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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얼마나 깨어있나요?

사랑이여 조회수 : 607
작성일 : 2009-05-04 13:19:03



예전에 길을 가다가 모르는 가정주부님에게 조중동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지금 보는 신문은 어떤 신문이냐고 물으니 조중동이 뭐냐고 묻더군요.

그러면서 골치아픈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하던데요.
권력에 '백지수표'를 주는 이런 류의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데 한 몫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는데요.
님들은 얼마나 깨어있다고 보시는지요?

민감한 편입니다.
그래서 스트레스 많이 받거든요.
욕설도 마구 나오고요.
특히 삽질한다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지난달 시비에스 시사자키에 그런 스트레스성 문자를 곱게 써서 방송용멘트에 가깝게 보냈더니 방송된 후 며칠이 지나자 당첨됐다고 전화까지 해주면서 한겨레21 6개월 구독권 선물주겠다고 하더군요.
사양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선물을 머리가 덜 깬 사람들에게 주라고 했습니다.
나는 시사인을 보니까.....

다음 글은 읽어볼 만하여 퍼왔습니다.
현실에 어찌 이토록 맞는 글이 있을까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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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의 위기 - '잘 연결된 시민들'에 주목하라


앨고어의 <이성의 위기>는 그동안 부시를 꼴보기 싫어하던 사람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다. 그동안 부시행정부에 대해 비판할 거리들을 모두 모아 집대성했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앨 고어는 이성이라는 가치가 부시 행정부 8년간에 얼마나 많이 훼손되었는지를 말하고 있다.




사실 이 책이 반향을 크게 일으킨 건 저자가 다른 누구도 아닌 앨 고어여서일 것이다. 민주당 출신, 부시와 대척점에 섰고, 총선에서 총투표수로는 이겼으나 인구비례에 따른 스테이트별 집산방법에 따라 아쉽게 대통령 자리를 부시에게 넘겨주어야 했으며, 부통령으로 재직한. ‘불편한 진실’이라는 다큐도 만들 정도로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민주당의 충실한 노선을 밟아 온 사람. 부시의 가까이에서 부시를 지켜봤던 행정가의 말이니 신뢰성은 당연히 보장된 것. 내가 놀란 점은 부시의 임기가 채 끝나지 않았던 시기에 이 책이 나왔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이 물러나는 시기에 부통령이 책을 쓸 수 있었을까. 미국이 조금 자유로운 풍토라는 방증인지, 아니면 앨 고어가 정말 특이하고 용감한 사람인 건지 모르겠다. 어쩌면 둘 다일수도 있겠다.

  

  

이 책은 궁극적으로 이런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 쓰여졌다. “사람들은 왜 부시를 지지했지?” “대체 부시가 왜 재선됐지?” “부시가 자신의 임기를 끌어가기 위해 선택한 전략에는 어떤 것이 있지?” 고어가 주목한 것은 미국의 사례지만, 현재 한국의 상황에도 매우 잘 들어맞는다.

  

  

많은 사람들이 부시의 재선에 의구심을 가졌을 것이다. 앨 고어는 먼저 부시의 재선의 이유를 에드먼드 버크의 입을 빌려 말한다. “어떠한 열정도 공포만큼이나 사람의 마음에서 행동과 이성의 힘을 그토록 효과적으로 빼앗지는 못한다.” 월드트레이드센터가 무너진 이후 사람들은 공포에 질렸고, 부시행정부는 겁에 질린 사람들에게 공포를 안겨주는 리더십을 선택했다. 부시행정부는 (대응하지 않으면 이와 같은 일이 또 발생할 거라며) 똑같은 위협을 반복해서 되풀이하고, 대중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유도했으며(알카에다에서 사담 후세인으로), 생생한 이미지(미국의 도시 상공을 뒤덮은 버섯구름)을 사용하여 사람들의 공포와 분노를 조장했다.

