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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약속을 지키지 못했던 분들께 사죄드립니다.

약속은 나의 얼굴 조회수 : 882
작성일 : 2009-06-09 11:26:55
전 제가 그토록 남과의 약속을 업신여기는 사람인줄 40평생 실감하지 못했었습니다.
소소하게 잊고 지나가는 약속들과..
나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게 느껴지는  약속은 양심의 가책도 없이 하루 이틀 슬금 슬금 미루고 안하고...
이렇게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밉게 느껴지긴 처음이네요.
이제 반평생 이리 살아온 제 자신을 반성하고 나머지 반평생은 좀 더 떳떳한 인간이 되고자 고해하는 마음으로 자게에 글을 남깁니다.

얼마전 아는 언니에게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고 일감을 넘겨 받아 일을 하던중 차일 피일 일을 미루는 저를 보았습니다.
결국 약속날짜보다 일주일이나 늦게 언니의 일을 넘겨 주게 되었고 언니 왈 "너 나 말고 다른 사람과의 약속도 이렇게 못지키니?"하는 물음에 그렇지 않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 마음에 핑게댔습니다...'언니의 일에 차질을 준건 아니잖아...'
그랬습니다...언니가 일을 진행하는데 차질을 준건 아니지만..약속에 차질을 빚은 건 생각못했습니다.
그런식으로 스스로를 정당화 시키는 몰염치한 나...

하지만 언니의 그 말은 나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돌이 되어 마음 속에서 되씹게 되더군요.
내가 그런 사람이었나...정말 그런가...

그러던중...장터에서 어느님과의 거래가 성사되고 주고 받고 하는 사이 저는 저의 실체를 알아버렸습니다.
물건값은 약속을 지켰지만 스스로 별것아니라고 여겨 버린 택비값을 지불하지 않고 있는 저...
장황하게 사정 이야기도 필요없구..보낼 틈이 분명 있었음에도 보내지 않은 저를 확인했습니다.
결국 상대방님이 제 직장전화를 수소문해서 제게 전화하는 상황까지 가버렸네요.

"이건 약속의 문제 아닌가요?" 하시는 어느님..
언니의 그 말과 오버랩되면서...
전화를 받는 순간 얼굴이 얼마나 화닥거리는지.. 아직도 마음이 정리가 안됩니다.
제가 그런 인간이었다는게 스스로 부인하고 핑게대고 싶어하는 제 자신이 너무 수치스럽고 창피합니다.

"너 나 말고 다른 사람과의 약속도 이렇게 못지키니?"
"이건 약속의 문제 아닌가요........"

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이 핑게 저 핑게로 남과의 약속을 헌 신처럼 여기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건 제가 제 자신을 아끼는 마음이 그만치도 못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크던 작던 약속은 약속인것을 내 기준에 맞추어 약속을 재고 자르고.
그러면서 자기합리화에 빠져 아무 반성없이 살아온 저를 반성합니다.

아...오늘 제 마음이 마음이 아닙니다.
나의 구석진 곳이 이렇게 더러울줄 몰랐습니다.
오늘 그 더러운 냄새에 코를 막으며 질려합니다.

나를 청소해보고자 합니다.
자기합리화라는 더러운 쓰레기통을 버리고 일대일의 나와 진실게임을 하며 앞으로의 나날을 살렵니다.

제가 약속을 지키지 못했던 분들께 사죄드립니다.

이것을 시발로 다시 태어나게 해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제게 이런 비수의 말들을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는 약속에 신중하며 하지못할 약속을 남발하는 그릇된 인간이 되지 않겠습니다.

약속을 반듯이 지키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IP : 58.103.xxx.25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9.6.9 11:30 AM (115.161.xxx.33)

    저도 언니에게 그런일이 있었죠....그때 언니왈 다른데 가선 그러지 마라....정말 얼굴 화끈거리더군요....우리모두 약속지킵시다...

