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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에 대한 또 다른 생각

이런평저런평 조회수 : 1,765
작성일 : 2009-05-07 14:57:18
어떤 그림이나 글을 보고 받은 최초의 감동이 채 지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엇이 어떻게 좋은가를 논하는 건 조금 위험할지도 모른다.
...라고 말한 최영미시인의 글처럼 저의 이런 글 조차도 섣부른 글일수도 있지만.

며칠 전 많이 읽은 글에 올랐던 '쓰레기 같았던' 박쥐와 같은 평을 읽고서
오늘 영화를 보고온 저는 그 같지 않은 생각도 있음을 말하고 싶어 글을 올립니다.
그 글을 비판하거나 비방할 의도 없음을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

영화를 좋아하지만 박찬욱 매니아도 아니고 복수시리즈 중 한편도 영화관에서 본 적 없는,
7급 공무원이나 킬킬대며 볼까, 좀 기다렸다 터미네이터나 볼까 고민하는,
주진모랑 조인성이가 찐하게 나온다길래 혹시 호홍~ 하며 호기심에 쌍화점을 보곤하는
그냥 딱 아줌마 입니다.

아는 분이 호러, 괴기 이런 스탈을 좋아하시는 분인데
그분이 전부터 박쥐 나오면 보여준다고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헌데 평들이 무척 나쁘더라구요. 그 평들의 정점이 바로 엊그제 올라왔던 글이구요.
그래서 마음 비우고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전, 영화 좋았습니다. 참 괜찮았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화면도, 스토리도 좋았습니다.
왜 좋았는지는 제 개인적인 기호이니 따로 말씀드리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가슴벅찬 감동까진 아니지만 뭉클함이 아주 없었던 것도 아니고
흠. 적당히 잘 만들어진 블랙코미디를 본듯했다고 할까요?

다만 불만은 오전 9시 30분에 영화보러 오신 아주머니들. 해도 너무하십니다.
영화를 보러 오셨는지, 안방 비디오를 보러 오신건지,
대게 두어분 친구들과 짝을 맞춰 오셔서는 소근소근 킬킬킬킬 두런두런.. ㅠ.ㅜ....
영화 보러 오신 건 맞으신지.. 대놓고 옆에서 어마~ 저걸 먹네~ 어머 징그러.. 에효.. 깔깔까..
않죽었을꺼야.... 저거저거 움직이는 거바.... -_-;;;;; 불지르고 싶었습니다(농담입니다. 켈룩..).

나중에 나와서 화장실 앞에 서있으니 90%는 이렇게 말하시더군요.
내가 뭔 짓을 한지 모르겠다. 문화센터까지 빼먹고 이게 뭔 짓이야, 시간 죽여, 돈 죽여.
같은 영화 다른자리에서 보고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듯한 두분은,
나 망쳤어, 너 뭐 봤니? 나도 박쥐 봤는데 나도 꽝이야.. 어마. 나도 박쥐야.

역시나 대세는 이렇더라구요.
해서 우리 둘은 우리가 이상한건가.. 우린 왜 괜찮았을까.. 하며 잠시 고민했습니다.

이런 관람후기도 있음을 알려드려요. ^^...

IP : 58.148.xxx.55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5.7 3:01 PM (121.131.xxx.116)

    전 아직 못봤는데 별 한개 아니면 다섯개 받는 영화라고 하더군요. 이해 하는 사람은 다섯개, 못하는 사람은 한개... 그런 영화 박쥐 말고도 많지 않나요...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평으로 박쥐를 쓰레기 같다고 하는 글은 작년 자게가 온통 촛불로 달아올랐을때 순수게시판? 청순게시판? 만들자고 하는 글과 비슷하다고 생각되어지더군요.

  • 2. 흐흐
    '09.5.7 3:08 PM (125.180.xxx.15)

    순수게시판? 청순게시판?...
    윗분이 무슨 말씀하시는지 감이 옵니다. 저도 동감이에요. ^^;;

  • 3. '-'
    '09.5.7 3:09 PM (220.120.xxx.87)

    영화, 극히 대중적이며 예술적인;
    주관적인 평가에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일단 영화를 제작해 본 경험이 없어도,
    촬영 현장을 주의깊게 견학하거나 적나라하게 만들어진 메이킹 필름을 한번 보시면
    쓰레기같다는 평가는 사라질 줄로 압니다.

  • 4. ..........
    '09.5.7 3:10 PM (211.211.xxx.159)

    박찬욱 감독영화는 코드가 안맞아서 패스하는 1인인지라~
    제가 너무 평범한 것 같아요..

  • 5. 글쎄
    '09.5.7 3:11 PM (218.38.xxx.130)

    이분 글도 좋고
    지난번 글도 좋습니다.

