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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엄마들은 대단해요.

엄마 보고싶어ㅠㅠ 조회수 : 1,177
작성일 : 2009-04-14 10:40:59


이제 한남자의 아내가 된지 ( 엄마는 아직 ^^;;; ) 갓 한달 되었습니다.. -ㅅ-

회사 사람들이 물어봐요.  " 결혼하니까 좋아? "

제 대답은..  " 피곤해.. ㅠㅠ... "

그러면 백이면 백 모두 아무리 신혼이래도 밤에 잠을 자야지 ~ ㅋㅋㅋㅋ 합니다.

그런데 그런걸로? -_- 피곤한게 아닙니다. ㅠㅠ


진짜 고백컨데 살림이 이렇게 힘든건줄 몰랐습니다. ㅠㅠ


회사가 집에서 지하철로 3정거장 거리라 다행히 출근을 8시를 훌쩍 넘겨 해도 무리가 없는 거리이지만,
제 기상시간은 미혼이었을때보다 한시간이나 훌쩍 앞당겨 졌네요. ㅠ. ㅠ..

밤에 미리 예약취사 눌러둔 밥과
전날 끓여둔 국..
엄마가 싸준 각종 찬거리 를 꺼내놓기만 할 뿐인데 왜이렇게 아침이 바쁘고 힘들죠...ㅠㅠ


미혼일때는... 화장할거 다 하고 나와서 엄마가 해준 밥 먹기만 하면 그만이었는데..

그렇게 여유있었던 때였는데 왜 난 그때도 늦는다고 징징 동동 거렸을까..

회사 퇴근하고 나면 아침에 먹은 설겆이와 저녁 먹을거리 걱정..

(아직 신혼이라 그런지 신랑이 틈만 나면 항상 저랑 같이 저녁 먹으려고 기를 써요 -_-)

저녁 먹고 나면 내일 아침 먹을 국 걱정...


그러다 보니 저녁은 대부분 시켜먹거나 사먹거나 ㅠ.ㅠ 하고

빨래라도 널고 온 방안에 흩뿌려진 머리카락들만 대충 치우다 보면 어느새 새벽 1시..

밀려오는 졸음을 참고 어제 밤도 꿋꿋하게 쌀 씻었습니다. ㅠㅠ ..
(저는 꼭 아침에 밥을 먹어야 해요 흑 )

근데.. 언젠가, 회식 하고 늦게 들어온 어느날 , 저를 기다리면서 안주무시고 쌀을 씻고 계셨던

엄마 모습이 갑자기 생각난 거에요.


아무리 피곤하고 아픈날도 아침 챙겨주는걸 거른 적이 없는 엄마. ㅠㅠ

지금도 틈만 나면 엄마한테 가서 양손 가득히 반찬 챙겨오느라 덕분에 아직까지 제 손으로 해 본

반찬 하나가 없는 초초초보 새댁이지만 ( 할 줄 아는게 없어요.. ㅠㅠ)  , 우리 엄만 그 때문에

평소의 2배로 반찬을 해내고 계시네요. T^T ..

웃으시면서 이제 입하나 겨우 줄였다 싶었더니만 더 큰 입을 달고 왔다고.... ㅠㅠ


아무튼,

어제 갑자기 늦은밤 늘 쌀을 씻으시던 엄마가 생각나면서,

아침에도 제가 끓인 맛없는 ㅠ.ㅠ 미역국을 먹으면서 아침마다 엄마가 구워준 맛있는 생선

고등어 조기 갈치 등등... 이 너무 먹고 싶은거에요. ㅠㅠ

그러다가도, 회사에 앉아있다가 갑자기 오늘은 꼭 세탁기를 돌리지 않으면 안되는, 집에 산더미 같이

쌓여있는 속옷과 스타킹, 양말등을 생각하며...

