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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아들

며느리밥풀떼기꽃 조회수 : 624
작성일 : 2009-05-11 23:19:52
아주 어린 나이에 열살이나 많은 신랑을 만났습니다.

얼굴도 못보고 첫날밤을 지내고나서야 아침상에서 마주한 신랑은

낯설고 무서운 커다란 아저씨였습니다.

다 그렇듯 일을 배워가며 구박받으며 살던 시절이기에 신랑의 따뜻한 품이 좋았네요.

아이가 하나 둘 생기고

또 그 아이들을 하나 둘 잃어갈때마다 가슴에 묻고

땅에 묻으며 눈물로 보냈습니다.

아이 셋을 잃고 너무도 귀한 아이를 얻었습니다.

장손이라며 좋아하던 시어른들과 신랑에게 받은 대접은 고마운데

또 가슴에 묻을가 걱정하며 애지중지 키워온 자식입니다.

그 이후로도 흔하디 흔한 감기로 몇 아이를 가슴에 묻고

얻은 딸 셋이 장손의 뒤를 이어주었습니다.

나이 많은 신랑을  먼저 보내고 며느리를 맞이 하여

또 나와같은 심정을 겪게 하면서 아이셋을 얻었습니다.

내 아들도 아끼며 살았지만 내 손자는 너무도 아까운 아이들이었습니다.

세월이 지나 나도 이제 가야할 때가 다가왔을때

눈앞에 아물거리는 나의 가지를 두고 먼길을 가네요.

그 보고픈 아들을 사랑하는 아들을 두고 떠나는 발걸음이 무거워

몇 번을 다시 눈떠보고 하면서 마지막 모습을 새겨갑니다.

그 아들이 이젠 어머니의 길을 가려합니다.

벅찬 사랑과 애정 속에서 살아온 세월의 그늘에서 이젠 길 떠나 어미품을 찾으려합니다.

아프게 살아온 세월을 보상 받으며 안기려하네요.



이  모자는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생일도 한달. 가신 날도 한달입니다.

살아 생전 너무도 애틋했던 그 두분이 같은 달에 오고 가는 걸 보면서

천륜은 막을 수 없구나 다시금 깨우칩니다.

이제 내가 그 커다란 나무의 잔가지가 되어서 사랑을 배우려합니다.

시집살이에 힘겨워 죽어서 피어난 며느리밥풀떼기꽃이 아닌

너무도 정겨운 분들에게 배워서 피어나는 며느리밥풀떼기꽃 되려합니다.

애틋한 사연을 다 전하지  못한것 같아서 아쉽네요.


IP : 211.229.xxx.22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설라
    '09.5.11 11:24 PM (222.238.xxx.95)

    가슴이 잔잔해옵니다.
    님도 또 그런 사랑으로
    자식을 보듬고 계시겠지요.

  • 2. 4
    '09.5.12 1:25 AM (218.51.xxx.154)

    좋으글 일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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