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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의 아버지라는 노래를 들으면 눈물을 흘렸네요.

어버이날 조회수 : 462
작성일 : 2009-05-08 07:32:02
아침에 오랜만에 차를 가지고 출근하는데요.
어버이날이라서 라디오라서 노래가 나오더군요. 싸이의 아버지라는노래요.

그전에도 들어본적이 있었는데. 새삼 라디오 들으면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우리 아버지.. 정말 내가 부모가 되고나면 부모님의 넓은 뜻을 이해해야 하는데.
그 노래를 들으며 하염없이 눈물이 나더군요.

같은 아버지인데. 어쩜 우리 아빠는 자식에 대한 사랑이나 책임감.의무감이
저렇게 하나도 없을까 싶어서요.

저 낼모레면 마흔입니다. 사회생활도 대학4년내내 알바하고 다녔기 때문에
거진 20년되는겁니다.
세상에 그렇지만 우리 아빠같은 사람을 본적이 없어요.
자식 셋을 낳아서 길렀지만(넷이었는데. 언니가 어렷을때 병으로 사망했지요)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공장가라고 했던 분이구요.
그나마 악착스런 엄마덕에. 그리고 공부를 조금 했던 저는 장학금과 알바로
대학까지 졸업했고. 밑에 여동생은 고등학교를 상고로 가서 제과 공장의
아르바이트(과자포장하는거)하면서 졸업했구요.

자식셋. 시집장가갈 때 숟가락 하나도 못해주는건 이해합니다.
부모로서 자식 결혼할 때 혼수 해주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벌어서 제가 가는데. 엄마랑 동대문 시장에가서 이불좀 보고
오느라 저녁먹을시간이 늦어졌다고 밥상 엎으신분이예요.
저 함들어오는날도 술에 취해서 일어나보지도 못한분이구요.

남동생이 장가갈때는 친척분들에게 본인의 역할은 결혼식장에 앉아있는거 하나
라고 자랑했다는 말을 듣고. 기가 차기도 했어요.

그래.. 어차피 그런분.. 결혼도 안하고 혼자 노숙자로 인생마감했어야 팔자대로
사는걸텐데. 그나마 엄마 만나서 밥굶지 않고 산분이니. 인생이 불쌍하다고
이해하고 싶기도 했습니다.(사주를 믿진않지만, 우리 아빠 사주엔 자식도 돈도 뭐도 아무것도 없이 딱 노숙자 팔자랍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제 친정여동생의 남편. 즉 제부가 결혼직후부터 생긴 후천성간질병
때문에 직장생활을 못하고 아이를 봤어요. 제 여동생이 직장생활했구요.
아이는 올해 7살인데요.
그런데 올해들어서 급격히 병이 악화되어서 요양원에 들어가게 됏습니다(간질병만이 문제가
아니라 그에 따른 여러 가지가 안좋아지고. 본인스스로 우울증도 생기구요..하여간 그래서)

6개월에서 1년정도 예정으로 들어갔는데. 그러다보니 조카를 봐줄사람이 없는겁니다.
어차피 어린이집 종일반을 다니지만, 아침 8시반에서 4시반정도까지는 어린이집에서 보내고
그 이후 동생이 퇴근할때까지 봐줄 사람이 없는겁니다.
그쪽 시댁 어른들도 있는데. 시아버지가 다리 수술도 하시고.
동생 입장에서는 시부모님 보다는 그래도 친정부모가 편하니까. 집에서 놀고있는 아빠에게
부탁했어요(생전 처음이자 마지막부탁입니다..동생입장에선. 저는 오히려 투덜대고 따지고 하는데 동생은 성격이 저처럼 그렇지가 못해요)

아빠는 가기 싫었지만,이 상황에서 가지않는다고 하면 그건 좀 민망했던지 가시더군요.
그게 3주전이구요. 3주정도는 조용히 계셔서 다행이기도 하고. 한편으론 얼마나 갈까 그런 생각도 들었네요(아빠는 어디 직장을 가도 3개월을 못버팁니다. 그냥 술먹고 안가버립니다.
정식으로 사표를 쓰거나 인수인계를 하거나, 그런것도 아니고. 한마디로 책임감이라곤
눈을 씻고 봐도 없는분입니다)

그런데 이번 연휴때. 제가 쉬니까 친정엄마가 아빠계시는 동생네를 가셨어요(친정엄마는
직장다니는 저 때문에 제 아이를 봐주십니다)

이걸 기회로 아셨는지 연휴 마지막날 엄마가 자고일어나니까 아빠가 이미 혼자서 집으로 가셨다네요. 동생은 직장이 휴일이 더 바쁜 직종이구요.

봐주기 싫으면 어떻게든 동생한테 말하고 다른 대책을 세우고 나서 와도 와야지.
어찌 그리 무책임하게 그냥 와버리나요.
남편도 아프고 혼자서 아이 키우며 힘들게 사는 동생을 조금이라도 불쌍히 여기면 절대 그러지 못할텐데. 아빠가 맞는지, 도대체 인간이 맞는지. 이런 생각도 듭니다.

그냥 그럽니다. 그냥 낳아주신것만도 고마워야 하는데.
부모라고 다 부모가 아니구나..싶어요.. 싸이의 그 노래 아버지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아버지의 고마움을 느껴야하는데. 어쩜 거기 나오는 아빠랑 우리 아빠는 정반대인가..싶은게.. 참 마음이 그럽니다.

동생한테 말했네요. 부모가 되고 나이가 될 수록 내 부모인 엄마아빠가 이해가 되고. 인간적으로 연민을 느껴야하는데. 아빠에 대해서는 어쩜 저럴까.. 더더욱 이해가 안됩니다.
제 아이를 보며 제가 느끼는 감정을 보며. 우리 아빠는 도대체 자식을 보면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할뿐입니다.
IP : 203.142.xxx.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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