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좀 기분 나쁜일이 있었어요.
아들아이 다니는 어린이집 종업식이 오늘이었거든요. 이틀 봄방학 하고 3월에 새 학년으로 올라가지요.
오늘 과자파티 한다고 알림장에 엄마들더러 간식 한봉다리씩 넣어달라고 써져 왔더라구요.
그래서 집에서 초코칩 쿠키 만들어서 아이들 수랑 선생님 몫까지 생각해서 넉넉하게 싸보냈어요.
오늘 아이 데려오고 나서 오늘 엄마가 만든 과자 친구들이랑 맛있게 먹었어? 했더니, 아니, 그럽니다.
의아해서 왜? 하고 다시 물으니, 선생님이 안꺼내놨어. 대신 친구 아무개가 엄마가 만든거랑 비슷한 과자있었는데 크기가 훨씬 조그만거 사왔었는데 그거 먹었어, 그럽니다.
그럼 엄마가 만든 과자는 어쨌는데? 하니까 아이가 그건 몰라, 그러고 맙니다.
제가 살짝 기분이 나쁘려고 합니다. 실은 이런 일이 오늘이 처음이 아니거든요.
현장학습 가거나 원에서 무슨 일이 있다고 엄마들 더러 간식 싸보내라고 할때마다 집에서 정성껏 만든 과자며 빵이며를 보냈습니다.
그러면 현장학습때는 많이 먹었냐고 물으면, 친구 아무개 한개 주고, 다른 친구 아무개도 주고, 선생님도 주고.. 그리고 저는 한두개만 먹었다고 할때가 많았어요.
아니면 몇개 못먹었는데, 선생님이 그만 먹고 정리하라고 해서 남은거 선생님 드렸다고 할때도 있었어요.
소풍이나 현장학습때야 과자를 많이 보내지는 않습니다. 아이 먹는 양을 아니까 집에서 만든 쿠키 다섯개 정도 지퍼백에 담아 보냅니다.
그래서 그떄마다 간식먹는 시간을 너무 짧게 주나, 아니면 아이가 친구들 먹는게 부러워서 일부러 바꿔 먹었나 그런 생각을 했지요.
우리애는 맨날 집에서 이런저런걸 다 만들어 주다보니까 제가 만든건 그냥 시큰둥한 경향이 있거든요.
그리고 현장학습 말고 원에서 하는 큰 행사가 있어요. 어린이날, 가을에 무슨 발표회때, 그리고 생일때 엄마들더러 부페 할거니까 간식 보내라고 해서 각각 종목 다른걸로 쿠키며 빵이며 잔뜩 보냈었는데, 집에 와서 맛있었냐고 물으면 한결같이 자긴 못먹었다고 합니다.
왜냐고 물으면 그냥 상에 안 올라왔어, 몰라, 그러더군요. 아이가 아직 5살이라 표현력이 좀 떨어지니까 정확한 상황은 모르고 설마 선생님이 일부러 빼놓고 주었을거라고는 생각 못하고,
그동안 어린이날이랑 발표회때는 4,5,6세반이 전부 나와서 같이 하는 부페식 행사였으니까 워낙 음식 종류가 많아서 그랬나보다 했지요. 제가 순진했던건지 멍청했던건지...
그러나 오늘은 다릅니다. 아이들 반끼리만 그냥 오후에 싸가지고 온 과자가지고 과자파티한거였거든요.
그런데 오늘 또 물어보니까 아예 선생님이 안꺼내놨다고 하니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린지...
실은 우리 아이가 아토피가 있습니다. 다행히 심하지는 않아요. 돌전에는 많이 심했지만 지금은 좋아진거죠.
지금은 진짜 많이 좋아져서 수퍼 과자를 100% 못먹지는 않을정도로 발전했답니다. 이제는 한두쪽은 먹어도 탈 안나요. 새우깡 같은걸 한주먹정도 먹어도 괜찮더라구요. 그러나 봉다리를 통으로 비우면 여전히 배꼽 주변부터 빨갛게 반점이 생기는게 눈에 보입니다.
