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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미국대학의 철학전공은...

... 조회수 : 1,905
작성일 : 2008-10-04 11:07:44
이제 고1 (10학년) 올라가는 아이인데 미국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싶답니다.
중 2 때 유학갔죠. 한인 1.5 세만 해도 문과 적성이라도 이과를 택할만큼 언어의 장벽이 크다고 하던데요.
철학은 더 말할 나위 없겠죠ㅠㅠ
아이비리그 대학 설명회에 다녀와서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혼자 유학 가 있구요.
미국에서는 철학과를 지원하려면 2% 안에 들어야 가능할 정도로 어려운 과라고 합니다.
아이비 명문들이 대부분 철학(신학의 예비과정)과 신학교로 촐발해 두 과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크고 두 과는 특별하게 취급된답니다.
외국인이 하버드대 철학과 (다른 아이비도 마찬가지)에 온 경우가 전무후무해
네가 들어오면 기네스북에 오르겠구나. 그렇다고 용기를 잃지는 말아라 했답니다.
참으로 어려운 길인데 오히려 결연한 심정으로,
어려운 건 알지만 정말 열심히 해보겠다는 마음가짐이더군요.
어려서 심장병으로 고생하고도 다른 아이들보다 더 씩씩하게 자라 준 것으로도 감사한데,
스스로 유학을 결심하고, 유학 가서 이런 목표를 설정하네요.
옆에서 도와 줄 수도 없는데...너무 고생하는 건 아닌가싶어요.
한국 아이들이 아이비 가기 힘든 이유로 학교 생활 하는 방식이 현지 아이들과 달라서라고 분석하더군요.
그래서 클럽 활동도 계획을 세워 열심이고, 연극, 음악에도 재주도 많고, 리더쉽이나 친구 사귀는 능력도
탁월합니다. 유모어 감각이 뛰어나 우리나라에서나 거기서나 아이들을 몰고 다닙니다.
신체도 서양 아이들만큼 크고 휜칠하지만, 심장 기능 때문에 체육활동은 전혀 못하구요.
방학 때 아이가 오면 우리집은 웃음이 떠나질 않습니다.
방학마다 철학 서적 탐독도 필수구요. 그리스 철학자 부터 니체 쇼펜하우어까지, 나름 많이 읽었죠.
니체는 위험해서 읽지 말라고 했습니다만..
미국에 계신 분들이나 아는 분들께 여쭙고 싶어요. 외국인이 철학전공으로 미국 대학에 가고,
공부를 해내는 경우를 보셨는지요?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요?
IP : 218.153.xxx.72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철학
    '08.10.4 11:22 AM (211.214.xxx.170)

    하버드대학에서 철학과 전공한 분을 알고 있습니다.
    경기고 졸업하고 막바로 하바드 입학, 학위는 나중에 독일에서 하고...
    국내에서 대학 마치고 아이비리그 대학원으로 철학 전공으로 유학간 경우는 많이 있습니다. 다들 잘 해내고 있고요.
    철학과 졸업하고 로스쿨 진학해도 되는 것이니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아이가 영미분석철학이 아닌 대륙철학에 관심을 가진 것 같은데요. 요즘 다시 그쪽 철학이 각광을 받고 있으니... 학계에도 유행이 있는지라 ㅎㅎㅎ 것도 괜찮은 거 같고요.
    하고 싶은 공부하는 거이 가장 행복한 거 아닌가요.
    그럴려고 유학도 간 것이겠고.

