후 들여온답니다. 여러 사람이 전화해서 찾으면 더 많이 갖다놓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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