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송년회를 다녀와서 느끼는 이 기분은 뭘까?

쭈니 조회수 : 676
작성일 : 2008-12-23 16:45:53
송년회 시즌.

일년에 두번정도 만나는 남자들의 모임이 있어서 동반으로 나갔습니다.

모두들 어린시절부터 친구들이라 허물없는 사이랍니다.

어린 학생 신분일때부터 친구라 애인도 생기고 하나둘씩 결혼도 하고 이젠 반은 결혼해서

아이들을 하나, 둘씩 안고와서 제법 규모가 커져버렸네요.^^

서른명 남짓이 둘러앉아 한두잔 술을 마시고...

남자들은 남자들끼리... 여자들은 여자들끼리 아이들과 함께.

대부분 초보엄마들이라 출산, 육아가 제일 큰 화제.

얘기를 나누다보니 일찍 결혼해서 이미 딸 둘이 있는데 셋째를 준비한답니다.

이유는?  아들이 꼭 있어야 한다고.

그래서 물었지요. 아들이 꼭 있어야 해?

대부분(아니, 저 빼고 모두...) 아들은 꼭 있어야 한답니다. 둘이되던 셋이되던 아들 낳을 때까지...

생활이 넉넉치 않아서 고생하는 것 알고 있는데 그래도 아들 낳을때까지 셋째도 딸이면 넷째까지...

물론 아무 말 안했습니다. 사람 사는거, 생각하는 거 다 다르니까요.

그중 명문대 나와서 전문직으로 일 잘하던 언니 한명이 그럽디다.

나도 아들 낳을때까지 낳을 거야. 너도 얼른 애 낳아.

공부? 그거 오래 해봤자 애낳고 키우는데 하나도 소용없어. 공부 그만하고 얼른 애 낳아.

속으로... '언니... 언니까지 왜 이래... 그래도 결혼 전 까지는 안그랬는데...'

그러다 텔레비젼에서 뉴스를 합니다.

촛불도 나오고, 일제고사도 나오고, 국제중도 나옵니다.

화제가 당연히 그리 돌아갑니다.

다들...

촛불?! 내 주변에는 못 봤다. 괜히 힘쓰고 그래.

일제고사?! 나라에서 보라면 봐야지. 뭐가 그리 특별하다고.

국제중?! 지금부터 사교육 더 열심히 시키면 안될거 없답니다...

여기까지 얘기가 오가니

더이상 대화를 할 수 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술자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현실적인 문제에 무관심이나 대응은 그렇다치더라도...

대부분 좋은 대학교 나와서 좋은 직장들 다니는 이제 서른초반인데

사고방식이 무척 보수적이라 적잖이 놀랐습니다.

남자들의 생각에도 놀랐지만, 같은 여자들의 생각에 더 놀랐습니다.

돌아오는 길.

아무 말없는 제게 제 남자^^가 물어보더군요. 왜 그렇게 기분이 별로냐...

그래서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저보고 지금 하는 공부 계속하랍니다.

돈벌어오란 소리가 아니고... 자기는 남자든 여자든 돈들이고 시간들여서 공부했는데

여자라고 너무 쉽게 포기해버리지 않았으면 한답니다.

나중에... 나중에...

자기가 아니라... 제가... 너무 후회 할 것 같다면서요.

우린 아들, 딸 구별말고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낳자. 그래서 딱~ 하나만 낳자... 이러데요.

그 소리에... 그래도 내 남자는... 다행이구나 싶었습니다.





IP : 118.34.xxx.22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2.24 12:34 AM (121.133.xxx.66)

    결혼 잘 하셨네요^^
    남편분 멋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734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282
682733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112
682732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423
682731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817
682730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420
682729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097
682728 꼬꼬면 1 /// 2011/08/21 27,154
682727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293
682726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385
682725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716
682724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835
682723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001
682722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5,820
682721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148
682720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129
682719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338
682718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3,349
682717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434
682716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544
682715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173
682714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286
682713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544
682712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5,811
682711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345
682710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625
682709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651
682708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715
682707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867
682706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7,606
682705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677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