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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집 못찾아 헤메는 아버지 매정하게 모른척하는 딸을 봤어요.

어제 조회수 : 6,259
작성일 : 2009-06-10 12:42:28
어제 저녁 종로 4가 부근에서 행색이 초라해보이는
60대 후반정도의 할아버지가 저한테 길을 물으시더라구요.
(종로에서 막걸리 한잔 걸치셨는지 술냄새도 약간 났구요)
시골서 올라왔는데 딸한테 찾아간다고 동대문이 어디냐고..
자세히 모르시고 악세사리 많이 파는데라고만 그러시고..

그래서 제가 그쪽 복잡하다고 자세히 어느쪽이냐고 물으니
지갑에서 주섬주섬 메모지를 꺼내시는데
자식들 전화번호인지 또박또박 이름이랑 번호를 적은걸 주시더라구요.
자기 딸한테 전화해서 아빠가 여기 있으니 좀 데리러 오라고 해달라고.
핸드폰도 없는듯했구요.

그래서 제가 전화를 걸어 상황 설명을 하니
퉁명스럽게 자기 지금 다른데 나와있어서 못간다고
그래서 제가 시골서 올라오셨다는데 어떻게 혼자 찾아가시냐고
지금도 여기서 헤매고 계신다 했더니
쌀쌀맞게 시골에서 오신거 아니거든요.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집이 자세히 어니냐고 물었더니
종로 6가라고 하길래 제가 종로6가 어디냐고 재차 물으니
전화를 그냥 끊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전화 걸으니 받지도 않고..

제가 그 할아버지께 딸이 올 수 없다고 한다고 얘기를 전하자 그 서글픈 눈빛이 아직도 기억나네요.
저한테 취기때문인지 주저리 주저리 실은 내가 낳은 딸이 아니고 기른딸이라 그러시면서
자기가 돈도 많다 그러시고..

제가 집을 찾기 힘드시면 경찰서까지 안내해드릴까요? 했더니 싫다하셔서
그냥 종로6가 방향만 알려드리고 왔어요.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비오는데 우산도 없이 길을 헤매시던데
기른딸이던 어쨌건 그래도 집은 알려줘야지 싶더라구요.
뭐 그딸한테도 나름의 사연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할아버지 집은 잘 찾아가셨을지 걱정이되네요.
IP : 114.207.xxx.153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6.10 12:46 PM (118.176.xxx.171)

    가족이 외면할정도면 그 아버지란 분도 그리 인생을 잘 사신 분은 아닐거같네요. 저도 자식한테
    저런 대접 안받게 잘 해야겠군요...

  • 2.
    '09.6.10 12:50 PM (121.151.xxx.149)

    그냥 이사건만보면 그딸이 한일이 잘한일은 아니지요
    하지만 뭔가가 있다는생각이 드네요
    그냥 무슨 사연이 있나보다라고 생각하세요

  • 3. ---
    '09.6.10 12:52 PM (117.53.xxx.220)

    뭔사정인지 몰라도 아무리 그래도 부모를 외면하는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윗님
    자식한테 좋은대접 받으려고 자식 키우는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인생잘 살지 않은 부모는 부모대접 안해줘도 된다는 논리인지요...

  • 4. 여기
    '09.6.10 12:54 PM (222.104.xxx.39)

    82에 가족상담하면 늘 있는 답에
    멀리하라 인연을 끊어라 하시잖아요.
    그중에 해당하는 사연아닐까요.

  • 5. ...
    '09.6.10 1:05 PM (218.159.xxx.91)

    상황만 봐선 그 딸이 모질다고 생각되지만 뭔가 사연이 있지않을까요.

    술취한 노인 여럿 경험한 바로는 그렇게 나오는
    경우 그 딸 나무랄 필요 없이 112에 전화해서 상황이 이러한 노인 있으니 보호부탁한다고
    전화해요. 부모가 자식 속 썩히며 사는 경우도 생각보다 꽤 많더라구요...

  • 6. airenia
    '09.6.10 1:10 PM (211.177.xxx.139)

    무언가 이유가 있을 듯 하네요..

  • 7. ,
    '09.6.10 2:32 PM (211.58.xxx.176)

    기른 딸이든 낳은 딸이든 집을 안 가르쳐 줄 정도면
    이유가 있지 싶네요.
    뉴스 보면 인면수심의 아버지들도 많잖아요.

  • 8. ..
    '09.6.10 11:19 PM (211.38.xxx.202)

    일부 댓글 보니 어디 무서워서 자식 기르겠어요 -ㅅ-

    저 같은 경우,
    옆지기도 살아말아 하는 판이고
    가진 것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듯하고
    믿을 건 나 자신 뿐??


    하긴..
    재산 들고 집 나간 시아버지, 수술하면 났는 위암 초기라 연락오니
    작은시누 쌩~한 반응입디다

    그때 아버지가 재산 덜 들고 나갔더라면 자기가 이모양이꼴로 안 살았을거라는거죠..

    가슴에 맺힌 한 이해는 하지만
    시댁 분위기상 여유가 있어도 딸자식, 돈 많이 드는 미대 보냈을까 싶어요
    그리고 집 나간 아버지가, 떵떵 거리며 살다가 폭삭 주저앉은 집이
    너무너무 챙피해서 벗어나려는 일환으로 결혼했다가 인생 망했다고 하지만 ..

    자기 편 들어주느라 집안을 뒤집어놓고 간 작은고모를 딸아이는 좋게 보지 않습니다
    자기가 대학만 갔어도, 집에 돈이 조금만 있었어도 자기 인생이 달라졌을거라는 고모를요 ..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인생 말년을 그리 보내시는 것만으로 길러준 딸의 맘이 조금이나마 풀렸으면 좋겠네요

  • 9. 인천한라봉
    '09.6.11 12:22 AM (211.179.xxx.58)

    전 왜 마음이 아픈지..
    그래도 부모님인데.. 나중에 후회되는 행동은 안했으면..

  • 10. 사연
    '09.6.11 10:08 AM (125.178.xxx.31)

    ...나름 사연이 있을테니 판단을 안하는게 이치에 맞겠지요.

    저도 시부랑 인연 끊고 사는데
    시부의 경우는
    끊임없는 바람과 폭력...그래서 시모랑 이혼했는데
    새엄마는 자주 바뀌고 나중에는 미성년인 아이(남편 시누이)들만 내버려두고 사라졌었네요.
    월세보증금도 다 까먹고. 집에는 쌀 한톨 없이...

    그리고 세월이 흘러
    시집 장가갈 나이되니 찾아왔는데
    돈 내놔라..

    지금도 웬수의 피와 살을 물려 받은 죄로
    매월 생활비를 드리지만
    한 달이라도 거르면...사회복지사로 부터 전화 옵니다.

  • 11. 보여지는
    '09.6.11 10:11 AM (115.178.xxx.253)

    것만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일이 수없이 많습니다.
    보여진대로 나쁜 딸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구요..
    그런 일들이 있다는 자체가 가슴아픈일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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