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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시어머니가 되었습니다.
드디어 성별을 알려준다는 날이었어요.
남편은 빨리 알고 싶다.. 병원측에서는 법정비공개기간을 지켜야한다.. 하고
갈 때마다 담당 선생님과 가벼운 실랑이를 벌이곤 했지요.
배에 초음파 기기를 대고 이리저리 돌리던 담당 선생님께서
저와 남편을 번갈아 보시며 웃으시더니 "아들이네요~. 이거 보이시지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순간 저도 모르게 후우~ 하고 숨을 길게 내쉬었습니다.
남편은 처음부터 첫 아이를 딸로 원했어요. 뭐 그게 인력으로 되는게 아니지만....
주변을 보면 딸 - 아들 순서가 좋더라고 하면서, 딸이 먼저면 동생인 아들을 잘 돌봐주고,
엄마랑 교감도 많고, 아들 - 딸 순서랑 딸 - 아들 순서 집안 분위기는 다르다면서요.
그말이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전 '아들'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1. 대한민국의 며느리로서의 가장 큰 짐을 벗는 기분도 들었고..
2. 아들을 원했지만 딸만 둘 가진 친정 엄마가 '아들이어야하는데..'하셨던 말도 떠올랐고..
3. 요즘처럼 험한 세상에 아들이 키우기 쉽지 않을까 하는 마음과..
4. 나도 드디어 주는 것 없이 정안가던 시어머니가 되겠구나 라는 서운함..
5. 딸가진 부모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는 사위로 잘 길러야한다는 의무감..
6. 주변에서 흔히 보는 막나가는 인간말종으로 키우면 안된다는 사명감..
7. 난 남자형제도 없고, 아버지도 어릴 때 돌아가셔서 아들키우는 건 전혀 모르는데 하는 무서움..
8. 아들을 낳아야 사람의 도리를 하는 것이다. 라고 하시던 시조부님에 대한 어때요? 하는 거부감..
9. 임신초기에 모시고 사는 시어머니가 하도 아들, 아들 노래를 불러서 그 스트레스로
한달전에 결국 유산한 동갑내기 사촌동생에 대한 미안함..
그 외에도 정말이지 수백, 수천가지 오만 감정과 생각이 머리속에서 마구 섞였습니다.
제일 무서웠던건 저 스스로가 부모가 될 자격을 잘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었어요.
사실은 아직도 아들이다, 딸이다 라는 것보다는 나 스스로가 정신없다.. 라는게 더 커요.
다른 분들도 이러셨나요?
1. 그거
'09.5.10 10:31 PM (58.228.xxx.214)나와봐야 아는데요.
아들이라고 했다가 딸 나오면 의사가 그런대잖아요.
놀라서 떨어졌나? 이런식으로.2. ..
'09.5.10 10:35 PM (218.52.xxx.12)저는 두 아이 다 낳는 그 순간까지 초음파도 한 번 안보고 낳아서
낳고 나서야 성별을 알았는데요
첫아들 낳고 원글님 마냥 정말이지 수백, 수천가지 오만 감정과 생각이
머리속에서 마구 섞였습니다.3. **
'09.5.10 11:00 PM (114.206.xxx.152)저 역시 아들임을 확인한 순간 딸가진 부모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겠끔(결혼 한 이후에도) 키워야 겠다는 다짐과 아들에게 집착하지 않는(결혼 한 이후에도)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답니다. 그래야 울 아들이 행복하게 잘 살수 있겠지요,,,,,
울 아들 성인이 되면 자유롭게 살도록 그 아이를 떠나보낼 생각입니다.
정말이지 울 시어머님처럼 아들, 며느리와 함께 살면서 이것저것 관여하려 하는 시어머니는 절대로 절대로 안되야지 다짐 또 다짐합니다.
울 아들세대 쯤 되면 이런 시어머니들은 더 이상 설 땅이 없어지겠지요. 똑똑한 딸들이 시부모의 부당한 간섭과 차별에 의연히 맞서길 간절히 바랍니다.
전 딸이 없는 관계로 이렇게 키우질 못하지만 딸가진 어머님들, 시부모의 그늘 에서 당신들의 딸들이 더이상 시월드의 고통속에서 허욱적되지 않도록 더욱 강하게 딸자식 교육시켜주세요.
