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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그녀. vol.3

추억만이 조회수 : 2,560
작성일 : 2009-04-16 13:25:42
-12-

그녀가 작가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
나는 그녀 몰래 그녀의 팬페이지에 가입을 했다.



익명으로 고민을 상담하는 게시판에..

-여자친구가 강제로 당한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라는 제목의 글이 있었다.



나는 불끈 하는 호기심으로 클릭을 했고...


그 글에 대한
그녀의 답글을 보게 되었다.




토끼를 키우시려면 먼저 토끼에 대해서 알아야 해요.
토끼는 귀가 참 예민한 동물입니다.
수많은 혈관들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귀이기 때문이지요.



사람들은 토끼를 들어올릴때 주로 귀를 잡고 듭니다.
그러면 안돼요. 토끼는 참 많이 고통스러워 할겁니다.


그건 토끼를 사냥감으로 생각하는 사냥꾼들이나 하는 일이에요.
어렸을적, 교과서에 많이 삽입된 그림에는
사냥꾼들이 토끼를 꼭 그런식으로 잡고 있었죠.
그 그림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 의식속에 남아 있나 봐요.


토끼를 키우시려면
토끼를 이해하고 토끼가 예민한 부분에는 조심할줄 아셔야 합니다.



님께서..
정말 여자친구분을 사랑하신다면..
그리고 그 사랑을 계속 키워 가실 거거든....

용기내어 고백하신 여자친구분의
아픔을 덮어주고 배려해 주세요....

상대방의 예민할 수 있는 부분을 배려해 주는일은..
사랑하는 사람만이 마땅히 해 줄 수 있는 그런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는 이 답글을 읽으면서..
토끼의 모습에 자꾸 그녀가 겹쳐 보였다.


그녀 또한..
토끼의 귀와 같은 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13-


집 앞 공원벤치...
오후 8시쯤이 되면 어김없이 여기에 앉아 담배를 한대 피는게
내 중요한 일과중 하나다.


술집 아가씨들이 많이 사는 이동네는
오후가 되면 정말 연예인 보다 더한 외모의 소유자들이
이 길을 많이들 지나 친다.


오후 여덟시의 눈요기와 힘찬 발기-_-는
내가 살아 있음을 그리고 내가 남자임을 깨닫게 해주는
삶의 활력소 같은 존재였다-_-;



어깨를 '탁' 치는 누군가의 손길에
나는 마린 두마리를 만난 속업안된 오버로드 마냥 깜짝 놀랐다.




"저..정연씨.."

[뭐해요?]




나는 차마 나가요 아가씨들 몸매를 감상하며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고 있다고는 말 할수가 없었다.
나오는 대로 대충 얼버무렸다.



"이곳은 제 휴식처에요. 마음의 평온을 얻는다고나 할까?"


순간적으로 나온 애드립 치곤 나름대로 괜찮았다고 생각했다.




[와~나도 있는데 그런곳]

"그래요? 어딘데요 거기가?"


[저기 뒷산 좁은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작은 절이 하나 있어요]

"절 좋아하세요?"


[네]

"그럼 사귈까요 우리?"


[네????]

"절 좋아한다면서요.."


[오빠는 대학생이면서 유행이 지난 개그만해요]

"으음..."



그녀는 절이 참 좋다고 했다.
조용하고.. 평화롭고..


그리고
무엇보다 절에 있을때는
굳이 그녀가 말을 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고 했다.
답답할때 마다 자주 올라간다며..



[절에 있을때는 제가 말을 못한다는 사실을 자꾸 잊어버려요.
그래서 좋아요]


"토끼의 귀같은 거군요.."

[네???]


"아..아니에요..언제 한번 같이가요"

[네..그래요]



붉게 물든 저녁 노을빛을 받으며
그녀는 나를 보고 또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렇게 조금은 낭만스러울 뻔한 분위기는..




"야!!!!! 오늘은 휘파람 안부냐!!!!!!! 변태색기!!!"

"저색기는 이시간만 되면 저러고 있네"


라고 소리지르는 두분의 나가요 아가씨들로 인해
처참히 깨어지고 말았다.