  • 2. -_-;;
    '09.6.9 11:36 AM (58.143.xxx.240)

    약속을 지키고 안지키고 문제가 아닌 도덕성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의 일도 아니고 의뢰받은 일을, 그것도 지인의 일을 1주일이나 늦게 주다니요.
    그러면서 사과도 없이.
    게다가 택비는 별것 아니라구요. 별것 아닌것, 여기 장터 택비들 다 원글님이 한번 부담해보세요. 별게 아닌것인지.
    멀쩡히 사회생활 하시죠? 직장다니면서 저랬다면 진작 짤렸겠죠.
    약속의 문제가 아닌 도덕성의 문제예요.
    아,, 진짜 싫다.
    앞으로 거듭난다구요.. 전 그런 사람 안믿어요. 20살도 아니고 40살에 저런사람이 무슨수로?

  • 3. 공개사죄
    '09.6.9 11:41 AM (203.235.xxx.30)

    하는 분,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사람은 어떤 계기로 바뀌거나 꼬이거나 하는데
    원글님은 전자를 택하셨네요

  • 4. ..
    '09.6.9 11:43 AM (122.128.xxx.46)

    그래도 이렇게 자신을 깨닫고 고백하시는건 대단하신거 같아요.
    저는 앞으로 님이 새롭게 나실(?) 거라고 생각되요. 화이팅...

  • 5. 그래도
    '09.6.9 11:51 AM (59.13.xxx.33)

    마흔이 아니라 여든에라도 새로운 마음으로 노력하고자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믿어주는 만큼 변할 수도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 6. 약속은 나의 얼굴
    '09.6.9 11:55 AM (58.103.xxx.253)

    ㅡ_ㅡ;;님 감사합니다.
    도덕성의 문제였군요. 고치겠습니다.
    하지만..님 40살에도 할 수 있습니니다.
    전 제가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살아가며 나를 돌아보며...
    그렇게 고쳐가며 마흔을 살아왔습니다.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전 죽을때 나를 고쳐가며 살고 싶습니다.

    진심어린 고견 감사합니다. 반성합니다.

  • 7. 참신한~
    '09.6.9 12:28 PM (121.170.xxx.167)

    새삼 늦었다고 생각 할때가 가장 빠른 때 라는 글이 생각 납니다 ... 결심 하시고 글까지

    대단한 용기라고 생각 합니다 .. 성원 보냅니다 아울러 저도 약속을 잘지키는 삶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 해봅니다 ... 원글님 잘하실 분 같습니다 ^^

  • 8. skfek
    '09.6.9 1:06 PM (219.255.xxx.107)

    저도 원글님과 같은 결심을 해봤던 1인입니다. 그게 저는 저의 게으름이라고 스스로 결론짓고는 깜짝 놀랐답니다. 그걸 깨달았던 순간 지나간 모든 사람에게 정말 미안 했더랍니다. 지금은 지키지 못할것 같은 건 아예 입 밖으로 꺼내지 않으려 노력하고 아이들과의 사소한 약속도 잘 지키려고 노력 합니다. 노력하면 됩니다. 습관이었던지라 참 힘들기는 하지만 저는 그날 그날 할 일들과 지켜야 할 것들 다이어리에 적어 놓고 지워가며 생활 합니다.
    본이이 그렇게 중요했던건지 몰랐던 가치 = 약속 지금이라도 노력하면 됩니다. ^^

  • 9. ...
    '09.6.9 3:16 PM (61.73.xxx.71)

    저도 40 가까운 나이에요.
    조금씩 저를 고쳐가고 있어요.
    안되는게 뭐가 있겠어요?
    좋은 책 한 권 추천해드릴게요.
    '오늘의 한 걸음이 1년 후 나를 바꾼다'
    갑자기 모든 것을 바꾸면 뇌에서 급격한 변화를 거부하기 때문에
    조금씩 천천히 바꿔야 성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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