  • 2. 전,
    '08.10.4 11:37 AM (211.187.xxx.197)

    제가 대학때 제가 전공을 두개 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철학입니다. 교수님들 미국에서 공부하고 박사학위 따오신분들 많으셨어요. 물론 그분들 대학은 한국에서 나오셨지만...한국인이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는 경우가 없을 것은 아니고, 님의 자녀라면 잘 해낼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부모님이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전에 제가 네이버 유학에 관한 어떤 카페에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한 아버지가 아들이 대학에 가서 인문학을 전공(아마 영문학으로 기억)하겠다고 해서 너무 실망스럽고 고민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그러자 댓글 엄청 달렸는데, 그 99%가 말리라는 거였습니다. 그 이유에 정말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유란게 돈안되는 학문을 하러 그 돈들이며 가족과 떨어져 멀리가 고생하냐 였습니다. 물론 좋게 말하면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나름 돈 좀 있고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그 부모라는 사람들의 인식의 한계는 딱 여기구나, 그래서 우리나라 사회수준이 이것밖에 안되는구나 하고 절실하게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인문학은 모든 학문의 기본이며 그 위에 현실 학문이 세워지게 됩니다. 말하자면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구축한다고나 할까? 그래서 미국의 전문교육시스템이 대학에서 이루어지는게 아니고, 학부에서 기초학문을 대학원에 가야 전문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게 만들어놨다고 생각합니다.
    그 유명한 휴렛 페커드의 피오나도 학부에선 철학을 했고, 요즘 우리나라 대기업 CEO들고 시간내서 인문학 특강을 듣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인문학의 중요성이 새롭게 인지되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녀가 철학을 전공으로 하겠다고 하는 것을 이렇게 전폭 밀어주시는 님을 보니 참 훌륭하시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저도 저런 경험이 없었다면 훌륭하단 생각이 아닌 아들의 선택을 당연한 밀어주는 걸로 생각했을 겁니다. ^^)

    사실, 외국어로 인문학을 공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겁니다. 자연과학은 언어의 뉘앙스, 문화적 배경이 그닥 중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언어와 관련된 학문은 그렇지 않거든요. 중2때 갔다니 좀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자신이 원하고 열정을 가진 학문에 대해선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아이도 6학년때 혼자 유학을 갔습니다.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이 아인 아주 어려서부터 꿈이 국제법을 다루는 국제 변호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법학도 언어라 빨리 유학을 가야한다고 해서 일찍 보냈는데, 딱 맞춰 잘 왔다고 하더군요. 우리 아인 이제 3년되었고 하이스쿨러가 되었는데, 다음 학기부터 영어를 아널 클래스로 공부할 것 같습니다. 이제야 영어가 원어민으로 된 것 같습니다.
    영어 제대로 못하고 가서 3년간 노력한 결실이라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그 아이의 꿈과 가까와진 것 같아 기뻐요.

    어쩌다 제 아이 얘기까지 나왔지만, 우리 아이들이 어디서 어떤 공부를 하든 아이들의 꿈에 박수치고 힘껏 도와줘야 되는게 부모란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한 것이 그들만의 운이 아닌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란 것 알게 하고, 국가와 인류를 위해 자신의 재주를 돌려줄 수 있고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항상 깨어있는 사람이 되도록 기도해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3. ...
    '08.10.4 11:51 AM (218.153.xxx.72)

    원글이입니다.
    댓글들 감사합니다. 윗님의 확고한 교육관이나 생각은 제가 본받아야 할 부분이군요.
    그리고 훌륭한 아드님을 두셨군요.
    제 지난 시절도 항상 꿈을 좇아 노력하던 삶인지라,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안답니다. 제가 엄마로서 잘 해주는 건 없는데, 아이가 엄마의 삶에 대해 지나치게
    존경심을 보여줍니다. 제가 부끄러울만큼이요. 전 그 아이가 생각하는 만큼 잘 하지 못했는데
    말이죠. 엄마를 자극의 원천으로 삼는다고 합니다.
    동생이 철학을 정공했고 전 이공계 전공인데도 철학과 종교학 서적을 늘 옆에 두고 살았어요.
    철학이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된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아이가 독일 철학자들을 괸장히 좋아합니다. 윗님 대륙철학이 유행이군요. 정보 감사합니다.
    하고 싶은 공부하러 유학 가는 게 정답이죠. 걱정보다는 격려를 그리고 기도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 4.
    '08.10.4 11:52 AM (71.248.xxx.46)