아, 미혼일때 양말이라도 좀 제대로 뒤집어서 세탁기에 넣어놀껄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후회가 또 물밀듯이 밀려와요.. ㅠ.ㅠ


전요..
제때 과일도 먹고 싶구요, ( 사다놓고 먹을 시기를 놓쳐 다 물러서 버렸음 ㅠㅠ)
아침에 생선도 먹고 싶어요 ㅠㅠ ( 구울줄도 몰라요 ㅠㅠ 만지지도 못하고 .. ㅠㅠ )
뽀송한 이불도 덮고 싶구요 ㅠ ㅠ
퇴근후 집에가면서 저녁 먹을거 없어서 걱정하기도 싫어요. 흑....

세월이 흘러.. 저도 사람인데(?) 능숙해 지겠지요? ㅍ.ㅠ

갑자기 여기계신 모든 82 주부님, 어머님들이.. 너무너무 위대해보이셔서...

이제 겨우 한달 깔짝대고 살림에 지쳤다고 엄마 보고싶다고 징징대는 철없는 새댁이.. 끌쩍이고 갑니다. ㅠㅠ

IP : 125.131.xxx.1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4.14 10:45 AM (222.109.xxx.247)

    새내기 주부네요... 부럽삼.. 저는 12년차예요... 다 내공을 쌓으면서 살지요..아기도 빨리갖고
    가계부도 쓰고 할 일이 많아요.. 토끼처럼 열심히 뛰세요...

  • 2. 4년차
    '09.4.14 10:50 AM (61.254.xxx.129)

    인데도 아직도 엄마손이 그리워요 -_-;
    정말 살면 살수록 엄마한테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울 엄마는 진짜 제가 뭐든지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주셨는데 말이죠 ㅠㅠ
    오로지 공부만 또는 오로지 직장생활만 신경쓸 수 있도록.... ㅠㅠㅠㅠ

  • 3. 동감동감
    '09.4.14 11:00 AM (222.239.xxx.45)

    전 대학4학년 때 엄마가 돌아가셨는데도 결혼한 다음에야 엄마의 위대함을 절절히 느꼈답니다. 결혼하고 나서 정말 모든 일이 내가 아니면 돌아가지 않으니..
    전 몇 년 되었는데도 엄마가 해내시던 일의 5분의 1도 못해내는 것 같아요.

  • 4. ㅎㅎ
    '09.4.14 11:12 AM (125.137.xxx.153)

    지는 공부하느라 힘들어죽겠는데 엄마는 맨날 집에서 놀기만 한다는 울 딸도 언젠가 저런 소리 할 날 있을까요?? 나도 함 들어보고싶다~~

  • 5. 어이쿠
    '09.4.14 11:51 AM (122.32.xxx.138)

    큰일났네 그려~
    벌써 그럼 애기 갖고 낳고 그럼 우짠다냐~
    엄마 고마운 건 아시겠죠?
    근데 새댁이 아직 요령이 없어서 그렇지 시행착오 몇 번 겪으면 누구보다 빠릿빠릿하고 요령있게 살림해가는 맞벌이 주부가 될겁니다.
    국도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주말에 일주일치를 끓여 소분해 놓고 생선도 퇴근시 마트에서 손질된 걸 사다 해 먹어요.
    요즘 생선구이기도 잘 나오는데 뭘 걱정하세요.

  • 6.
    '09.4.14 12:10 PM (125.176.xxx.125)

    두 달 넘기니 좀 익숙해지더라구요. 저나 남편이나 게으른 성격이라 매일매일 치우는 대신에 주말에 왕창 몰아서 집안일 하기 시작했고.. 시댁 어른들께 안부전화드리고 양가 행사오가는 것도 이력이 붙기 시작하고.. 전 평균 집에오는 시간 10시에, 툭하면 자정 귀가였거든요. 같은 새내기 주부 입장으로 1. 시간이 해결해준다 2. 모든 것에 완벽할 필요없다 요런 말씀밖에... ^^;;

  • 7. 새댁님~
    '09.4.14 12:15 PM (222.236.xxx.100)

    살림 힘들지요.
    5,6개월 지나 좀 익숙해지나 했더니
    그 다음에 임신...
    아이 낳은 후에는 아줌마들 뒷모습만 봐도 존경의 념이...^^

    그런데 지금은 사춘기 자식들과 옥신각신하니
    자식들 다 키워낸 노년의 어른들만 봐도 절로 고개가....

