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막장까지 미친x이 되고 싶지만 화해의 제스쳐 보내보렵니다. (어제 글과 관련...)

시집살이 조회수 : 792
작성일 : 2009-03-03 13:28:05
어머님께
어머니, 아버지께서 제게 주신 사랑에 항상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매사에 합리적이고 가족에게 모두 희생하시는 어머니, 자라면서 느낄 수 없었던 父情을 느끼게 해주신 아버지를 한번이라도 원망하거나 존경하지 않았던 적 없습니다.
하지만, 서로 대면하며 말하기 어려워 피하고 꺼리다 보니 부지불식간에 맘 속에서 좋았던 일들은 까맣게 잊고 제 앞의 갑갑한 현실과 불만만을 말씀 드려 그간의 신뢰를 깨는 경솔한 짓을 하고 말았습니다.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6년간 형님과 살면서 잔정 없는 제가 친정 동생이나 엄마보다도 더 형님을 믿고 의지했습니다. 힘들수록 서로 의지가 되고 도움이 되어야 하는데 제게 지워질 작은 짐 때문에 형님 등 뒤의 짐 덩어리는 보이지 않았나 봅니다.
처음 형님과 살게 되었을 때 모두의 걱정을 뒤로하고 나름의 규칙과 생활방식으로 사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고, 고모부의 문제만 아니었다면 지금의 이런 상황은 꿈꾸기 조차 끔찍했으리라 생각됩니다. 3층과 4층 살림을 합칠 때도 다른 목적이나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우리 형님이니까, 내가 조금 불편한 것쯤이야’ 라고 생각하고 결정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서서히 틈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님 말씀대로 낙천적이고 부처님 반 토막 같은 형님 덕분에 문제 없이 살았고 즐거웠지만 앞길이 안 보이는 고모부의 공수표를 100% 다 신뢰하던 늘 소녀 같은 형님, 이런 상황을 언제까지 부담해야 하며, 왜 우리만 걱정해야 하는가라는 피해 의식, 형님의 장점조차도 앞으로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려나 하는 걱정으로 왜곡되고, 서서히 생긴 틈은 부처가 아닌 사람인지라 어찌할 도리를 모르겠더군요. 어제 제가 말씀 드렸던 맘 속으로 죄를 짓는 다는 생각이 바로 이런 부분입니다.

하지만 모든 상황을 정리하시려는 부모님의 희생으로 합가를 결정하고 (물론 그 제안도 제가 먼저 드렸구요.)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다려왔습니다. 100% 일방적인 부모님의 희생이고, 쉽게 내려질 결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oo 아빠도 저도 부모님의 뜻에 따르기로 했었죠.
제 입장에서 합가를 결정했던 이유는 맏며느리로서 부모님과 사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천방지축인 아이들의 보호를 위해서였습니다. 합가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어 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어제 2층 모두 임대하라는 말씀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처음 상황을 받아들일 때 보다 어머님을 비롯한 가족들이 적응되어 간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일이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면 앞으로 틈은 더 벌어지리라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이는 커가고 이혼도 안된 형님 가족의 독립은 어려운 실정이 뻔한데, 부모님과의 합가를 해결책으로 생각했던 제게는 모든 결정을 수정해야만 하는 중차대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머님 말씀대로 친정 엄마랑 살게 되면 제 입장에서는 제일 간단히 해결될 일이겠죠.
애초에 그런 시나리오를 생각 안 했던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형님의 거처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도리가 없는 선택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지금처럼 어머님, 아버님께서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친정엄마의 약간의 도움으로 생활하는 것은 가능하겠지요. 하지만 친정 엄마도 딸 가진 부모기에 형님의 고된 일상보다는 제 앞날이 더 걱정이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요. 피를 나눈 가족인데도 결점이 보이고 불화가 생기는데 앞날은 더 힘들어 지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면서 서로에게 더 큰 상처를 주기보다는 애초에 그간 갖고 있던 문제점은 하나씩 짚어가며 종기를 짜듯이 해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에 처분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형님보다는 우려와 걱정을 어머님께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기에, 어려운 시어머님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하지 말았어야 할 말들까지 하고 말았습니다.