    왜 박쥐가 쓰레기 같다고 하는 게 청순게시판 만들자는 것과 같은가요?
    그 글은 나같은 생각도 있다는 거였지.
    박쥐 좋아하는 사람 변퉤...따로 놀고 싶어요 이런 내용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명박이 쓰레기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_<

  • 6. ,,
    '09.5.7 3:14 PM (121.131.xxx.116)

    그럼...쓰레기 좋아하는 사람은 ... 뭐 좋아할 수도 있다... 이런 말인가요? 윗님 댓글이 좀 어렵네요 -_-;;

  • 7. 저능
    '09.5.7 3:18 PM (116.120.xxx.225)

    내일 볼건데...
    근데 참 저번 글 보고 느낀 점은요...
    화초처럼 아름답게 성장하시고, 예쁜 것, 좋은 것만 선이라고 생각하시는 여사분들이 많으시구나~ 였어요.

  • 8. 글쎄
    '09.5.7 3:27 PM (218.38.xxx.130)

    ,,님..
    어떤 사물을 보는 사람에 따라 쓰레기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얘기예요.
    단지 편을 갈라 이편은 이런 생각 저편은 저런 생각 하는 식으로
    경직된 주장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는 거죠..

    전 참고로 박쥐 안 봤어요.. 쓰레기라 생각지도 않고요. ^-^
    그러나 박쥐=쓰레기라 쓰신 분의 글을 이해했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 9. ..
    '09.5.7 3:45 PM (121.131.xxx.166)

    잉...? 이해 한 사람은 다섯개 못한 사람은 한 개?
    박쥐가 싫으면 이해력이 딸리는건가요?
    매니아 영화를 만들었으면서 돈도 많이 벌기를 원하는 제작사와 감독이 좀... 오바 아닌가?

  • 10. 흐흐
    '09.5.7 3:45 PM (125.180.xxx.15)

    제 생각엔 앞서의 글이 청순 게시판 만들자는 느낌과 비슷하다는 건
    한낱 영화 한 편에 뭐 정신적으로 악영향일 것까지 있느냐.. 하는 뜻인 것 같아요.
    현실은 부패와 혼돈 그 자체인데, 순수하고 맑은 얘기만 하자는 게 좀 그렇잖아요.
    그런 걸 원하는 분들을 위해 순수게시판을 만들자는 얘기가 나왔던 거고...

    잔인하고 거북한 영화 한 편에 정신적으로 피폐해질 정도로
    순수+청순하신 분들이 물론 계시겠죠.
    저는 아무리 잔인해도 몇 시간 지나면 잊혀질 만큼 뇌에 철갑을 둘러서인지
    잘 공감이 안 가더라고요.

    다만 제가 앞서의 글에서 좀 걸렸던 부분은
    박쥐 같은 영화 좋다고 하는 사람은 곧 쓰레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라는 느낌이 들어서예요.

  • 11. .
    '09.5.7 4:00 PM (125.186.xxx.144)

    박쥐, 전 좀 촌스러운 느낌이 들어요. 만약 지금이 전두환 독재시절이나 히틀러 치하의 파쇼체제 아래라면 현실의 억압 속에서 돌파구로서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통할 것 같은데요, 불행히도 지금은 뭐 그렇게까지 억압적인 사회도 아니고 시대도 아닌데, 도무지 무슨 이유로 그렇게 이상한 영화를 만드는지 모르겠어요. 좀 시대착오적인 영화라는 생각이 들고요. 김옥빈, 괜찮은 처자 하나 망가뜨리지나 않을지 걱정이네요. 이은주가 홍상수감독이던가 영화에 벗고 출연한게 오래도록 남아있었나 보더라구요. 어떻게 현실을 벗어날 수 있겠어요. 지금이야 괜찮다고 인터뷰하고 그러나 보던데 마음속에 무엇이 남아있을지, 전 김옥빈이 걱정이에요.

  • 12. 뭐야
    '09.5.7 4:06 PM (115.140.xxx.67)

    박찬욱이 그만의 새로운 영상미학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건가요?
    아니면 남들이 시도못할 잔인끔찍스러운 체험을 대리시켜 주는 건가요...쓰레기 좋다고 빈정대는 게 아니라 아마도 그 분한텐 쓰레기처럼 느껴졌겠죠? 사실 쓰레기같은 헐리웃영화가 얼마나 많나요,,
    전 할리웃 영화가 망해가는게 잔인함 폭력성 파괴적 영상에 더해서 철학의 부재라고 봐요...
    뭐가 메세지가 전해져야 말이죠...그걸 못알아듣는 저는 바보인가요??박찬욱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있다면 이렇게 알아먹기 어려워서야 말이죠...남의 취향가지고 뭐라고 하는게 아니에요 취향은 다를 수도 있고 그러면 안볼 수도 있고 싫어할 수도 있어요,,,
    저는 복수는 나의것 jsa 금자씨 올드까지 본 사람이에요..