(다행히 밀가루나 유제품 문제는 아니고 어디까지나 시판 과자의 첨가물, 색소, 뭐 그런데 반응하는거 같아요.집에서 만든건 아무리 많이 먹어도 괜찮답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조금 귀찮고 힘들어도 언제나 간식을 만들어 줍니다.
제가 솜씨 자랑하고 싶어서, 유난 떨고 싶어서, 시간 많이 남아 돌아서 간식 만들어 주는게 절대 아닙니다.
선생님도 우리 아이 아토피 아십니다. 지난 여름에 친구네 집 생일파티에 놀러갔다가 잔뜩 얻어먹고는 팔, 다리에 빨갛게 죄다 올라서 그게 두주 정도 간적도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원에서 급식도 끊고 제가 도시락 싸서 보내면서 병원 치료 했었구요.
그 과정을 선생님이 다 아십니다.
우리 아이 다니는 원에는 직장맘에 거의 70%가 넘습니다.
직장맘들이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유독 아이들 생일이나 무슨때 되면, 친구 아무개가 나눠 줬다면서 분명 코스트코에서 대용량으로 구입했음이 틀림없는 색소투성이-하나 먹으면 입이 죄다 뻘겋고 퍼렇게 되는- 사탕, 젤리, 그런거 한주먹씩 받아 옵니다.
그거 번번이 타일러서 못먹게 빼앗는것도 지치고 짜증납니다. 제발 안줬으면 좋겠습니다.
원에서 행사한다고 유별스럽게 죄다 만들어 싸보내는 엄마 유일하게 저 하납니다. 저 원에서 유명합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만든 쿠키는 행방불명 되었다고 그러고-아이 말을 100% 믿어야 하는건지 어떤건지도 혼돈스럽지만...- 오늘 뭘 먹었는지는 이미 보입니다.
자는 녀석 내복 슬쩍 들어보니까 배꼽있는데가 두세군데 빨갛게 뭐가 보이네요.ㅜ.ㅜ
이제 종업식까지 했으니까 그 선생님 다시 뵐일은 없지만, 1년 보내고 마지막날 그동안의 일들까지 싸그리 생각이 떠오르면서..
번번이 제가 만들어 보낸 간식들 슬쩍 따로 두었다가 나중에 선생님들끼리 나눠 드셨다고 생각하면...기분이 참...
앞으로는 선생님들 몫까지 따로 챙겨서 보내야 하는건지...
그동안 현장학습 선생님 도시락도 보낸적 있고, 야근할때 드시라고 따로 간식도 챙겨 보낸적이 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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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과자는 어디로 갔을까??
쿠키맘 조회수 : 486
작성일 : 2009-02-25 22:50:41
IP : 124.56.xxx.3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에효~
'09.2.25 11:14 PM (124.5.xxx.93)너무 맛있게 만드셔서 선생님이 그 과자가 탐나셔서 그러셨나...
유난히 식탐이 있는 사람들이 있기는 있다더라구요.
(저 아는 사람은 자기 엄마가 그렇게 식탐이 있으셔서
하교길에 골목에서 엄마를 만났는데 맛있는 걸 들고 자길 지나쳐서는
집으로 먼저 쏙 들어가시더니 문을 잠그셔서 정말 황당했다는 말을 하더군요;;;;)
어쨌거나 참... 속상하시겠어요.
지난 일년의 일들이 착착 조각맞추기까지 되니...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고...
내년엔 좀 더 아이를 배려해주시는 선생님 만나면 좋겠다는 말씀밖에는 못드리겠어요.
토닥토닥~2. 뭐...
'09.2.26 9:37 AM (121.131.xxx.94)그거야 아이말만 듣고 집에서 혼자 생각하실 게 아니라
허심탄회하게 선생님하고 상담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가 아토피가 있다면 더더욱이요.3. ...
'09.2.26 11:00 AM (125.177.xxx.49)잊어버린거 아닐까요
설마 선생님이 드시려고 일부러 안줄린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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