    8학년떼 유학왔다면 좀 버겁지 않을까...생각합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그 나이에 유학오면 ESL 벗어나기도 버겁고,
    regular english class 듣는다 가정해도, 아이비 리그 정도의 학교 생각하신다면 AP english 9학년부턴 들어야 하는데, 그러기엔 시간이 빡빡했을거 같네요.
    그래도 아이가 좋아하고, 하고 싶어하고, 잘하는걸, 부모가 믿고 지지해 주시는게 좋죠.
    좋은 결과 잇길 기원합니다.

    '전,'님, 아널<X>, honors <O>입니다.

  • 5. 여기도
    '08.10.4 12:06 PM (220.75.xxx.143)

    유학보낸 엄마있습니다,
    나름 날리던 아이가 중3때 유학갔습니다, 그때 부산영재과고가 생기던 때였는데 제 아이는 갈수도 잇었을것 같아요.
    근데 아이가 유학한다해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원하던 대학, 원하던 과에 다니다가 갑자기 영국에서 공부한다해서 다시 전공을 바꿔 그리로 갔습니다,
    아이말로는 한곳에 있으면 너무 좁아진다나 뭐라나...암튼 자기가 손해보는 일은 안한다니까 지켜보고 있습니다,
    유학보내면 좋은 점 중의 하나가 아이가 스스로 자기인생을 일궈나가는 힘을 기를수있어서인것 같아요, 하지만 이때도 아이의 능력을 봐야한다는거...무조건 유학은 아닙니다,
    그러면 네 아이자랑이냐 하시겠지만, 그건 아니구요, 묻지마 유학은 안된다는 겁니다,
    아이가 절실히 원할때 부모는 방향제시를 해야하지않겠냐는 거지요.
    원글님.
    아마도 자제분은 혼자서 훌륭하게 자기인생을 꾸려나가는듯하니 너무 걱정안하셔도 될것같구요,
    직업이나, 금전문제때문이시라면 더더구나 본인이 잘 알아서 할거예요. 걱정안하셔도 될듯.....

  • 6. 괜찮은데..
    '08.10.4 4:02 PM (61.99.xxx.223)

    철학과 인기 좋죠. 로스쿨 갈 애들은 정치, 역사 아님 철학을 선호하니까요.
    한국에서 공부하다가 대학원에 유학가서들 다들 잘 하고 학위하고 오는데... (일례로 울 남편^^)
    학부 수준이야 충분히 잘 할 수 있어요.
    철학이 문과여도 논리학이 중요하니까 이과적 성격이 크구요.
    아이가 원하면 하는 게 좋죠~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는 게 중요하지 어려운 거라서 피한다는 건 좀 아닌 거 같아요. 이공계 두뇌와 취향을 가진 사람은 문사철 죽었다 깨도 뭔소린지 못알아듣지만 또 문과쪽 두뇌를 가진 사람은 이과 쪽이 더 어려운 걸테구요.

    전공이야 보통 학부 가서 이런 저런 수업 듣다가 나중에 정하지 않나요? 2%내에 들어야.. 이건 잘 모르겠네요.

    그런데 외국인이 하바드 철학과가 전무후무? 그건 아닐 거구요. 가서 공부하는 것도 다른 전공에 비해 특별히 더 어렵다거나... 잘 모르겠어요. (나중에 철학과 대학원 가는 건 매우 어려워요. 6-8명 뽑는데 200명 넘게 지원하거든요) 철학과 나와서 미국 같은 경우는 취직도 잘하고 로스쿨도 많이 가고... 여러 가능성이 참 많죠.

    아무래도 한국에서 철학에 처음 관심 가지는 건 문학읽다가 니체읽다가 뭐 그렇게들 시작하는데요... 대륙철학으로요. 철학과 가서 공부하는 건 또 다르니까요.

