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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남편이 너무 좋아지는데 제 자신은 싫어져요;;

답답 조회수 : 1,393
작성일 : 2009-07-06 15:07:39
남편을 소개로 만났습니다.
제가 좀 첫눈에 반해서 정말 단시간에 결혼을 했어요.
남편은 좀 외소하지만 능력도 있고, 유머도 있고, 재테크 관념도 뚜렷하고...
암튼 여러므로 제게는 완벽하게 보이는 사람입니다.
늘 자기 관리에도 철저하고, 쉬는날도 마냥 퍼져 있으며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사람도 아니구요.

물론 남편과 소소한 일로 말다툼을 하긴 해요.
근데 제가 지금 임신중인데...남편과 저를 가만히 비교해보면 저는 제대로 할 줄 아는게 없는 사람 같아요.

경제능력이 뚜렷해서 살림을 딱히 잘하는것도 아니고 (통장관리를 제가 한다지만 뭐 예산을 세우는것도 아니고
그냥 조금 아껴쓰자는 생각만 할뿐 뭐 딱히 관리하는건 없어요)
집안일을 잘하는것도 아니고 청소도 정말 내킬때만 하고, 남편 밥도 잘 차려주는 편이 아닙니다.
그래서 보다보다 못한 남편이 주말에 청소기를 돌리고 바닥을 닦곤 하죠;;;
남편이 음식 투정이 없는 편이고 소박해서 라면으로 많이 떼우죠;; 자긴 좋다니 그냥 냅둬요;;
시댁에 딱히 잘하는것도 아니고...
그냥 하루종일 딩굴딩굴 보내다가 남편 오면 맞고 뭐 그러네요.

물론 이런 남편을 만나서 제가 갈수록 이러는건지는 몰라도
정말 제 자신이 무기력하게 느껴질때가 많아요. 남편에게 너무 안주를 한 탓인지
이렇게 가다간 복에 겨운 우울증에 빠져서 허덕일 것 같기도 하고...
남편은 저렇게 열심히 사는데 정작 제 인생에 대해선 아무런 답이 나오질 않네요.
제가 너무 싫어지고 갈수록 답답하고 히스테리만 많아져요........
남편이 갈수록 너무너무 좋아지는데 저 자신은 갈수록 너무 작아지고 싫어져서 그게 힘드네요;;
IP : 59.25.xxx.18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7.6 3:22 PM (124.54.xxx.16)

    우와~~전 이런 분들.. 좋아요!!

    남편에게 의지하고 남편만 바라보고
    남녀평등 외치면서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남편이 다 해주면 시잡 잘 간거고
    시댁 잘만난거고 그런 걸로 아옹다옹하고
    뭐 비싼거 안사준다 결혼기념일 생일 안챙겨주엇다
    이런 사소한 것에 목숨 거는 여자분들보면.. ㅉㅉ

    그보다 원글님처럼
    인간 대 인간적으로 고민하고
    내가 부족한거 인정하고 반성하고 깨닫는 그런 과정 거치신분들은요
    언젠가는 씩씩하고 털고 일어나 열심히 사시더라구요.
    원글님 지금은 임신중이시니 좀 게을러도 되고 쉬셔도 되구요.
    아가 어떻게 잘 키울까 그거 공부하시구요.책도 보시고...사실 지금이 황금기잖아요
    좀 있다 식구하나 늘면 정말 이런 고민 할 시간도 없어요.

    애기 위해서 책도 많이 읽으시고 동화책도 골라놓으시고
    또 우리 아이를 어떤 인간으로 키울까 적어도 보시구요. 할 일 많아요.^^
    힘내세요..작은것부터 바로잡으려 하시구요. 너무 남편만 존경하지 마시고요
    님도 어느 부분 좋은 면이 있어요. 다 나쁜 사람은 없으니까요.

  • 2. 비타민
    '09.7.6 3:33 PM (110.9.xxx.6)

    님의 마음도 그렇지만, 그런 님을 봐야하는 남편분도 안타까워서 조언을 좀 드릴께요.

    아마도 님은 '어떻게 살고 싶다,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구체적으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님이 텔레비젼을 보거나 잡지를 보거나 했을 때, '멋지다, 이렇게 살아야하는데...'하고
    느껴졌던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었나를 생각해보세요.

    요리를 배워서 맛난 음식하는 사람,
    집안을 직접 꾸미는 사람,
    열심히 책 읽고 박식한 사람,
    화단 잘 가꾸고 텃밭 가꾸는 사람,
    사회봉사에 열심인 사람...

    어떤 사람인가요?