어제 역정을 내셨던 그 부분입니다. 물론 있어서도 안될 일이고, 상상하기도 끔찍한 일이지만 친정 엄마뿐 아니라 저희 집 생활방식을 알고 있는 직장 동료 언니도 제일 시급한 문제이고 사소한 일이라도 나중에 일이 생기면 수습하기 어렵다는 말에 그 부분은 명확히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말씀 드린 것입니다. 가족 중 누구보다 **이를 사랑하고 교감합니다. 하지만 호기심에 담배 한번, 야한 동영상 한번 보는 아이들이 못된 아이라서 한일은 아니거든요. **이를 무시해서도 부모님과 살기 싫어서도 아닙니다. 모든 상황에서 너그러운 사람과 그 상황을 못 받아 들이는 사람의 문화 차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안될까요?

올해 말까지 기다리라는 oo 아빠의 말… 여태껏 살았는데 그 정도 못 기다리겠습니까?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저와 가족들간의 갈등이 더 깊어질지 아물어 질지는 저도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고부간의 갈등이 아니라 다른 가족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 속상하고 화가 납니다. 하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어 진다는 옛말이 이루어 지길 바랍니다.

며느리가 아니라 철없고 욕심 많은 딸로 여기시고, 늘 모나고 부족한 가족이라도 용서하고 다독이시던 어머님께서 고해성사를 다 받아 주시고 해결해 주시리라 믿고 싶습니다.
부디 노여움 푸시고 가족의 화목을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앞장서 주시기 바랍니다.


철없는 딸 드림.
IP : 210.107.xxx.24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3.3 1:34 PM (203.142.xxx.230)

    근데 마지막 줄에 왜 '딸'이라고 쓰셨어요?

    편지 받으시는 분이 시어머니 아닌가요?

    일부러 '딸'이라고 쓰셨으면 전 정말 아닌 것 같구요.
    시부모님 입장에서도 심정적으로 원글님이 원하는 답이 안 나올 것 같아요.

  • 2. 내용이 좀 그렇네요
    '09.3.3 2:44 PM (115.129.xxx.67)

    그리고 저도 윗님처럼 "딸"이라는 문구 빼는게 좋을거 같고요. 이 내용을 아시는분들께서 원글님에게 좀더 더움을주실수 있는 글을 올려주시면 원글님이 도움을 받지 않을까요. 뭔가 부족한글인거 같애서요. 어쨌든지간에 원글님이나 남편되시는분 따님 행복하시면 좋겠어요. 그 외적인것은 그들이 풀어가야 될 일이겠지요.

  • 3. 딸,,,에서
    '09.3.3 9:38 PM (219.254.xxx.180)

    좀 거슬리네요
    그리고 너무 저자세입니다
    반성문 같아요
    원글님의 가족사나 가족들의 관계는 정확히 모르지만 글 내용으로 봐서는 정말 참기 힘든 상황처럼 보였어요
    부디 노여움 푸시고,,,,,(할 말 없습니다----그냥 엎드려서 올리는 상소문 같아요)
    솔직히 이런 글이라면 저라면 안 쓰겠어요

  • 4. 음..
    '09.3.4 1:02 PM (203.170.xxx.112)

    이전글부터 꼼꼼이 읽어봤는데...글쓴님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외아들의 며느리로 원치않는 희생아닌 희생을 계속 해왔기 때문에...

    글만봐서는 남편분의 태도나 입장을 잘모르겠는데이럴때는 원글님의 입장과 더불어 남편분의 의사가 확실히 시댁에 전달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남편이 무조건 부모님 뜻을 따르자하면 남편부터 설득해서 부부가 같은 목소리로 부모님께 말씀드려야지 왜 원글님 혼자 총대를 메고 말하고 또 이런 용서를 비는 편지를 써야하는지 모르겠어요.

    그전에 일억 이번에 또 일억 ...원글님네가 얼마나 부자인지는 몰라도 시누네 2억씩 갖다주면서 애들 맡기고 직장다니시는게 누구좋으라고 다니시는건지요.

