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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엿 본 소감

곰도리맘 조회수 : 974
작성일 : 2009-07-06 07:58:32
가뜩이나 살이 쪄서 빼야 할 판인데 키톡에 들어가니 별게 별게 다 있네요.
뭐 부꾸미, 호빵, 김치 하여튼 여러 요리들이 엄청 올라와서 눈이 굉장히 즐거운데요.
한참 보다보니 내가 너무 가난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슬쩍 들더군요.
나도 멋지게 한 샷하고 싶은데 이빠진 그릇에다 여기 저기 잡탕식 그릇
살림살이도 제대로 없고 후라이팬 하나, 큰 남비 하나 그러네요.
그래도 이것으로 그 동안 많은 요리를 했고 손님을 초대했고
교회에서 서빙도 자주 하고 그랬습니다. 하지만 키톡에 올리려면 정말 때깔이 안 나겠어요.
부럽더군요. 저는 듣도보도 못한 여러 가지 주방기구들...

낼 모레면 마흔이에요. 결혼 10년 됐구요.
남편 일때문에 나라를 두 번이나 옮기면서 이사를 여러 번 하다보니
오래된 물건이 없고 그야말로 5분대기조의 인생을 살았네요.
나그네 인생길이라 생각하니 이젠 집에 물건 많은게 싫어졌답니다.
그래서 최대한 책을 빼곤 간단간단하게 살고 있는데요.
집엔 가구도 없고 소파도 두지 않았어요. 식탁이 책상도 되고
손님을 맞는 가구도 되고 그런 셈이에요.

집은 20평 넘는 오래된 아파트인데 가구는 붙박이나 그마저 낡았고
첨 이사 왔을 때는 바퀴벌레가 드글 거려 정이 안 갔고
지금은 여러 번 방제를 한 탓인지 1주일에 한 마리 정도 목격됩니다만...
시클라멘 화분 하나, 그리고 실내식물 두 그루가 제 벗네요.
집도 2층에 있는지라 좀 시끄럽고 강쥐한마리와 남편이 식구의 다에요.
오랜 세월 아기가 안생겨서 내년쯤 입양을 생각중인데 해외라 어떨런지..

하루 하루 전쟁과 투쟁...그리고 아마도 요즘이 내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때일는지
시험관도 한 번 했는데 안됐어요. 그리고 이후 갑자기 살도 많이 찌고
호르몬 교란 때문인지 살이 마구 마구 찌네요. 그나마 날씬했는데 이제 배가 너무 나와서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데 우울증 때문인지 폭식...그러다 키톡에 들어간거고요.
아이는 없는데  제 주변 사람들이 갑자기 모두 셋째, 넷째를 가졌네요.
홀가분한 제가 이들 사진 찍어주고 옷사주러 다니고 먹을 것도 해주고 다닙니다.
참, 가끔 이런 일을 제 자신이 웃기기도 해요.
내가 애가 없다고 해서 남에게 아이 생기는 것을 시기하거나 하진 않아요.
그건 그들의 행복이라고 생각하니까요.

하는 일은 기독교관련일이고 (개독이라 욕하지 마세요)
전 이명박 아주 싫고 노무현 대통령 때문에 너무 마음이 아픈 사람 중 하나랍니다.
아이문제로 하나님께 여러 번 기도했고 이 문제로 큰 고통이 있지만 그리고 아직
하나님의 뜻을 다 알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알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한 요리하는 사람이었고 한 깔끔한 사람이었는데 키톡을 보니
참 인생이라는게 자기가 꿈꾸던 만큼 되지 않나보다 싶어요.
먼저는 다이어트를 하려고요. 혹시 교회다니는 분 중 저처럼 자녀문제로
오래 고민하다가 해결 보신 일 있는지요?
남편과 저는 많은 절망 속에 있다가 입양을 고려하고 있긴해요.
둘다 아이를 좋아하고 그러거든요.  
IP : 190.17.xxx.23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힘내세요
    '09.7.6 8:39 AM (81.107.xxx.74)

    기른 정이 낳은 정 못지 않다는데, 입양 하셔서 더 행복하게 사셨으면 해요.
    글 쓰신 거 보니 아이 생기면 아주 잘 키우실 것 같아요.

  • 2. 가로수
    '09.7.6 8:47 AM (221.148.xxx.139)

    삶은 내가 이상으로 했던 그것과는 아주 다른 방향으로 가더라구요
    그런데 그상태에서 최선을 찾는다는 가장 교과서적인 방법이 맞는 방법이라는 생각을
    살면서 참 자주하게 되어요
    입양은 그아이로 내가 행복해질 것을 기대하는것에 앞에서 내가 누군가의 인생을 위하여
    헌신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한다면 참 의미있는 일일거예요
    저는 준비안된 입양으로 고통받는 한 가정을 알고 있는데 엄마도 아이도 너무 가엽고 안타
    까와요. 자신과 우리 가정을 잘 점검하여 행복한 입양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도 키톡을 보면서 감탄을 금치못하는데요..또한 가볍게 사는것도 한 방법이니까요
    저도 두가지 갈림길에서 늘 갈등한답니다, 점점 더 없애고 가벼워질까..아니면 좀 더
    생활의 재미속에 빠져볼까..후자가 매력적인건 사실이예요^^

  • 3. 달팽이™
    '09.7.6 10:58 AM (116.121.xxx.96)

    곰도리맘님 글에서 따스한 느낌이나요.
    뭔가.. 분명 약간 한탄이 섞인 글인데도 그런데도, 차분하고 여유있는 느낌이 들어요.

    집안 살림이나, 나이나 결혼의 연륜(?)이 저와 비슷하시네요.
    2년 전인가.. 저도 한 때 집을 예쁘게 꾸미는 사람들이 많은 카페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가벼운 우울을 느끼기도 했어요.
    또, 82에서는 듣도 보도 못했었지만, 명품이라며 사람들이 열광하는 주방용품들
    구경도 하고.. 한 개 두 개 정도 사보기도 했었지요.

    스스로의 즐거움을 위해 한 두가지 사는 것... 좋다고 느꼈어요.
    수집(?)과 과시에 홀릭하지 않는다면, 10년 된 주부에게 이런 변화는 필요하다고 생각되요.
    어느정도 욕구랄까 욕망이 충족되면, 원래의 내 자리가 그리 초라한 것이 아니었음이 스스로
    느껴지더라구요.

    아마 제게 부족했던게, 예쁜 살림도 날씬한 몸매도 아닌.. 자존감이었던 같아요.
    다이어트도 하세요. 예쁜 살림도 조금 사보세요.하나씩 이루시면서 자존감도 되찾으세요.
    정말 사랑스런 아이도 맞이하시길 바래요.
    저도 입양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어요. 아이가 하나 있어요. 어쩜 살면서 우리에게 가족이
    더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가 올 지 모르죠. 사람사는 일이니까...
    그 때가 온다면 입양을 하기로 저희 부부가 결정했거든요.

    저는 때때로 라인홀트 니버의 기도문을 외우고 있어요.

    - 주여, 제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은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의연함을 주시고,
    바꿀 수 있는 것들은 바꿀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그리고 (바꿀 수 있음과 없음)둘을 분간할 수 있는 지혜를 허락하소서-
    (God, grant me the serenity to accept the things I cannot change;
    Courage to change the things I can;
    And wisdom to know the difference.)

    곰도리맘님께도, 의연함과 용기 그리고 지혜의 은혜가 넘치길 소원합니다.^^

  • 4. 곰도리맘
    '09.7.6 11:00 AM (190.17.xxx.239)

    주옥같은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82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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