  

2006년 선거에서 부시는 더욱 노골적인 표현까지 들고 나왔다. <민주당이 승리하면 테러리즘이 승리한다>는 것이다. 매우 유치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효과적인 네거티브 전략이다. 작년 여름, 공정택 교육감이 <전교조에게 휘둘리면 교육이 무너집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던 것과 꼭같은 수법인 것이다. '당선된 뒤에 어떤 사업을 잘 하겠으니 뽑아달라' 가 아니라 일단 ‘안 돼야 하는 사람이 있기에’ 그나마 나은 나를 뽑아달라는 전략이다. 고어는 닉슨을 인용해 이렇게 말했다. 닉슨은 불명예스럽게 백악관에서 물러난 뒤, 고정적으로 대담을 주고받던 한 인사에게 이렇게 털어놓은 바 있다. “사람들은 사랑이 아니라 공포에 반응한다. 주일학교에서는 이렇게 가르치지지만, 그래도 그건 사실이다.” 공포는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는 가장 무서운 무기인 것이다.

  

  

부시는 효과적으로 외교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니편 내편 구별짓기’의 프레임도 사용했다. 부시는 전 세계의 모든 국가를 지극히 단순한 두 개의 범주, ‘우리 편이 아니면 적이다’라는 잣대로 구분함으로써 외교 정책의 복잡성을 제거했다. 복잡한 것을 생각조차 해 보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기독교적 세계관에 편향되어 있던 부시처럼, 현 대통령 역시 그 연장선상으로 선과 악을 나누는 기독교적 세계관 및 이분법에 사로잡혀 있다. 한국적인 특수성까지 가미되어 반공 이데올로기가 오랜만에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은 그 사례다. 정부의 이런 태도는 북한의 ‘지금까지의 공동선언은 다 무효’라는 등의 도발도 감수해야 했다. 또 ‘기업이 아니면 나라가 망한다’ 식의 프레임으로 노동자에게 ‘일자리 나누기’라는 명목으로 임금 삭감을 강요하기도 했다. 앨 고어는 “신념의 조작과 이성에 대한 공격을 이해하는 열쇠는 바로 ‘권력’이다"라고 했다. 지금의 한국의 상황이 오버랩되는 대목이다. 권력이 군림할 때, 아무도 쉽게 진실을 말할 수 없다. ‘모든 권력의 본질은 모두 악하다’는 부르크하르트의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권력이 남용될 때 사회는 ‘닫힌 사회’가 되며, 그 기반은 더욱 취약해진다.

  

고어는 자신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들이나 친구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는 사례는 언제나 찾아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들을 ‘경제적 왕당파’라고 부르는데, 이들의 이데올로기는 몇 가지 핵심적인 요소에근거한다. 첫째, 대중의 이익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표현은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부당한 짐을 지우는 구실로 써먹기 위해 만들어낸 위험한 허상일 뿐이다. 둘째, 법과 규제는 나쁜 것이다. 물론 그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작용할 때는 예외다. 법이 강화되고 규제가 시행될 필요가 있을 때는 대중의 이익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이 소수 집단의 좁고 특수한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믿을 만한 인물에게 그러한 책임을 맡기는 것이 중요하다. 좀처럼 이명박 대통령이 한번 자리를 준 사람을 경질하지 않는 것 역시 이런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최근 김석기 경찰청장에 대해 차일피일 징계를 미룬 것도 한 사례가 될 수 있다. ‘측근 낙하산’은 더욱 거세지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세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비합리적이고 오만한 부시의 행동이 사실은 전략가들의 머릿속에서 치밀하게 계산된 계획이라는 것은 알아두어야 한다. 이것은 홍보의 힘이고, 미디어의 힘이다. 민주주의가 얼마나 취약한지, 매스미디어가 여론을 어떻게 조작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러한 계획 뒤에 숨은 검은 의도를 파헤치는 것이 언론의 몫이고, 시민에게 요구되는 의무이기도 하다. 앨 고어는 치밀하게 계획된 대중매체의 메시지를 경계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광고에서 욕쟁이 할머니에게 파란 목도리를 둘러줬을 때, 사람들은 감동했고 지지율은 반등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배우들이 하는 것과 같은 연기였으며, 그것을 고안해낸 전략가들의 작품이었다. 고어는 책 전반을 통틀어 이 부분을 매우 강조한다.