    그게 인생이겠죠?

    화이팅!!

  • 8. 초~공감!
    '09.4.14 12:22 PM (61.72.xxx.114)

    전 쫌 됐어요. 6개월차!ㅎㅎ

    저도 1달쯤 됐을때 회사에서 꾸벅꾸벅 졸더라고요..밤일 때문 아니구~ 안하던 밥하려니까 넘 힘들죠! 메뉴짜기 넘 힘들어요... 아침에 화장하랴 드라이하랴 신랑깨워 밥먹이랴... 애기 낳고 사시는 선배님들! 킹왕짱 프로이십니다~~ 글쓴분도 힘내세요.. 어찌하다 보니까 요리에도 속도가 붙더군요. 저흰 주말엔 신랑이 밥을 해줘요.. 그래서 저는 '주중엔 죽도록 일한다/주말엔 게을러진다' - 요렇게하니까 덜 힘든것 같아요~ 일할땐 몰아서, 쉴땐 푸욱~~

    나도 엄마보구싶당...... 엄마 권서방이 오늘 아침 밥 남겨서 한판했어~!!! 근데 내가 이겼어~~

  • 9. 원글새댁
    '09.4.14 12:23 PM (125.131.xxx.1)

    흑흑흑.
    너무너무 따듯한 말씀들 감사합니다 선배님들 ㅠ.ㅠ.. 아...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어요
    다들 점심 맛있게 드시구요~ 저도 제가 싸온 도시락 들고 밥 먹으러 가야겠어요.
    엄마가 싸주실때보다 눈뜨고는 못볼 반찬들이 안습. T^T

  • 10. 저도
    '09.4.14 12:46 PM (222.106.xxx.177)

    그랬네요..
    지금 10년차 전업3년차 되었는데 살림과 요리는 아직도 헤메는 중이네요
    엄마품은 평생 그리울 거 같아요

  • 11. 미니민이
    '09.4.14 1:13 PM (203.223.xxx.216)

    저도 그랬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니깐 포기(??)하게 되더라구요

    신랑이 집안일 도와준다고 도와줘도 성에 안차니깐요 ㅜ.ㅜ

    도와줘서 고맙다고 하고 뒤에서 저혼자 다시 치우네요

    저는 지금 3년차 지금도 엄마생각나면 눈물나고 밥해먹기 귀찮고 싫고 짜증나고 그러네요

    그래도 어째요 제가 좋다고 한 결혼 열심히 살아야죠

    님도 화이팅 하세요

  • 12. *
    '09.4.14 2:56 PM (96.49.xxx.112)

    저도요, 저는 4년차인데도 아직도 설겆이하다 혼자 울컥 할 때가 있어요.
    엄만 그 옛날 온수도 안나오는 수돗가에서 설겆이하고 그랬을텐데
    얼마나 손시렵고 힘들었을까 하면서요.

    보리차 끓이는 것도 나름 일인데.. 옛날엔 물은 당연히 냉장고에 있는거.. 그러고 살았거든요.
    그게 엄마가 끓여주니까 거기 그렇게 있었다는 걸 몰랐어요.
    결혼 전에는 신랑한테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사실 이건 비밀이지만 이제는 세상에서 제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엄마인 것 같아요.
    이 날 이때까지도 늘 딸들에게 최선을 다해주시는 엄마.
    아웅, 쓰다보니 또 울컥하네요..ㅠㅠ
    보고 싶은 엄마.

  • 13. 원글 새댁
    '09.4.14 3:08 PM (125.131.xxx.1)

    결혼 전에는 신랑한테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사실 이건 비밀이지만 이제는 세상에서 제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엄마인 것 같아요.
    <<< ㅡㅡㅡㅡㅡㅡ 저두요 ! ㅠ.ㅠ
    '이제 결혼하면, 나는 너를 , 너는 나를 서로의 가족보다 더 위하고 아껴야해 ' 라는
    신랑의 말에 나도 엄마아빠보다 오빠가 더 좋아요~ 했지만 사실 저도 마음속으로부터는
    우리 엄마가 세상에서 젤 좋아요.. 흑ㄱ.....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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