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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사제 1178인, ´초강력 시국선언´ - MB물러나야

바람의이야기 조회수 : 892
작성일 : 2009-06-16 01:18:04
[전문]한국천주교사제 1178인 시국선언문


"이 사람아, 주님께서 무엇을 좋아하시는지, 무엇을 원하시는지 들어서 알지 않느냐? 정의를 실천하는 일, 기꺼이 은덕에 보답하는 일, 조심스레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일, 그 일밖에 무엇이 더 있겠느냐?"(미가 6장8절)



작년 여름 우리는 이웃 종교인들과 함께 공권력에 마구 짓밟혔던 광장의 민심을 어루만져주며 이제 촛불일랑 자신을 바로 세우는 성찰의 힘으로 삼자고 말씀드렸다. 그 후로 대부분의 시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갔고, 덕분에 대통령은 본분에 충실할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하지만 그 다음 벌어진 일들을 보면 국민의 기대는 물론이고 대통령 자신의 반성과 언약을 속이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각종 이권과 특혜는 오로지 극소수 특권층에 집중시키고, 경제난국의 책임과 고통으 사회적 약자들의 어깨에만 얹음으로써 극구 공생공락의 생명원칙을 파괴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한 번 묻고 싶다. 고작 자기들만의 행복을 영영세세 누리자고 어렵사리 이룩한 민주주의의 성과와평화통일로 가는 화해와 상생의 기조를 대수롭지 않게 파탄으로 몰고 가는 현실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게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추모민심에서 극명하게 나타났고 최근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이 담고 있는 충정어린 호소를 좌우의 이념갈등으로 격하시키는 모습에서 우리는 비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용산참사의 모든 책임을 희생자들에게 뒤집어씌우고 공권력의 절대적 정당성을 강변하는 몰염치는 바야흐로 벼랑 끝에 몰린 비정규직 등 서민대중을 장차 어떻게 대할 것인지 예고하고 있다. 난국을 타개할 지혜는커녕 용서를 구하는 최소의 겸덕조차 갖추지 못한 권력인지라 그저 미디어 악법으로 여론에 재갈을 물리고, 인터넷과 광장이라는 공론의 장을 봉쇄하면서 국민의 저항을 공포정치로 다스릴 징후가 역력하다. 아울러 경찰과 검찰 그리고 보수언론들이 나서서 빈자들과 저항과 개혁세력의 주장을 거칠게 제압할 기세다. 이런 점에서 자신과 이웃의 생존권을 동일한 것으로 여기는 현명과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중차대해졌고 양식을 갖춘 시민들 특히 종교인들의각성과 분발이 요청되는 국면이 닥쳤다.



이명박 정부는 작년 백만의 촛불을 광화문의 컨테이너로 가로막았고, 올해는 오백만의 국화행렬을 서울광장의 차벽으로 둘러치면서 대화와 소통이라는 당연한 요구를 범법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거듭 국민을 모독하는 불경이다. 최근 대통령의 사과나 내각의 총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대통령은 일찌감치 말의 진정성을 잃어버렸고, 실용정부의 배후라 할 기득권 세력의 양보와 반성이 없는 한 그 어떤 유화 조처도 근본적인 치유가 될 수 없다. 대통령이 이토록 국민의 줄기찬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헌법준수 의무를 저버릴 바에야 차라리 그 막중한 직무에서 깨끗이 물러나야 옳다는 것이 우리 사제들의 입장이다.



이제 국민이 해야할 것은 대통령을 향한 애달픈 호소가 아니라 진짜 국가공동체를 차분하고 냉정하게 준비하는 일이다. 공적인 것(Res publica)은 바로 국민의 것(Res populi)이라는 대원칙을 성립시키는 나라를 꿈꾸며 토론하고 기도해야 할 때다. 천만다행으로 우리는 대운하, 광우병소고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등 중대한 시련을 겪으면서 경쟁과 욕망을 예찬하던 삶의 방식을 깊이 성찰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생명평화라는 새로운 가치에 활짝 눈을 뜨게 되었다. 특히 청소년들이 민주주의의 근본을 지적했다는 점과 대중매체의 속임수를 깨닫게 된 것은 그야말로 놀라운 수확이며 새로운 사회공동체를 위한 희망의 씨앗이라고 하겠다.



경인운하와 4대강사업으로 인한 자연파괴와 신문방송법 등 소위 엠비악법, 북핵문제, 자본권력에 대한 사법부의 굴욕 등 오늘의 암울한 현실 이면에는 긍정과 희망의 청신호들이 적지 않다. 그러므로 우리는 슬프고 힘들었던 과거의 저항에서 벗어나 작년 촛불광장의 사례처럼 밝고 환한 마음으로 맞서야 한다.



힘들고 괴로운 시간이 흐르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욕심을 덜어내고, 조금만 더 남을 배려하면 그 자체로도 세상은 환해지고 따뜻해질 것이다. 이런 착한 마음으로 서로 도와가며 오늘의 어려움을 이겨내자.