  

“대중이 가만히 지켜보고 듣기만 할 분 나서서 입을 열지 않으면 세상은 허위와 기만으로 뒤덮인다. 우리는 그것을 ‘극장판 미국식 민주주의’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거의 진짜처럼 보이고 들리기는 하지만, 그것의 진짜 목표는 피통치자의 동의라는 허상을 만들어내기 위한 참여 민주주의의 외관일 뿐이다. 대중이 정부의 제안을 검증하고 정책의 숨겨진 이면을 파헤칠 능력을 갖추지 못하는 한, 그들은 실제로는 자신에게 해를 미치는 정책에 승인하고 박수를 보내도록 설득당할 것이다.”

  

“선전propaganda은 일종의 과학이 되었다. 심리학적 배경을 가진 홍보와 전자 매스 미디어의 결합은 현대적인 선전으로 이어졌다. 방송이 인쇄물을 대체하면서, 또한 홍보의 과학이 공론장에서 일어나는 커뮤니케이션을 지배하면서 이성은 설 자리를 잃었다. 선전이 부담스러운 이유는 무엇보다도 자본주의의 내적 논리에 심각한 위협을 가한다는 점이다. 애덤 스미스가 가진 보이지 않는 손은 수요를 조작할 능력을 가진 마케팅 전문가들이 보이지 않는 꼭두각시 줄에 그 능력을 물려주게 되었다.

(...) 서문에도 언급했듯이,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이미 50년 전에 소비자들이 스스로 필요하지도, 원하지도 않는 제품에 대한 수요를 인위적으로 창출하는 대량 광고의 무차별적인 힘을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왜곡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사이의 내적 갈등을 증폭시킨다. 거대 기업들은 국민들에게 제공되는 의견의 표현을 지배할 수 있고, 다른 이념들을 완전히 압도하는 특정 이념들을 선택할 수 있으며, 그 결과는 이성의 지배를 무너뜨리는 사실상의 쿠데타로 나타나고 있다. 탐욕과 부가 권력을 분배하고 있으며, 권력은 다시 소수의 손에 더 큰 부와 권력을 몰아주는 쪽으로 활용된다.“





고어는 이런 상황의 대안으로 <잘 연결된 시민들>을 꼽는다. 고어는 “하루가 다르게 인터넷은 민주주의 속에서 개인이 감당해 온 역사적 역할을 되찾을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예를 들어 블로그는 매스미디어가 내놓는 부정확한 정보에 대한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감당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잘 연결된 시민들은 정부의 기만에 대응할 수 있다. 또 꼭 필요한 균형을 되살리기 위해, 또 행정부의 전지전능한 힘의 팽창을 제어하기 위해 고어는 <균형의 시스템>을 제시한다. 무엇보다도 견제와 균형의 시스템을 되살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성이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가장 본질적인 요소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고어는 “나는 이것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한다. 고어의 말은 충분한 시사점이 있다. 잘 연결된 시민들로 이루어진 세계는 권력에 대항할 힘을 가진다. 중요한 것은 ‘시민이 깨어 있는가’의 문제다. 시민이 깨어 있는 사회에서 권력은 권력을 행사할 범위를 제한받는다. 균형을 되찾고, 이성을 가진 잘 연결된 시민들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상황에서도 적용되는 문제다. 불가능을 넘어 가능을 만드는 시민들의 힘이 필요하다.
IP : 210.111.xxx.13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5.4 1:45 PM (125.137.xxx.182)

    늘 깨어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50이 가까운 아짐.

  • 2. 권력은
    '09.5.4 2:21 PM (121.88.xxx.67)

    잘 연결된 시민들을 끊어놓으려고 혼신을 다해 힘쓰고
    시민들의 연결끈은 그렇게 끊어지고..
    고어는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했지만
    무지하게 힘들다는...
    그래도 누군가는 할것이고 조금씩 힘을 보내야겠지요

  • 3. ...
    '09.5.4 3:00 PM (118.223.xxx.154)

    "...부시행정부는 겁에 질린 사람들에게 공포를 안겨주는 리더십을 선택했다..."
    무서운 말이네요..
    왜 명박이가 부시형을 그렇게 좋아하는 지 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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