  • 13. 보고싶다
    '09.5.7 4:18 PM (96.49.xxx.112)

    타향살이하는 저로서는 당장이라도 뱅기표를 끊어서 뱅기를 타고 공항에 내리자마자
    공항버스를 타고 극장으로 직행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만
    현실상 그렇게는 못하고 유투브로 영화 트레일러만 죽자사자 보고 있습니다.
    '워낭소리'도 그랬고, 지금 '박쥐'도 그렇고 앞으로 나올 '마더'도 그렇겠지요.

    영화는 아직 안 봤지만
    박찬욱 감독은 그 감독 나름의 색이 있어서 좋습니다.
    그러고 보면 JSA가 박찬욱 영화라는게 이제와서 참 낯설어집니다.
    올드보이도 친절한금자씨도 뭔가 명확하게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매우 영화적이라 좋았습니다.

    TV드라마도 철철 넘쳐나는 세상에 극장에서 밍숭맹숭한 거 보면 전 돈아깝더라고요.
    한국 영화의 폭이 넓어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뭐, 쓰레기 같다는 분들은 정말 거부감이 드니 그러셨을수도 있겠고
    저같은 사람은 '오... 신선한데, 혹은 박찬욱스럽군,,'하면서 영화를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 14. ^^
    '09.5.7 4:40 PM (121.157.xxx.164)

    만들어지는 영화마다 시네마천국류라면 참 심심하겠지 싶어서, 저는 쿠엔틴 타란티노나 박찬욱 감독류의 영화도 잘 봅니다.
    정말 영화같고 만화같고 그래서 적당히 현실과 거리감이 있다 느껴서인지 조금은 덜 불편하거든요.
    대신 전 김기덕 감독 영화는 기분이 너무 나빠져서 못 보겠더라구요.
    아마 제 이런 기분을 박찬욱 감독 영화에 느끼는 분들도 많겠지 싶습니다.

    무튼 저는 박쥐 보고나서 재미있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 심지어 송강호가 섹시하다는 생각도 하고.
    내러티브를 빌려 왔다는 에밀졸라의 소설도 사 봐야겠다 싶고 그렇더군요.

  • 15. ㅎㅎㅎ
    '09.5.7 5:00 PM (218.50.xxx.119)

    지난글에 어느분이 잘자란 박찬욱감독이 왜 그런 영화를 만드는지 안타깝다란 글 읽고나니 그 위의 위의 댓글에 다른분이 아이들이 보고 배울까봐란 글과 참 대치된다 싶었어요.
    마치 막나가는 애들은 컬트무비,야시꼬리동영상만 보고 자란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실상은 저렇게 잘배우고 잘자란 사람이 그런 영화를 만든단 말이죠.ㅎㅎㅎ
    그건 그거고 작년에 색계 못지않게 박쥐로 인해 많은 토론이 오가니 공부가 되네요

  • 16. ^^님
    '09.5.7 5:50 PM (121.88.xxx.162)

    글에 공감 백배!!
    박찬욱류는 좋으나 김기덕류는 정말 기분나빠지더라구요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남성중심적이고...

    송강호는 밀양에서보다 15년은 젊어보이는듯^^

  • 17. aa
    '09.5.7 6:04 PM (211.195.xxx.202)

    저도 오늘 봤는데 전 괜찮던데요...
    물론 끔찍한 장면도 몇몇 있었지만 그렇게 쓰레기같다고 생각들지는 않던데요..
    다들 연기는 참 잘하는것 같았는데 송강호씨는 조금 안어울리는듯한
    느낌이에요... 원래 블랙코미디류인가요.. 왜 그분을 캐스팅하셨는지...
    심각해지려면 한번씩 김 빠지고...
    그리고 별로 안웃긴데 너무 웃으시는 부부단체조조관람객중 어느 한 남자분땜에
    더 김 빠졌어요.. 혼자 쿡쿡하시던가 왜그리 들어내고 웃으시는지...

  • 18. ...
    '09.5.7 7:03 PM (211.109.xxx.90)

    제가 뱀파이어나 좀비 영화 같은 거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저도 박쥐 괜찮게 봤어요.
    말많은 송강호 노출씬도 저 나름대로 이렇게 이해했어요. 그냥 죽으면 수도원앞에 천막 친 사람들이 송강호를 성자(?)로 생각할 거 같아서 그 이미지를 깨려고 그런 짓(?)을 하고 죽을 결심을 했던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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