마지막으로 우리 사제들부터 자기 본분에 철저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자기도 모르게 교회는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더욱 멀어졌고 우리는 세상과 동고동락하기를 꺼렸다. 이제 우리는 우리 산하를 덮친 모든 재앙과 파국에 사제들의 책임도 크다는 점을 통감하며 이 땅에 화해와 일치의 강물이 넘치도록 복음을 전하는 일에 신명을 다 바칠 것을 삼가 서원한다.



2009년 6월 15일

6·15선언 9주년에

한국천주교사제 1178인 일동  

출처 : "MB, 그 막중한 직무에서 깨끗이 물러나야" - 오마이뉴스
IP : 121.151.xxx.233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
    '09.6.16 1:40 AM (121.166.xxx.3)

    ~~^^

  • 2. 김밥천국불신지옥
    '09.6.16 1:53 AM (124.216.xxx.174)

    이제 국민이 해야할 것은 대통령을 향한 애달픈 호소가 아니라 진짜 국가공동체를 차분하고 냉정하게 준비하는 일이다.

    어제 용산에서 열린 천주교 사제님들의 시국미사를 아프리카에서 생중계로 봤는데 위의 저 구절이 딱 와닿더군요.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불의는 정의를 이기지 못합니다.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모두 이런 강물이 되었음 좋겠습니다. 화이팅~!!!

  • 3.
    '09.6.16 5:16 AM (61.79.xxx.173)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여기 다 담겨있어 좋네요. 고맙습니다 ~~~

  • 4. 제발
    '09.6.16 6:33 AM (61.106.xxx.78)

    모든 종교단체가 불같이 일어나기를...

  • 5. 감동
    '09.6.16 8:02 AM (59.14.xxx.232)

    어쩜 저리 속 시원히 제가 하고픈 말을 해주셨을까요~
    나 하나 한다고 모가 바뀔까나.. 이런 안일한 생각으로
    살아온 자신을 깊이 반성합니다.. 나 하나가 불의한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새기며 작은 힘이나마 적극적으로 동참해야겠습니다.
    신부님들 감사해요~

  • 6. 반대를위한반대
    '09.6.16 8:06 AM (123.247.xxx.128)

    맘껏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시대라고, 누가 더 과격한 말을 할 수 있나 시합하는 사람들 같다.

    대한민국역사상 60년대 70년에 누더기 판자집들이 서울 거의 전부를 덮고있을때도 그랬었다고 하지.. 부자들을 위해 좋은 집 지을 려고, 서민들 다 죽인다고..
    그래서, 90% 거지같은 판자집에 살던 국민들이 이제는 99% 이상 집 다운 집에 살게 된 거란다..

    그리고, 자기들이 반대 할때마다 대통령 물러나면, 수척억씩 하는 선거비용은 자기들이 대겠다는 "양심선언" 도 같이 해주면 어떻겠나 싶다.

    딱 한줄이면 될 것을 뭘 길게 그리 떠드는지...

    "선거에서 이기면 자기 맘대로, 지면 도로 막고 모여 지들 맘대로 될때까지...."

    단, 비용은 지들이 댄다고 하면, 대통령 선거 자주 하는 것도 나는 찬성이다.

  • 7. phua
    '09.6.16 8:28 AM (218.52.xxx.104)

    윗님~~(어제는 약간 사이코님이 었지요? )
    글은 짧게...
    그래야 짙은 호소력이 본능을 나타 냄 !!!!!

  • 8. ▶◀ 웃음조각
    '09.6.16 9:31 AM (125.252.xxx.123)

    신부님들!!!! 감사합니다!!!!!

  • 9.
    '09.6.16 10:05 AM (203.232.xxx.3)

    출근했네요...어제의 사이코.
    카톨릭 신자임이 오랜만에 자랑스러워지는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 10. 예전에는
    '09.6.16 10:06 AM (121.188.xxx.228)

    신부님들이 무슨 문제를 들고 나오시면 끝이라고 생각했어요 박종철사건때같이.
    그만큼 심사숙고하시고 시시비비를 가릴수없는 일이기에 신부님들이 나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즘 김용철변호사와 삼성간의 일도 그렇고 용산도 촛불집회도,세상이 막가는것 같군요.
    옳고그름이 분명한 일임에도 신부님들 전체가 나서주지않고 스님들은 오히려 더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시는데 믿고 의지하고 싶습니다.

  • 11. 아나키
    '09.6.16 10:59 AM (116.123.xxx.206)

    겨레에서 보니 우리나라 신부수가 3천인데 그중 1천이 넘는거면 엄청난거라는 기사를 봤어요.
    전 카톨릭은 아니지만, 작년 이후로 카톨릭이 더 좋아지네요.


    당신들의 선언을 시작으로 뭔가 세상이 좀 바꼈으면 좋겠어요.

  • 12. ..
    '09.6.16 11:26 AM (115.140.xxx.18)

    요즘 애덜은 말도 횡설수설해서 이게 이쪽말인지 저쪽말인지 헷갈리게 하네요
    정말 ...정상적인 사람들은 저 일을 할수없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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