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도 더 전에 선배 부탁으로
고개가 구비구비, 언덕길이 열십자로 쭉 이러진 어떤 동네에서
파트타임으로 중학생 국어를 가르친 적이 있었어요.
철없던 어린 때라
순하긴 한데 공부도 별로 열심히 안하고
못사는 동네라고 은근히 무시하는 마음으로
파트타임이라 별다른 책임감도 없이
두달만 열심히 가르쳐 준다. 이런 마음으로 다녔던 학원이었는데
한달쯤 지나니까 애들한테 정이 들었죠.
그냥 강아지 귀여워하듯이
집에 갈때 만나면 아이스크림도 하나씩 사주고
교보 문고 나갔다가 삼백원짜리 샤프 보면 애들 생각나서 몇십자루씩 샀다가 애들 하나씩 나눠주고
그러면서 두달이 되는 날을 세고 있었는데
그만두는 날 애들이 실망하는 모습을 보고
한없이 가볍기만 했던 마음을 반성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쯤 되는 여자아이들이
당시 인기있었던 김희선의 의류 카탈로그 한장을 편지지처럼 이용해서
편지를 줬는데
아직도 방 어딘가에 있을거에요.
사람사이의 관계를 언제나 진지하고 성실하게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었던 아이들이
지금은 이십대 중반이 되어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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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래 고마웠던 선물 보고 생각난 일
생각나는일 조회수 : 520
작성일 : 2009-05-10 14:43:58
IP : 124.50.xxx.9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저도
'09.5.10 10:43 PM (118.217.xxx.42)저의 경우는 고마웠던 선물이라기보다 날 반성케 한 선물이예요.
대학졸업후 막당히 전공관련 직장을 못 잡은 저는 동네 속셈학원을 다니게 되었어요. 한 두세달 하고 관두었는데 그때 저희 반에 1학년 학생(초등) 글씨도 못쓰고 한글도 잘 모르고 물론 수학도 못했던...어떻게 보면 유치원아이들보다 더 못한다고 생각되었던 아이가 있었어요.
제 자신이 편견을 가지고 그아이를 약간의 무시하는 마음을 가지고 대했다고 꿈에도 생각하지않았는데 은연중에 그런맘을 가지고 있었나봐요.
크리스마스 카드를 그아이가 주는데...카드내용이 아직까지 잊혀지지않아요
'선생님 제가 바보인줄아시죠..." 머이런 내용인데 받침도 다 틀리고 의사전달이 잘 안되는 내용이지만 아이가 내가 자기를 무시한다는것을 느꼈다는 ...그런 내용을 크리스마스카드를 써온거예요.
얼마나 미안하고 내자신을 반성했는지...그어린것이 그런 느낌을 느꼈다면...내가 얼마나 잘못한것인지....한동안, 아니 지금까지 반성하며 아이을 대하게 하는 카드였어요...
지금 편지함에 있답니다. 한 15년전 쯤 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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