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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서

가로수 조회수 : 926
작성일 : 2009-06-14 17:19:51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왔답니다
가톨릭에는 연미사라는게 있어요
미사중에 돌아가신 분의 영혼을 위하여 빌어주는거라고하면 설명이 되려나..
보통 미사중에 신부님이 돌아가신 분의 이름을 부르고 기도하지요
누군가가 성당사무실에 자신이 정한 미사예물을 내고 연미사를 부탁하게 되는 거예요
살아있는 사람은 생미사를 넣는다고 말하는데 누군가에게 기도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신자들이 택하는 방법이지요

전 개인적으로 연미사, 생미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다지 의미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예요
그리고 오랜 가톨릭 신자이면서도 누구에게 기도해달라고 부탁하지도 않고
기도라는 것에 대하여도 좀 어색하게 느낀답니다
기도란 어떠한 일이 이루어지게 해달라는게 아니라 내 스스로 그렇게 살겠습니다하는
다짐이나 의지라고 생각하는 편이구요
그래서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서 기도에 매달리는걸 아주 싫어하지요
전통적인 기독교신자들이 보면 깜짝 놀랄일이지만...전 그래요

그런데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노유스토의 영혼을 비는 신부님의 기도를 들었답니다
노유스토...노무현대통령의 세례명이지요
전 그분이 가톨릭에서 세례를 받았음에도 신자임을 부정했고 김수환추기경을 만난 자리에서
종교란에 '방황'이라고 써야겠다는 말을 했다는 기사를 읽으며 참 정직한 분이라 여겼습니다
어떤 분들은 그걸 보고 많이 비난했지만 전 반대였어요
아마도 어두운 교회현실을 보면서 신자되기를 포기했나보다..그렇게 생각했지요
교회도 학교도 가까이서 보고 그 진실을 알면 참 힘들어지는 곳이니까요

그런데....미사중에 들리는 노유스토라는 이름이 그렇게 가슴에 다아올 수 가 없더군요
어떤 신자가 그분을 위하여 미사를 청했는지 아니면 신부님 스스로 그렇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그분의 영혼이 신부님의 기도로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기를 바랬어요
저도 그영혼을 위하여 또 그분의 죽음이 우리들 가슴에서 다시 부활하여
이시대를 밝게 비추기를 바라며 기도했습니다
훗날 이시대를 살았음이 자랑스러울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IP : 221.148.xxx.139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글내용도
    '09.6.14 5:32 PM (121.188.xxx.222)

    훌륭하시고 고맙기도 합니다.
    꼭 집어서 종교에 대한 어렴풋한 제 마음을 대변해 주신듯합니다.

  • 2. 저도
    '09.6.14 5:41 PM (211.109.xxx.14)

    노무현 대통령님을 위해 전대사 미사를 드렸습니다.
    부디 부디 하늘나라에서는 편안하시길, 국민에 대한 걱정 이제 그만 놓으시고 그저 편안하시길..
    내세가 있다면 꼭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한번이라도..
    제게는 이 분입니다.

  • 3. .
    '09.6.14 5:47 PM (121.88.xxx.247)

    저도 누군가가 '제 누구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하는 말이 너무 어색하게 들렸어요.
    개신교 친구에게 어떻게 뭘 이루게 해 달라고 기도 할수가 있는지 말했더니 깜짝 놀라면서 적극적으로 원하라고 하더라구요.
    친구말을 듣고 제 자신이 어쩜 너무 자만하는게 아닐까 싶은 적도 있었구요.

    솔직히 저는 요즘 제 종교에 대한 회의가 옵니다.
    끼고 있는 묵주 반지를 보면서 허무하고....
    이런 느낌이 든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듣고 너무 맘 좋지 않아 담날 주일 미사에 가서너무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신부님께서 미사중에 '나는 모르는 일이오' 마냥 한마디의 말씀도 거론하지 않으시는데.....
    그날 왜그렇게 제 종교에 대해 충격과 실망감이 크던지요.
    본당 신자가 돌아가셔도 주보에 인쇄되고 거론되는 일인데 어쩜 이리도 무심하신지....


