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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

하늘을 날자 조회수 : 136
작성일 : 2009-01-12 10:58:11
미네르바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다는 뉴스를 주말에 접했습니다.


전기통신기본법상의 "공익을 해할 목적"은 형사처벌의 근거가 되는 법문언으로서는 너무 불명확하고 광범위하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드는군요. 전기통신사업법인가 하는 법에도 비슷한 문구를 쓰는 형사처벌 근거조항이 있었

던 것도 같고, 그 조항에 관해서 헌법상 인정되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을 위반하기

때문에 위헌이라는 취지의 헌재 결정례가 있었던 것도 같은데, 기억이 정확하게 나지 않는군요. 헌재 결정례를

쭉 일별해 봐야 할 것 같은데, 제가 그럴 여유가 지금은 없군요. 아침에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민주당 소속 이종

걸 의원인가 하는 분께서 인터뷰를 하셨는데, 이미 여러가지 법적 주장을 잘 펼치고 계시니 미네르바 변호인단 이

야기를 주목해서 들어보면, 형사 실체법적인 문제 또는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히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근본적인 부분은 진중권 님의 지적대로 헌법상 "표현의 자유" 문제인 것 같습니다. 미국

의 경우 "표현의 자유" 문제와 관련해서 우리처럼 명예훼손죄니 모욕죄니 하는 일반적인 형사처벌 규정이 없고,

민사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내지는 원상회복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의 경우는 형사

처벌로 문제에 접근하고 있는데요. 먼저 이 부분에 관해서도 논의를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 독일, 프

랑스,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의 입법례에 관해서는 제가 잘 모릅니다. 형법 교과서나 형법 논문 들춰본 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에고... 기억이 잘 안나네요...ㅠ.ㅠ)


아무튼 구속영장 발부에 관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논의를 포함해서) 여러가지 논의가 가능할텐데요. 한 가지 가

장 당황스러운 점만 언급하겠습니다.

그의 글들이야 이미 인터넷 상에 다 올려져 있는 것이니 "증거인멸의 우려"는 (거의) 없다고 보이고 그렇다면 그

가 "도망갈 우려"가 있기 때문에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또한 직업이 확실하고 주거가 일정하

면 "도망갈 우려"가 거의 없다고 판단해 온 것이 우리 법원의 입장인 것으로 보이고 미네르바는 주거가 일정하다

고 하니 결국 그가 구속된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그가 "백수"라는 점에 있다고 보입니다. 이렇게 보면 참 당황스

러운 것이 "백수"이면 직업이 확실한 사람에 비해서 "표현의 자유"도 보다 적게 누리게 되는 것이지요. 아니 직장인

에 비해서 "백수"인 것만도 억울한데 이제는 글 쓰는 것도 직장인에 비해서 엄격하게 제한받아야 된다는 말이냐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좀 당황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아무튼 여러가지 논의가 가능하겠지만, 저는 잠깐 "구속영

장"에 관해서만 이야기를 한정해서 해보겠습니다. 저번 "긴급체포"에 관한 글처럼 역시나 이 글도 신동운 선생님

의 견해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인신구속이 형사재판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론스타 사건에서 우리

는 "법원과 검찰간의 영장갈등"으로 언론에 묘사되었던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결정을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당시

검찰은 법원의 영장 기각결정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구속영장 기각결정에 대한 (준)항고 제도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구속영장 발부여부에 관한 재판에 대해서는 불복할 수 없는데

요. 그나마 피의자의 경우에는 구속 적부심을 청구해서 구속영장 발부결정에 관해서 다시 다투어 볼 수 있습니

다. 이 과정에서 보석이 허용될 수도 있구요. 근데 (아시다시피) 구속영장 기각결정은 (준)항고의 대상이 되지 않

는다는 것이 일관된 판례인지라 검찰 측에서는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그에 관해서 다툴 방법이 없어요. 물론 기각

결정의 이유가 된 부분을 보강해서 영장을 재청구할 수는 있지요. 그러니 결국 피의자 측이던 검찰 측이던 구속영

장 발부여부에 관한 재판에 관해서 다시 다툴 여지가 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피의자 측에서는 적부심을 통해

서, 검찰 측에서는 재청구를 통해서요.


그런데 이렇게도 생각해봐야 되지 않을까요? 우리는 구속영장 발부여부에 관한 재판이 그토록 중요하다는 점에

있어서는 모두 동의를 하지만, 그에 관한 대법원의 판례가 별로 없다는 점은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

는 것 같습니다. 대법원 판례가 없을 수 밖에 없는 것이 구속영장 발부여부에 관한 재판 자체에 대해서는 다시 상

급심으로 가지고 올라가서 다툴 방법이 없거든요. 그러니 대법원까지 갈 일도 없고 판례가 축적될 일도 없는 거지

요. 게다가 영장 재판의 경우에는 이유를 그다지 상세하게 적시하지도 않습니다. 물론 수사 초기라서 증거가 많

지 않은 상황이라 별로 적시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취급

되는 사건의 경우에도 영장에 관한 "법리"를 발전시킬 만한 이유의 적시는 별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

입니다. 이번 미네르바 구속영장 발부결정의 경우에는 오히려 이유가 비교적 상세하게 적시되어 있다고 봐야할

정도니까요. 이렇게 영장 재판에 관해서 "법리"가 발전되기 힘든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대법원까지 올라가지

않고 하급심에서 개별적으로 영장전담 법관들이 재판을 담당하는 데다가 이유의 적시 또한 상세하지 못한 상황

말이죠.


이제는 신동운 선생님의 주장처럼 구속영장 발부여부에 관한 재판(그것이 발부결정이던 기각결정이던)도 상급심

의 심사대상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 전제로 발부여부에 관한 결정시에는 이유

를 보다 상세하게 적도록 해야겠지요. 그래야 인신구속에서 가장 중요한 영장발부 여부에 관한 재판에 있어서 예

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장재판이야말로 하루빨리 투명화될 필요가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간 대표적인 "전관예우의 온상"으로 지목되기도 했던 것이 바로 영장재판인 만큼 시급하게 해결해

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미네르바 구속영장 발부에 관한 구체적인 논평은 변호인단에서 보다 훌륭하게 해줄 것 같습니다. 저는 여기서

"구속영장" 발부에 관한 제도적인 문제점을 잠깐 지적했을 뿐입니다. 구속적부심이나 전기통신사업법상의

처벌조항에 대한 위헌심사 결과가 이제 주목받는 상황이 되었군요. 아무튼 구속영장이 정말로 발부된 것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이럴 수가...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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