실망이라는듯한 표정으로 정연은 쪽지를 건넸다.


[마음의 평온을 얻는 곳이라면서요?]


'으음...-_-'





-14-

오랫만에 학교 친구들을 만나서 술자리를 하고는
2차를 위해 술을 사들고 우리집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집앞에는
카랑카랑한 여자 목소리가 울려대고 있었다.


"와!! 싸움났네!! 재밌겠는데.."

술도 적당히 취했겠다 친구놈들은 싸움구경에 신이 나서 달려갔다.


"에휴 스물 여섯이나 먹은것들이.."

친구놈들은 흥분한체로 조금 늦게 도착한 내게 말했다.


"와 저여자봐라 사람 잡겠네"



딱보기에도 술집여자 같은 짙은 화장의
노출이 심한 옷차림의 여자가 다른 여자의
머리며 옷을 부여 잡고는 소리를 질러 대고 있었다.



"이년이 그래도 사과를 안하네!!!!!!"



아무 저항도 않은체 바보 같이 당하고만 있는 그녀는
불행하게도 정연이였다.





"정연씨???"

나는 뛰어 들어가 둘을 갈라 놓았다.




"그만해요!!!!!!"

화가 덜 풀린듯 화장이 짙은 여자는 계속 소리를 질러댔다.


"뭐야 넌..이년 서방이라도 돼.."



난 분이차서 그 여자를 한번 쳐다봤다.
그여자는 내가 째려보자 움찔하며 말했다.


"아니 저년이 발을 밟고도 미안하단 소리도 안하자나"

나는 화장이 짙은 여자에게 다가갔다.



"이 여자가 당신한테 고개 숙여 사과했지???"


씩씩 거리는 내 모습을 보고..
그여자는 움찔하며 뒤로 물러섰다.


"했어 안했어? 어!!!!!"


여자: 하긴 했는데..미안 하단 말을..


"그럼 된거 아냐!!! 된거 아니냐구!!!"


괜찮다며 내 팔을 잡는..
그렇게 당하고도 울고만 있는 정연씨를 보자
속이 터져버릴것 같아
그여자를 한대 쳐버리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 여자는 정연이 내 팔을 잡자 용기를 얻었는지
아까와 같이 소리를 질러 대지는 않았지만 중얼거렸다.



여자: 미안하단 말도 못하냐! 적어도 그 정돈 해야지..



"이 여자가 고개를 숙여 사과했으면..
이 여자로선 최대한 정중히 사과한거야.. 니가 토끼의 귀를 알아!!!"



그만 하라는 듯이 나를 잡아 끄는 정연에게 이끌려
그곳을 벗어났다.
뒤로는 앙칼진 그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자: 별 재수가 없으려니까.....







-15-

친구들은 먼저 방에 들어가 있으라고 하고는
정연씨와 벤치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꽤 오랫동안 훌쩍 거린다.
당하기만 하는 그녀 모습에 너무 화가나서 소리쳤다.



"아 울지좀 마요!!!
그 씩씩한 모습은 어디가고 자꾸 울어요!!
거봐요! 내가 애인해준다니까!!!!!!!"



내가 소리를 지르자 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미안해요.. 소리 지르려고 한건 아닌데..."


내가 미안해 하자 그녀는
괜찮다는 듯이 웃어보였다.



"웃음이 나와요 지금!!!"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손가락으로 흙 바닥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럴땐..술한잔 마셔야되는건데]




그녀는 또 웃는다.
그녀의 몸에는 자기보다 남을 배려하는 습관이..

고질적이게도 베어 있는거 같았다.




"어쩜 그렇게도 맨날 웃음이 나오실까?"



그녀는
또 무언가를 쓰려는지 바닥으로 손가락을 가져갔다.



나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그녀는 놀란 눈으로 날 바라보았다.



나는 그녀의 손가락을
내 손바닥 위에 올려 놓았다.




"여기다 써요..이쁜손 망가질라..."


그녀는 우는지 웃는지 모르겠는 표정으로
내 손바닥에 한글자 한글자 또박 또박 써 나갔다.



[고.마.워.요] 라고....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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