    제 삶의 신념이 정말 종교보다 너무 강한걸까요.
    그렇담 제게 종교가 무슨 역할을 하는걸까요...
    제 믿음이 이렇게도 흔들리는건.....
    나중에 명동성당서 추모 미사 참석을 하면서도 너무나 서운한 맘만 드는게....
    천주교의 입장을 대표하는 공식 미사도 아니고 (정구의현 사제단 주관 미사)...

    제가 왜 이러는 걸까요....
    냉담자는 아니라고 성당에 뜸한 시기가 있었을 때도 믿음에 대해선 스스로 흔들림이 없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요즘은 너무 힘드네요.

  • 4. 가로수
    '09.6.14 6:10 PM (221.148.xxx.139)

    . 님 저도 그러한 과정을 겪었고 어쩌면 지금도 어느부분 그러하지요
    신앙과 종교를 분리해서 생각해 보세요, 저는 좋은 신자가 되기보다는 참된 신앙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고민과 회의가 없는 종교가 과연 바람직할까 싶기도 하고요..
    종교는 그저 제 부모려니 합니다 부모에 대한 기대는 크지만 부모도 실수하고 잘 못생각하고
    그러잖아요 천주교는 로마서부터 보수화되는 그래서 거꾸로 가는듯한 과정을 겪고 있는데
    (지금 교황님이 선출될때 저는 '아이쿠' 했답니다) 가톨릭신자를 넘어 그리스도신앙인이라는걸
    생각해야 할거예요 훗날 역사에서 그당시 잠시 가톨릭이 보수화되고 있다가 개혁이 되었다..
    그랬으면 좋겠어요

  • 5. .
    '09.6.14 6:56 PM (121.88.xxx.247)

    가로수님,....그런가요....

    제가 사는 동네가 유난히 천주교 단체도 많기에 오가는 수녀님도 많지요.
    요즘은 왜그렇게 그분들 조차 낯설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쩜 제 스스로 천주교에 대한 자부심이 너무 컸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문득 아무 장소에서나 하느님께 기도도 해보고 친정집에 두고 왔던 오래된 '하루에 3분 묵상'책도 가져왔습니다.
    신부님과 성당 분위기를 믿는게 아니란걸 알면서도 맘이 머리와 따로여서 참 불안한 날들입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 6. 노벨상구입
    '09.6.14 8:12 PM (124.49.xxx.95)

    언제 신자임을 부정했나요.
    '하느님을 믿긴 믿는데...' 라고 말했는데 그게 어찌 부정한건가요
    믿기는 믿는다고 하셨는데

  • 7. 가로수
    '09.6.14 8:39 PM (221.148.xxx.139)

    부정했다는 말이 걸리나요? 그럼 긍정하지 않았다 정도로 하지요 뭐

  • 8. ..
    '09.6.15 12:42 AM (211.247.xxx.152)

    짧은 소견이나마 원글님께선 기도에 대한 의미를 오해하고 있으신것
    같아서 몇자 적습니다....

    기도는 무얼 원해서, 얻기위해, 변화시키기위해 하는것이라기보다는
    하느님과의 만남이며, 하느님현존에 대한 체험, 관계를 뜻하는것이죠...
    기도함으로써 얻고 변화하는것은 부수적인것이구요,
    그러기에 기도를 많이 하라는것이구요,.

  • 9. 가로수
    '09.6.15 8:20 AM (221.148.xxx.139)

    ..님 맞아요 님의 말씀이
    제가 기도의 본질을 말하지 못하고 왜곡된 모습을 말하고 있는거지요
    그런데 그왜곡이 너무 커서 본질에 접근을 못할 때가 너무 많네요, 종교안에서요

  • 10. ....
    '09.6.15 8:58 AM (115.136.xxx.205)

    저도 성모상앞에 초 하나를 봉헌했답니다. 노 유스티노의 영혼을 위해서....

  • 11. ...
    '09.6.15 9:01 AM (115.136.xxx.205)

    신부님도 인간입니다. 저희 본당 신부님도 미사중에 정치 이야기 하시는 걸 좋아하시는데 신자들이 그걸 무척 싫어합니다. 그래도 또 합니다. 신부님도 인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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