    남편을 만나기 전에는 어떻게 사셨나요?
    아마 결혼한 후 남편분이 잘해주시니 아마 스스로 노력할 구석이 없어졌을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있어요.
    자신이 주도적이 되지 않으면 의욕이 안 나는 사람이죠.
    남편이 적당히 빈 구석이 있고 님이 밥상 제대로 안 차려주면 툴툴대면서 밥도 안 먹어서
    님이 열심히 밥해야하는 상황이라면 열심히 집안일 할지도 모르죠.
    그런데 남편이 불평이 없고 청소도 하고 하니 더 안하는 상황...

    내가 왜 그런가를 이유를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보세요.
    사람이 점차 발전하는 사람들은, 어느 순간 자신을 냉정하게 뒤돌아봅니다.
    많이 아프고 외면하고 싶지만 자신의 어떤 문제점을 냉정하게 인정하고
    그걸 고치려고 노력하면서 계속 발전해나가지요.

    왜 내가 무기력 상태에 빠졋는지 한번 곰곰히 냉정하게 되짚어볼 기회입니다.
    목적이 없는 삶을 못견디고 무기력해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님도 그런 분일 가능성이 높아요.
    (저도 그런 부류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계속 단기적, 장기적으로 삶의 목표를 설정해야해요.

    저라면 님 입장에서 무엇을 할까요? 참고하시라고 제 생각을 풀어놓는다면,
    아이가 나오면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2년 정도를 가사에만 전념해야한다고
    생각하면, 꽤 긴 시간이죠.
    이 기간동안 뭘해도 굉장한 수준이 될 수가 있어요.

    요리를 아주 기초부터 하나하나 배워서 아기 이유식도 제 손으로 만들고
    아이가 이것저것 먹을 수 있을 때, 직접 만들어먹일 제과제빵도 기초적으로 시도해본다.
    이건 1년이면 도사가 됩니다.
    하루에 딱 1개만 시도한다.

    아이를 제대로 기르기 위해 유아교육에 대해 기본적인 것은 책을 10권 정도 읽는다.

    그리고 하루 생활 스케쥴을 짜봅니다.
    아침에 30분 건강을 위한 산보. 태교를 위한 독서와 음악감상 2시간.
    점심 먹고. 남편 위한 저녁 반찬 준비. 등등...
    1달만 해보세요.
    이상하게 내가 변해있습니다.
    그리고는 뭘 해야할지 감이 잡힙니다.

    궁극적으로는... 어떤 가정을 만들고 싶은지를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지금부터 그것을 시작해보는 겁니다.
    할게 무척 많죠?
    그리고 남편이 집에 들어오고 싶어서 안달이 나고, 집에 오는 순간
    너무 좋아서 입이 벌어질 그런 가정이 어떤 모습인가 생각해보세요.
    그 안에서 님은 그걸 만드는 일꾼이 아니라, 창조자입니다.

    아직 아무 것도 없는 백지 앞에서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하고 망연자실한 모습이 보입니다.
    암담할 거에요.
    하지만 그 백지에 내 맘대로 선을 긋는대로 작품이 나온다는 것을 생각해보세요.
    그 백지 그대로 놔두면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하지만 님이 멋진 그림을 그리면 그 백지는 가치있는 종이가 됩니다.

    시작해보시고 싶지 않으세요?
    남편이 기뻐할 그림을 그릴 수 있으실 거고, 님은 더 행복하실텐데요...

  • 3. 원글
    '09.7.6 3:42 PM (59.25.xxx.180)

    마자요;; 윗분들 댓글 읽어보니 눈물이 주르륵~흐르네요.
    전 좀 제가 주도해서 밀고 나가는 스타일인데 결혼 후 정말 제가 변한것 같아요.
    남편이 알아서 잘하니 내가 필요없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남편은 뭐든 척척해내요... 군말도 없고 투정도 없어요....
    제게 기대거나 뭔가 바라지도 않죠...
    그렇다고 저를 사랑해주지 않는다는건 아닌데...
    그냥 제가 맛없는 된장찌개 끓여도 나없으면 밥못먹는 그런 사람이길 바랄때도 있어요...
    그럼 밥이라도 제가 맛있게 하도록 노력할테니...
    제가 무슨 얘길 하는지도 모르겠네요;;; 날씨탓인지 계속 눈물만 나네요;;;

  • 4. 비타민
    '09.7.6 3:55 PM (110.9.xxx.6)

    그런 타입이라면, 사소한 것에서 남편이 님에게 기대게 하지 마세요.
    남편분이 알아서 척척한다면 잘 됐습니다.