저희 엄마는 절 강하게 교육시키신 분이긴 하지만 왜 왜 왜 제가 분가해서 살아야만 한다고 교육 시키지 않았는지 가끔 원망스러울 때 있어요. 제가 항상 시댁을 좋게만 이야기하니 정말 그런줄만 알드라고요. ... 맘 아플까봐 일부러 숨기는 건데도.4. 저
'09.5.10 11:09 PM (115.86.xxx.54)아들 낳으면서 성교육 잘 시켰야겠단 생각 들었어요.
여자 인생 망가지게 하는것도 순식간이지만 니 인생도 여자 잘못 만나면 망가지니 책임질 일 없으면 함부로 관계 갖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 줄거예요.
저도 예비시어머니고 외동이로 제 아들이 결혼 우선순위에서 밀리겠지만 노후준비 단단히 해서 자식한테 손 벌리지 않을거구요. 울 시어머니한테 많이 스트레스 받았으니 며느리 스트레스 안 줄것 같습니다.5. ㅡ
'09.5.10 11:41 PM (115.136.xxx.174)딸도 마찬가지겠지만 전 아들 낳으면 여자가 얼마나 소중한 존잰지 그리고 한여자를 좋아하게되면 그여자만 바라봐야하고 그여자에게 상처주는일 하지말라고할거고 여자는 육체적으로 남자보다 복잡하고 연약한 존재니 보호해주라고할겁니다.(무거운거 힘든거 니가해라...그래서 웬만큼 크면 집안일에서 힘쓰는것들 다 하라고할려구요)그리고 가장 중요한 책임감을 심어줄겁니다.여자도 마찬가지지만 한사람,자기가정에 대한 책임감이있어야죠.
바람피는거 가정 나몰라라하는거 돈벌 생각안하는거 등등...책임감의 부재때문인것같아서요.
그리고 남편이랑도 그런얘기했어요.우린 자식들 독립해서 살면 그들대로 행복하고 열심히 살수있게 우리 노후 대비 잘해놓자.손벌리지말자..며느리와 아들 사이 갈라놓지말자.행복한 독립을 시켜주자..이런얘기요..6. ㅡ
'09.5.10 11:43 PM (115.136.xxx.174)남편이 이거 하나 댓글 더 달라네요.무엇보다 존경받는 사람이 되라고 교육시키라구요 ㅎㅎ
여자나 남자나 서로 존중하려면 자기부터 행실 바르게 하고 열심히 살아야한다고요...
서로 존중하면 험한말이나 험한꼴 서로 보이는 부부는 안될거라구요...
딸에게도 그러겠죠...아들에게만 해당되는얘긴아니겠죠.
저희도 완벽하진못하니 노력해야겠죠^^7. 저도
'09.5.11 12:40 AM (211.229.xxx.141)아들배속에 있는데....
전 남편이랑 백년해로하면 착한 시모가 될거 같고
남편 없이 홀시모 하면 성격 삐뚤어져서 나쁜 시모가 될거 같네요.8. 저두~
'09.5.11 11:04 AM (211.41.xxx.82)아들내미가 뱃속에 있습니다. 곧 나올거구요. 근데 전 사람들이 성별 물어봐서 대답해주면 거기에 대한 반응이 좀 이해가 안갔어요. "에이, 딸이 좋은데~" 이러더군요. 한 엄마의 딸로서 딸이 가지는 장점들은 충분히 알고 있어요. 근데 딸이건 아들이건 성격 나름인 거고, 아들이 딸보다 선호되어서는 안되는 것처럼 딸을 아들 대비 선호할 것도 없지 않나 싶네요 -_-a 그분들이야 그냥 하는 말이지만 왠지 뱃속 아이에 대해 가치 판단을 하는 것처럼 느껴저서 가끔 기분 좋지 않더라구요. 이제껏 하도 아들아들~하니까 거기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오는 말들 같기도 하구요.ㅋㅋ
전 개인적으로는 아들이기를 바랬어서 다행입니다. 아들 선호 사상도 아닌데, 딸은 왠지 험한 세상에 키우기 무서울 거 같아서요. 훗날 '시어머니'가 된다는 생각에 조금 서글프(?)기도 하지만 딸이건 아들이건 간에 나 좋은 것만 골라서 할 수 있는 건 없죠 ㅋㅋ 딸이면 나중에 시집보낼 때 시집살이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도 있을거구요...아들이건 딸이건 능력있으면 하나 더 낳고 싶지만 그게 가능할지 의문입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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