  • 7. 괜찮은데님...
    '08.10.4 4:57 PM (218.153.xxx.72)

    남편이 철학과 대학원을 다니셨으니 잘 아실 것 같아요.
    학부를 철학과로 오는 외국인 혹은 한국인도 많은지요?
    2%는 입학 담당관들이 나오서 한이야기인데 사실무근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시죠?
    더 알아 봐야겠네요.
    그런데, 공부는 남편 분이 하셔서 그렇겠지만,
    저도 대학원을 유명대학에서 해보아서 압니다만, 대학원도 하는데 학부 정도야
    쉽다는 짐작을 하시는 건 아니라고 봐요. 오히려 외국인에게는 학부 공부를 하는 것보다
    대학원 공부 하는 게 더 쉬운 부분이 많답니다. 영어 매우 못하는 상태에서도 전공 공부만
    파는 건 의외로 그리 어렵지 않지만, 교양이 더 어려워요, 우리같은 사람에게는요...
    제 친구들도 영어 강의할 때 쥐약은 오히려 일반 생물학강의래요. 진화론 등등...

  • 8. 괜찮은데..
    '08.10.4 7:11 PM (61.99.xxx.223)

    울 남편에게 직접 물어봤어요.
    유학시절(사립)에 다양한 수준의 학부 수업 티칭했거든요. 막판엔 주위 학교 강의도 나갔고.
    철학과 수업에 워낙에 다른 전공학생들이 많이 오긴 하지만서두
    다양성이 그리 떨어지지 않았으며, 아시아계도 많다고 합니다.
    아시아계가 프리메디나 의대가는데 유리한 과도 많지만 문과에서 로스쿨에 유리한 과에도 아시아계가 제법 있었대요.
    아직 undecided였던 1-2학년에도 그렇고 철학 전공에 한국에서 외고 졸업하고 온 학생도 있었구요.
    2%야... 학교마다 사정이 다를 수 있다고 하구요. undecided로 나중에 전공 정하는 곳이라면 2%는 아닌 것 같다고... 하바드 철학과가 외국인이 가면 기네스냐고 물으니까 허허 웃었어요. 아는 하바드 출신 선생님에게 물어보겠다고 하더군요. 유명사립의 근간이 신학과이긴 한데... 철학과가 특별한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하구요. (몇 학교가 전략적으로 철학과를 밀긴 한다지만)

    남편도 티칭 때는 논리학이 좀 편했다니까 (미국 학생, 교수들이 귀찮아하는) 교양 일반 생물학이 어렵더라는 게 말은 된답니다. 하지만 철학과는 주로 쓰기 시험과 페이퍼로 평가를 받는데 외국인 학생들이 영어가 좀 떨어져도 시험에 강하고.. 페이퍼도 독창성은 떨어지나 정성과 노력이 미국인 보다 더 보인대요. 아시아계가 수학, 과학에 강하니까 다른 걸 하면 상대적으로 약해보일지 모르겠으나 별로 크게 불리할 건 없어 보인다고 하네요. 특히 철학엔 논리학이 중요하다구요.

    공부를 남편 분이 하셔서 그렇겠다고 하셔서...
    저도 남편에게 직접 물어보며 확인을 했는데요. 저도 다른 전공하다가 철학 석사를 해서 티칭을 안했지만 캠퍼스 분위기는 나름 잘 알아요~

  • 9. 괜찮은데님...
    '08.10.4 7:43 PM (218.153.xxx.72)

    답변 감사합니다. 오히려 안심이 됩니다.
    입학 설명회에서 겁주는 이야기 잔뜩 들은지라, 하고 싶은 철학공부 밀어주고 싶어도
    외국인에게는 벽이 너무 높은 건 아닌가 걱정이 많이 되었거든요.
    나중에 남편분 아이에게 소개시켜 주셨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 봅니다.^^

  • 10. 흠..
    '08.10.4 10:58 PM (221.139.xxx.31)

    제 동생이 미국은 아니고 프랑스 파리 국립대에서 철학을 했는데요
    (지금은 다른 전공이지만요)
    그 과에서 최고점수 나왔어요.
    프랑스에서 초,중,고를 나온 것도 아니고 한국서 대학마치고 들어갔지만
    말발이라면 끝내주는 프랑스애들 제치고 톱을 차지해서 교수들도 난리났었습니다.
    제 동생의 경우를 보니 언어라는 것이 그리 큰 장벽은 아닌 듯합니다.

