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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리고 아이..
남편은 몇 년전 뇌암 선고를 받았습니다.
수술, 방사선, 항암치료를 거쳐 많이 좋아져서 이제 MRI 찍어도 깨끗하다고 그러네요. 그러나 앞으로 6개월에 한번씩 계속 검사를 받아야 되고 암이라는게 100% 치유라는게 없으니 항상 하루하루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수술 후유증으로 지팡이를 짚고 걸어야 되고 말이 조금 어눌해진 것 외에는 거의 95%이상 정상화로 돌아왔네요.
문제는 저희는 이제 서른 중반에 접어들었는데 남편이 아주 가끔씩 아이 얘기를 합니다. 저는 남편이 아프고 부터 아이를 갖는 것은 깨끗하게 접었거든요. 너무나 갑작스럽게 남편이 아팠고 그리고 그가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온 걸 본 후.. 앞으로 불확실한 일들에 노출되는 자체가 두렵더라구요. 즉 아이가 있음으로 발생하는 - 물론 좋고 행복한 일이 많겠지만 - 감당 할 수 없는 일들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아서요.
아이가 많이 아프거나, 아님 사고로 세상을 일찍 뜨거나, 아님 처음부터 평생가는 병을 짊어지고 태어나거나...이런 일 자체가 발생하는 이유를 아예 막아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딱 들더군요. 그래서 남아있는 시간 그냥 남편과 즐겁게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야지 그렇게 맘을 굳혔어요. 그리고 남편이 현재는 결과가 좋지만 아이를 낳고서 건강이 악화될 수도 있구요..
그런데 그렇게 사랑하는 남편이 아이를 원합니다. 아이가 없다면 없는대로 행복하게 저랑 살겠지만 참 슬플꺼라고..삶이 완성되지 않은채 그렇게 죽음으로 막을 내리는게 참 허무하다고 합니다.
저희 나이도 나이고, 남편 생각을 알고 제 생각도 굳건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한편으론 남편이 이기적이고 야속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내 고집만 내세워 맘대로 하려는것도 맘이 아프고..
네 물론 노력해도 안 생길 수도 있겠지만 이건 일단 접어두고 어떻게 하는것이 현명할지 지혜로운 여러분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1. 부적합한 첫 댓글.
'09.4.13 3:17 AM (218.156.xxx.229)원글님 남편분의 마음도...원글님의 마음도 다 알겠습니다.
그래서 감 놔라. 배 놔라 댓글도 무책임하게 느껴집니다.
두 분 중 의지가 강한 쪽...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겠지요.
두 분에게도 시간이 좀 필요한 듯 하네요.
갑작스런 병과 싸우느라 심신이 지쳐 두 분 다 극한 결론 밖에 나오지지 않을 듯.
시간이 지나면 어쩌면 두 분의 생각이 정 반대로 바뀔 수도 있지 싶어요.
시간을 좀 보내세요.
비록 나이가 있다고 하셨지만...아기는 "선물"이니까.
주실 선물이라면 나이도 문제되지 않을 듯 싶어요.2. 장담할
'09.4.13 3:40 AM (211.49.xxx.178)수 없는 인생이라...
뭐라 훈수를 둘수 없어 댓글 달기 조심스러워요...
입밖에 내기 죄송스러운 최악의 경우...혼자 아이를 키우게 되실 수도 있을텐데...
제 동생이라면 그건 권할수 없는 상황일것 같아요..
한부모라는게... 실로 엄청난 하중을 주니까요... 본인이 원치 않는 다면 감당하는게 더더군다나
쉽진 않을것 같아요...3. 나중에
'09.4.13 4:05 AM (125.177.xxx.52)그 아이가 커서 주변 상황인식할 나이가 되면....자신이 처한 환경에 감사할 수 있는 그릇으로 성장해 줄지.....그것이 변수네요.....
4. .
'09.4.13 7:16 AM (119.203.xxx.186)만일, 혹시라도 남편이 먼저 가버리면
남겨지는 아이와 본인...
아내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원치않는 모습이지요.
저도 남편이 만성 질병이라 그 심정 충분히 이해됩니다.
아이들이 있는 상태에서 질병이 찾아온거지만
그런데 반대로 남편분 입장에서는 지상에 핏줄을 남겨
놓고 싶은 것이 자연스러운 본능이랍니다.
더군다나 지금 MRI상 깨끗하다니 더 그러시겠지요.
두분 충분히 대화하시고 의견을 나눈다면
좋은 쪽으로 결론 나실거예요.5. ^^
'09.4.13 8:59 AM (221.146.xxx.99)남편분이 용기있게 투병하시고 좋아지셨다니
축하드리고, 님도 참 고생많으셨을텐데 대단하시네요
님 댁과 같은 상황이 아니라도
아이를 낳을까 낳지 말까는
부부의 결정이 절대적인 문제인 것 같아요
키워줄거 아니라서 라기 보다는
우리네 삶이 한치 앞을 볼 수 없기 때문에요
나이가 먹을수록
죽음이나 사고가 먼 일이 아니라
모든 삶의 곁에 있다는 걸 절감하곤 합니다.
편찮으시니 분명히 더 불안하시겠고
앞으로 건강 관리도 더 신경 쓰이실테니
출산과 육아는 다른 댁보다 더 큰 부담이실 겁니다.
그런 생각을 한다면
두 분만 편안하신 것도 좋은 선택일테고,,
여지껏의 과정을 볼때
다른 분들보다 더 용기 있는 분들이시니
앞날에 대한 불안은 누구나 있는 것으로 보시고 감행하셔도 나쁘지 않으실거라 봅니다.
다만 현재에서는
부인 의견쪽으로 결정하셨으면 합니다.
아무래도 원글님의 부담이,
현실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더 크실테니까요
늘 좋은 일만 있으시길^^6. 자유
'09.4.13 10:31 AM (211.203.xxx.172)정말 조심스러운 사안이라...댓글 달기가 어렵네요.
첫 댓글 님의 말씀처럼, 두 분의 마음이 모두 읽혀서요.ㅠㅠ
첫 댓글 님 말씀에 저도 공감합니다.
시간을 좀더 두고...
서로의 입장에서 더 생각해 보시면 좋겠어요.
기운 내시구요...7. 저는
'09.4.13 5:46 PM (125.180.xxx.93)포기 했습니다
보험사에 거절사유가 확실한 남들보다 암에 걸릴확율이 몇십배 더 높은.....
그래서 6개월마다 건강검진을 꼭 받는 남편이 있어
저는 아이 포기했습니다
남편은 남자라서? 자기 씨를 뿌리고 싶은 본능때문이기도 하고 아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저는 낳은 아이 책임져야하는 무게가 너무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래서 포기 했습니다
무모한 도전을 하고 싶지 않아요. 지금도 충분히 버거운데8. 원글
'09.4.13 8:03 PM (217.65.xxx.31)답글 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현재로선 제 맘이 안 낳겠다는 쪽이 90%입니다.
다만 10%는 남편이 일찍 떠나고 나 혼자만 남겨졌을 때 그와의 모든 삶이 그저 한조각의 기억으로만 남겨질꺼라는 생각에서 오는 허무함 그래서 아이가 있는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 그리고 만약 남편이 건강을 되찾아서 앞으로 나와 함께 20년 이상을 같이 살 수 있을 경우 (아이를 낳지 않기로 결정한 후) 그 때 찾아오는 죄책감.
시간을 좀 둬봐야겠죠..하지만 역시 혼자 딸랑 아이랑 남겨질 두려움, 그리고 아이가 잘 자라주지 않을 경우에 겪어야할 시련등에 대한 고민이 훨씬 무겁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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