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원한 것은 평화와 화합이었습니다.
그런데 자게 글 중 몇몇을 읽어보면
고인을 추모하면서도 고인의 뜻은 오해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고인은 내 편과 네 편을 갈라서 내 편만 챙기고 네 편은 깔아뭉개는 정치는 하지 않으려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렇게도 욕을 먹었지만, 그 분은 초지일관하셨습니다.
한국의 학생운동이 87년 이후 급격히 쇠락한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에 매진했지, 그 이후의 비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을 갈라서 적대시하기만 했지, 군사정권을 해체시킨 이후에 어떻게 전 국민을 끌어안을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은 상대적으로 희박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적'이 무너지자 학생운동은 목적을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목적이 없어진 사람들은 방향을 잃습니다.
저는 참여 정부 때도 여러 정책에 불만이 많았습니다. 한미FTA나 새만금사업, 북한산에 도로 내는 거,...
하지만 이번 정부의 정책은 더욱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저도 현 정부와, 끄떡 않는 재벌들과, 기타 이 사회를 이끌어나간다는 엘리트 계층에게
천만번 실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와 같은 국가의 국민입니다.
피해의식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힘들고 고되겠지만, 지난한 설득과 대화, 인고와 화합의 과정이 필요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간디가 왜 비폭력 운동을 했나요?
고인은 왜 퇴임 후 그렇게 괴로운 생활을 하면서도 현 정권을 한 번도 비난하지 않았습니까?
또 하나 제가 걱정되는 것은,
다음 대통령 감은 누구면 좋겠다, 어떤 분을 모시자... 이런 글들입니다.
물론 할 수 있는 이야기고, 해야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현 정권 하 그렇게 논의된 분들의 거취가 걱정되기도 하지만,
제가 정작 걱정하는 것은 그것보다는, 다른 것입니다.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일은, 누군가에게 맡길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해 나가야 하는 일입니다.
누군가가 총대를 매면, 우리는 그 분을 도와 따라가겠다.
물론 큰 인물이 앞서주면 편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인물이 계실지도 모르거니와, 그런 방식으로는 큰 일을 이루기 힘듭니다.
고인이 큰 뜻을 보여주셨고, 몸소 실천해 주셨습니다.
또 누가 필요합니까?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 자신이 그 분의 뜻을 마음에 품고, 그 분이 하셨듯이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힘쓰면 될 일입니다.
지난 주말부터 며칠동안 손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나날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장례도 끝났고, 이제는 일어서서 다시 움직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이 부족한 점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좋은 뜻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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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됩니다.
... 조회수 : 139
작성일 : 2009-05-31 11:45:33
IP : 219.250.xxx.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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