  • 11. 괜찮은데..
    '08.10.4 11:14 PM (61.99.xxx.223)

    남편하고 안그래도 더 얘기를 해봤어요.
    미국 애들 책 안읽고 말로 때우는 경향이 강한데 동양 학생은 수업 시간에 말은 잘 안하려고 해도 다~ 읽어오고 깊게 생각을 한대요.
    8학년때 미국갔다는 얘기를 하니까
    반응이 오잉? 그럼 외국인이라고 하면 안되지~~~ 네요.
    자기가 생각하는 외국인 학생이란 F1 비자 홀더가 아니라 학부 때 오거나 10학년 이후 미국 온 애들 얘기라고... (저도 동의)
    에세이 훈련이나 읽고 생각하기 훈련이 안된 외국인 학생들이 처음에 좀 고전을 하는데...
    8학년때 왔으면 에세이 훈련도 잘 받았을 거라며 뭐가 걱정이냐네요. 생활 속에서 이것 저것 아규하는 문화에도 아주 익숙할 거라구요.

    뭐가 어렵다 이런 체감적인 건 뭐에 흥미를 느낀다 앞에선 아무런 장벽이 아니라고 자녀분 많이 격려해 주시래요~

    아 제 생각에 또 그 나이에 니체 같은 거 읽는다면 이게 바로 진짜 철학같은데 (저도 울 남편도 고등학생 때 니체와 도스토옙스키 이런 거 읽었어요) 미국 대학에서 하는 철학은 전혀 성격이 다릅니다. (제가 봐도 니체는 오히려 문학, 문호하 비평에서..) 그렇다고 또 니체 읽는 거 말리진 마세요~ 나름 잼있구요. 30년 전 까지는 니체를 실존주의나 초인 이런 쪽으로 해석했지만, 요샌 니체 모르면 포스트모더니즘을 이해할 수가 없죠. (미국에선 포스트모더니즘을 철학취급 거의 안하지만요.)

  • 12. 원글이
    '08.10.5 9:54 AM (218.153.xxx.104)

    용기주시는 글 모두 감사합니다.
    여기도님, 훌륭한 자제분을 두셨군요. 어떻게 자랄 지 저도 궁금합니다.
    저도 영국에서 공부했고 미국에도 여러 번 다녀 온지라, 자제분이 미국과는 다른
    영국 학교에서 새로운 경험을 잘 하고 있으리라 생각되네요.
    흠님, 동생분 만나 뵙고 싶네요. 저희 아이에게는 좋은 role model입니다.
    괜찮은데님 감사드려요. 많이 격려할께요^^ 남편분께도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니체의 니힐리즘은 역사와 그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자칫 개인적인 감상주의에 빠지거나 니체의 생각을 왜곡할 소지가 많아서요.
    저희 아이는 니체를 소화하기에는 아직 어리답니다. 고전을 읽는 편이 나을 것 같아
    그 쪽으로 권유해 요즘은 로마사에 푹 빠져 있답니다^^

  • 13.
    '08.10.5 10:18 AM (71.248.xxx.46)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제가 초 치는건 아닌지,,
    댓글중 현실감이 떨어지는 스트레오 타입의 대답이 자꾸 나오네요.