    님은 님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세요.
    여자들이 결혼 초에 실수하는 것이 몇가지 잇는데, 남편이 사소한 것들을 자꾸
    자신에게 의지하게 만드는 거에요.
    집에 오면 양말도 벗겨주고, 벗은 양말 자기가 챙겨주고
    아예 모든 것을 입안에 혀처럼 다 챙겨주죠.
    해주고 싶어서, 사랑이 넘쳐서 해주는데 남자들이 거기 익숙해지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이젠 여자들이 못 견뎌해요.
    왜 저렇게 손하나 까딱 안하냐고... 나만 부려먹는다고 하죠.

    남편분은 굉장히 독립적이고 긍정적인 분이네요.
    이런 분을 님이 챙겨줘야 사는 사람으로 만들면 님에게도, 가정에도, 본인 자신에게도
    손해입니다.
    님은 그런 거에 신경 쓰고 남편 챙겨주는데 쓸 여력을 님 자신을 계발하는데 쓰세요.

    님 자신을 계발하면 장차 님 아이가 훌륭한 엄마를 갖게 될 거고요
    남편은, 자기 시중드는 아내 대신 능력있고 다재다능한 아내를 갖게 된다는 겁니다.

    남편 챙겨주는 자잘한 것을 잘해주는 그런 아내보다 다른 면에서 더 능력을 발휘하는 아내,
    해볼만 한 거 아닌가요?

    님의 아이들을 생각해보세요.
    엄마 없으면 냉장고에 있는 반찬 하나 못 꺼내먹고 짜장면이나 시켜먹고 쫄쫄 굶는 애를 원하세요,
    엄마 없어도 냉장고에 잇는 재료 꺼내서 카레라이스도 끓여먹는 아이를 원하세요.
    엄마 잔소리 없으면 숙제도 안하는 애를 원하세요,
    엄마가 아파서 병원에 한달간 입원해 있어도 자기 공부 알아서 하는 애를 원하세요.

    하물며 다 성인인 님 남편에게 '내가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하는 미성숙한 남자'를
    원하는 것은...
    님 자신이 뭔가 심리적인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상대에게 내가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 받지 못하는 위치가 불안한 심리.
    홀어머니가 외아들을 옆에 끼고 있지 않으면 불안해하며, 자기가 장가간 아들의
    팬티까지 다 챙기지 않으면 불안한 심리,
    내 아들에게 내가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지 않으면 스스로가 못 견디는 심리와
    거의 다르지 않아요.
    그건 내 자아가 불안하기 때문이에요.

    아마도 남편을 정말 좋아하지 않았아면 이런 심리가 두드러지지 않았을 거에요.
    남편이 좋아질수록 남편에게 내가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확인 받고 싶은데
    남편은 내가 없어도 알아서 잘 하니 불안하고, 그러니 의욕이 없어지는 거죠.

    그러니 이건 남편 문제도 아니고, 결국은 자기 자신의 심리불안입니다.
    그 원인은 본인이 이제부터 하나하나 해결해가셔야 합니다.
    본인의 행복과 남편, 더 나아가서는 님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요...

    어떤 엄마는 어느 정도이냐 하면, 아이에게 어떤 과자를 먹으라고 합니다.
    아이가 먹기 싫다고 하면 엄청나게 실망하고 좌절합니다.
    아이는 '과자'를 거절한 것인데 '엄마'를 거절했다고 받아들이는 거에요.
    그려면 아이가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나라 엄마들의 대부분이 자기 아들에 대해 이렇습니다.
    그래서 아들의 거절을 견디지 못해하죠. 그걸 보고 큰 아들은 그래서 결혼 후에도
    자기 엄마의 속을 상하게 하는 일은 하지 못해서 마누라를 병들게 하는 악순환이 되지요...

    내가 내 자아가 약해서 스스로 힘들고, 다른 이를 힘들게 하면 결국 그것은
    모두를 힘들게 합니다.
    문제는 본인에게 있으니 왜 나는 '다른 사람으로 인해 모든 기쁨, 불행, 아픔, 슬픔'이
    주어지는지를 생각해보세요.
    아마 살아오면서 그런 일이 수없이 많았을 겁니다.
    님이 상대를 좋아할수록 그런 일이 더 강하게 일어나고, 그래서 결국은...
    그 상대와 관계가 악화되고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을 거에요.
    님이 남편과 그런 상황이 되면 과연 견딜 수 있을까요?

    그러니 지금 바로 서시고, 님 마음을 다스리시고,
    그런 마음을 일으키는 성장과정 중의 심리적 원인을 파악해보시면서
    마음을 키우시고 상처 받은 마음을 고쳐나가시길 권유드립니다...

  • 5. 비타민님
    '09.7.7 1:42 PM (211.40.xxx.58)

    고맙습니다.
    제게도 도움이 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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