    자세한 집안 분위기를 몰라 단언해 말씀드릴기는 어렵지만 이 편지는 원글님이 말씀하시고자하는 의도가 조금 흐려보여요, 무조건 잘못했으니 용서해 달라는 건지 지난번 입장을 고수해야겠으니 이해해달라는건지...아마 후자인듯싶은데...그렇다면 조금더 강경하게 나가셔야할것 같아요. 이편지가 오히려 본질을 흐리니 남편을 통해서건 원글님이 직접하시건 상황을 일단 결론내고 화해의 손길을 내미셔도 늦지않을거 같아요, 더구나 이런문제는 눈살찌푸리지않고는 도저히 사로 결론 낼수 없죠. 마냥 좋게지낼수만은 없는문제니까...일단 남편과 아주 단단한 결론 보신후 시댁과 얘기하시기를...그리고 한번 편 주장을 굽히면 인심은 인심대로 잃고 실익도 없다는 사실도 잘 아시시라 생각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41480 "일본이 高宗황제 독살 지시" 日 고위관료 문서 첫 발굴 2 세우실 2009/03/03 149
441479 제가 목덜미가 아픈데... 1 병명 2009/03/03 146
441478 원희룡 "박근혜, 만점짜리 정답 냈다" 4 세우실 2009/03/03 393
441477 "왕관 쓴 바보가 지겨워…반정부 촛불 타오른다" 4 세우실 2009/03/03 341
441476 코스코 양평점 대중교통은 어떻게...? 8 코스코 2009/03/03 367
441475 티백으로 된 커피 어떤 것이 맛있나요? 9 질문드려요 2009/03/03 605
441474 여학생 교복에 신으면 예쁠 구두~~ 9 딸래미..... 2009/03/03 496
441473 추억만이님에게 질 수 없다, 저도 추천곡 하나 올려드리죠. 7 세우실 2009/03/03 486
441472 011번호 계속 존재하는건가요? 18 sk 2009/03/03 1,136
441471 중앙일보에서 전화가 왔어요. 8 조중동나가있.. 2009/03/03 583
441470 장기하 - 없잔여 7 추억만이 2009/03/03 625
441469 기싸움에서 이기고싶어요. 5 소심한나 2009/03/03 922
441468 아이가 전교권에 드는 어머님 혹은 좋은 대학 보낸 어머님 29 공부 2009/03/03 1,741
441467 전원일기 노마 기억하세요?~~~ 7 2009/03/03 1,095
441466 sk브로드앤올 어제 가입했거든요.... 2 사용후기가 .. 2009/03/03 376
441465 만 6개월 이전 남아 엄마만 보세요...^^ 3 은혜강산다요.. 2009/03/03 333
441464 이 영상 보셨어요? 4 미디어법 2009/03/03 221
441463 장보실때 양배추 한통씩만 사주세요... 24 zeno 2009/03/03 2,047
441462 돼지갈비 김치찜 4 2009/03/03 439
441461 포인트 벽지 하구 싶어요^^ 2 dmswn 2009/03/03 357
441460 막장까지 미친x이 되고 싶지만 화해의 제스쳐 보내보렵니다. (어제 글과 관련...) 4 시집살이 2009/03/03 792
441459 섬유유연제 쓰시나요? 14 꽃보다빨래 2009/03/03 990
441458 친일파 그 대대손손 이어지는 부의 세습... 2 .... 2009/03/03 245
441457 짜짜로니 드셔보신 분께 질문 있어요 28 설무운 2009/03/03 1,043
441456 교제했던 사람이 절대로 저에게서 떨어지지 않겠대요. 15 괴로움 2009/03/03 1,390
441455 제가 힘들게 하고 있는거 맞죠? 24 이혼녀 2009/03/03 1,875
441454 굽네나 본스치킨 굽는 노하우 따로 있을까요? 1 치킨 2009/03/03 332
441453 편도선 제거 수술 해보신분? 7 2009/03/03 451
441452 같은 음 똥똥똥 이거 조율하는 거 맞나요? 4 욕한마디 해.. 2009/03/03 432
441451 집안 가구 자주 옮겨요? 3 내껀 완전 .. 2009/03/03 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