    " 8학년때 왔다면 에세이 쓰는법 제대로 배웠다..."라고 말씀하신 괜찮은데님,
    아이고,,, 현실은 그게 아니랍니다.
    언어란게 말만 잘해도 안되고, 글만 잘써도 안되고,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매치가 되야 하는거죠.
    킨더,엘리를 영어권에서 살다 귀국후 다시 8학년때 유학 온 경우라면, 정말 스무드하게 님이 말씀하신대로 순탄하죠.
    하지만,,,,
    현실은 8학년때 비영어권에서 바로 영어권에 투입되면,절대 아니라는거죠.
    현지 친구 사귀기도 너무 힘들고<어릴적부터 같은 초,중 나온 아이들끼리 그룹이 형성되어 끼어 들기 쉽지 않고요>,그 나이가 이중언어 습득하기에 애매한 나이라는거죠.
    차라리 초등학생이라면 스펀지같이 머리,말 따로 받아 들이는데,
    8학년 정도면 일단 머리속으로 생각후, 입으로 나오니까 그 과정이 더디고, 그런 사고가 잘 바뀌지 않는다 소리죠.
    그리고 언어가 네이티브 같이 되려면 초등학교때 온 경우라면 적어도 4년,,부모들의 엄청난 서포트 가정하에,, 걸린다는 조사결과도 나왓고요.
    중고등학교 이후는 + 1-2년이 걸린다고 나왔어요.

    한국에서 학부, 석사 마치고 유학 오신 경우에 비교하시면 절대 안되고요.
    그 분들은 페이퍼 위주의 전공 공부하시고, 말하기,듣기가 취약하신 분들이 많아요.
    <전공성적이 월등한거랑 다른 문제고요>

    제가 아이들 길러 본 경험으로는,
    어릴적부터 잡식성이라 할만큼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접하게 해주는게 좋을거 같아요.
    특히, 역사책을요,
    거기다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도 같이 본다면 더 좋고요.
    그리고 인문,사회,언어쪽은 여기서 진학 담당하시는 분들이, 가급적이면 현지 태생,아니면 아주 어릴적 온 아이가 아니면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습니다.
    가치관,정서,배워 온것이 현지의 그것과 너무나 달라 아이가 그 전공을 많이 힘들어 할겁니다.
    유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이공계가 많은것도 그 이유중의 하나고요.

    뭣보다 본인이 좋아하고, 잘하고, 하고 싶은걸 전공해야 본인이 즐겁죠.
    그게 철학이던 경영이던, 법이던 말이죠.

    바람직한 부모란, 자식보다 앞서 나가지 말고 아이 뒤에서 지켜보며 추스려 주는게 제일 좋다고 알고 있습니다.
    원글님 아이가 지금껏 잘해 왔듯이 믿고 무한한 응원을 보내 주세요.

  • 14. 음님...
    '08.10.5 12:59 PM (218.153.xxx.56)

    현실을 알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언어가 단순히 말이 아니라 문화, 관습의 총체이니,
    8 학년, 이미 자기 사고의 틀이 형성된 나이에 새 언어를 모국어처럼 습득하는 게 쉽지 않죠.
    저도 한국에서 석사를 마치고 나가서 학위를 마칠 수 있었지만,
    만약 제게 학부를 하라 했다면 아마 졸업도 못했을 것 같아요.
    아이가 스스로도 독서의 부족을 많이 절감합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아이가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그 때문에 섬세하고 친구도 잘 사귀는 편이고,
    자신이 좋아하는 인물 (스티브 잡스 등)의 인터뷰나 살아온 이야기 등을 구해서 많이 읽을 뿐
    아니라 그들의 녹음된 인터뷰 내용을 듣고 목소리 말투 인터뷰 내용까지 그대로 재현하는
    비상한 재주도 있어요. 학교에서 과제물을 내주었는데,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여러 인물들이 토론을 벌이는 가상 프로그램으로 숙제를 해가서
    발표할 정도로 언어나 발표, 자기 표현이 활달하고 그런데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요.
    그래도 많이 어렵겠지요. 일반론으로 보면, 영어에 익숙해지는 데 8+5~6 이면,
    13-14학년은 되어야 하니...영어에 대해 특히 좋은 과외 선생님도 구하고 신경을 쓰고는 있습니다만.
    그래도 하고 싶은 공부가 철학이니 격려해야겠지요...
    부모가 너무 앞서나가 부담을 주지는 않아야 하지만,
    충분한 정보는 가지고 대비해야 할 것 같고,
    세상에는 한 가지 길만 있는 게 아니니
    마음은 앞서 가더라도 엄마는 태연한 척, 뒤에서 그냥 지켜보는 양,
    그리고 쉼없는 응원과 신뢰를 보낼 생각입니다.
    충고 감사합니다. 정신이 번쩍 듭니다^^

