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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핀 고등학생이 쓴 쪽지

미안 조회수 : 942
작성일 : 2008-10-06 11:53:53

주말에 공부할것도 있고 해서 근처 시립도서관에 갔었어요.
마침 애들이 담주부터 중간고사 기간이라고 엄청 밀리더라고요.
주위에 앉은 애들이 거의가 다 중고생...

제 오른쪽에 남자 고등학생애가 앉았는데
고 3은 아니고 1학년 아님 2학년..

몇시간 공부하다가 저녁먹을때즘 애가 나갔다 친구랑 같이 들어왔는데
그 친구가 옆에서서 얘기하다 갔구요.

그런데 이 두놈들에게 담배냄새가 너무너무 많이 나는거에요.
그냥 한대가 아니고 왜 계속 줄담배피우다가
전혀 냄새빠질 사이 없이 막 들어온듯한...

기관지가 약한데다가
주위에 흡연자라고는 없이 사는 저는
당장 반응이 왔죠.
목이 메케해져서 물을마시고도 계속 기침이..

그 친구놈이 간담에 제가 옆에 앉은 애 팔을 가볍게 치고 말했어요.
"너.. 담배피냐?"라고요.
그담에 저는 "미안하지만 나가서 냄새좀 빼고 오면 안될까?"하고 말하려고 했고요.

근데 얘가 저를 보고 "예" 하더니
제가 다음 말할 기회도 안주고 나가버렸어요.

그리고 채 10분이 지나지 않아 들어왔는데..
신기하게 냄새가 하나도 안나더라고요.
사실 그전에 옆에 앉아있을때는 못느꼈거든요.

그러더니 몇분 앉아서 공부하는가 싶더니
옆에서 가방 챙기는소리가...
맘이 불안해지더라고요.

제가 직업이 몇달전까지 학원강사였어요.
교회에서도 중고등부교사가 제 전담이고..
애들을 예뻐합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아이들은 무조건 사랑받아야 하고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나 시험기간엔 애들 하자는대로 다 해주고요.

그래서 붙잡고 "너 나땜에 기분나빠서 가는거냐? 내가 잘못했다.."
그렇게 따라나가서 말하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근데 얘가 일어나서 가방을 멘다음 저에게 딱지모양으로 접은 쪽지를 주고 나가는겁니다.

연습장 한쪽 찢어서 어찌나 조그만 종이에 접었던지 펴는데도 시간이 좀 걸렸고
사실 펴기전에 심호흡도 하느라..
뭐 요즘 애들이 좀 싫은 말 못듣쟎아요.
"남일에 상관마세요."이런식으로 썼을거라고 생각했기에 "충격받지 말자"하고 쪽지를 열었어요.

쪽지에 또박또박 쓴 내용은..

"죄송합니다.
나갈께요.
공부 열심히 하시고
용서부탁드립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려요"

너무 예쁘죠?

읽자마자 2층에서 로비까지 뛰어나갔는데
아이들이 워낙 붐비고 그래서 놓쳤답니다.
시험공부하러 온 애한테 맘이 살짝 안좋기도 합니다.



IP : 211.251.xxx.24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귀연넘일세
    '08.10.6 11:57 AM (222.64.xxx.193)

    잘못을 아는 것만으로도 요즘 보기 드문 훌륭한 학생이로구만요^^

  • 2.
    '08.10.6 12:01 PM (218.39.xxx.237)

    담배를 피었지만서도.. 행동은 쬐~끔 기특하네요.

  • 3. 현주
    '08.10.6 12:18 PM (61.97.xxx.94)

    요즘에 이런학생도 있었네요.

  • 4. .
    '08.10.6 12:39 PM (220.122.xxx.155)

    제가 불의(?)를 보면 참지를 못하는 성격이라.. 아파트 놀이터에 가면 중학생 애들이 아기들 노는데 옆에서 어른이 있어도 신경도 안 쓰고 지들끼리 담배 꺼내 뭅니다. 그걸 보면 꼭 한마디 합니다.
    담배 피는건 좋은데 다른데 가서 피워라, 아기들 담배연기 안 마시게... 그러고 꼭 한마디 갈궈줍니다.
    니덜 이러는거 부모님 아시니? 이러면 어떤 애들은 죄송합니다. 하고 가버리는데...
    정말 못된 애들은 오히려 나를 오히려 비웃습니다. 지들끼리 웃으면서... 얼마나 꼴보기 싫은지..

  • 5. 짜슥...
    '08.10.6 1:12 PM (222.234.xxx.118)

    몸에 좋지도 않은 담배엔 왜 손을 댄거냐..
    원글님의 마음도 너무 이쁘십니다. 저 같으면 아마도 한심하단듯이 봤을텐데..
    아이들은 무조건 사랑받고 존중받아야한다는 말 마음속 깊숙이 새기는 중입니다.^^

  • 6. 우리나라
    '08.10.6 5:31 PM (211.173.xxx.198)

    너무 이쁘네요 원글님도 애들을 무조건 예뻐해주심에 학부모로서 감사드립니다.
    아무래도 그애는 원글님의 마음을 읽었나봅니다. 고로 두분다 훌륭하십니다$$

  • 7. ^^
    '08.10.6 9:12 PM (211.38.xxx.182)

    이쁘게 말하면 대체로 저런 반응이 오더군요
    편견과 한심을 눈에 담고 쳐다보면 .. 윽.. 상상조차 못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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