  • 15. 괜찮은데..
    '08.10.5 4:39 PM (61.99.xxx.223)

    전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학문의 문제를 말씀드린 겁니다.

    왜 그렇게 언어와 정서 문화가 얼마나 네이티브에 가까운지에 집착을 할까요??? 대학생활과 학문은 그게 전부가 아닌데... 전 평소에도 한인 엄마들 보면 이게 궁금했어요.

    그렇게 따지면 이민 2세도 미묘한 엑센트가 있기 때문에 3세는 되어야 외국 액센트가 완전히 사라지구요. 또 아무리 이민 2세, 3세여도 대학가서 그릭 소사이어티의 중심에 들어가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저도 유학시절에 교포분들과 얘기하면 느끼는 벽이 대학과 대학에서 학문하는 거, 그리고 대학생활하는 거를 바라보는 관점이 너무 고정되어 있다는 것이었어요. 학부까지 한국에서 하고 온 대학원생 유학생들에게 "니들이 보는 것과 우리 자식들이 대학 가는 건 다르지~" 이런 선을 그어 놓으시더라구요. 아마 이민 2세들이 미국 주류 사회에서 성공해 나가길 바라는 염원이 담겨있어서인지... 그런데 대학 가기 까지에만 너무 촛점을 맞추고 막상 대학 생활이나 학문을 진지하게 대하는 데에는 큰 관심이 없으시더라구요.

    제가 보는 핵심은 대학에서 학문하고 즐겁게 생활하며 미래를 설계하는 일인데요... 철학 전공하려면 싫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건 논리적 사고와 철학적 에세이를 쓰는 능력이예요. 미국에서 주니어 하이 때부터 다녔으면 대학에서 글쓰기 능력에 가장 도움이 되는 그런 에세이, 즉 외국 학생들이 처음에 고전하는 그런 부분이 외국 학생이 첨가서 부딪히는 거하곤 비교가 안되게 다르죠.

    설사 한국에서 외고 졸업하고 학부로 유학 온 학생들도 처음엔 고전 많이 하지만 다른 미국 학생들의 에세이 보다 그리 떨어지지 않아요. 미묘한 표현이니 이런 거가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얼마나 더 깊이 생각해 봤냐 그 흔적이 드러나는 게 중요해요. 저 석사 때 지도교수도 맨날 하는 얘기가 외국인 학부생 글이 문법이 좀 틀리고 표현이 딸려도 (때로는 창의력도) 정확히 이해하는 것과 깊이 생각하는 면에서 나아서 전체적으로 더 낫다는 것이었어요.

    대학에서 공부하는 현실, 특히 철학전공하는 현실감각이 없이 얼마나 네이티브에 가까운가만 기준이 되면 전 좀 안타깝습니다. 일반인이 생각하는 철학과 또 미국 대학에서 가르치는 철학이 매우 다르거든요. 오히려 네이티브의 정서보다는 마이너리티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든지, 유리한 측면도 있어요.

    하여간 언어의 미묘한 거 따지는 영문학이라면 모르겠지만 분석철학은 다릅니다. 뭐 일반적으로 외국인 학생이 인문 사회하면 이공계 보다 좀 더 고생할 것이라는 건 틀린 얘기가 아니겠지만 대단한 난관이나 어려움이 있어서 정말 하고 싶은 데 더 생각해보라.. 이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 16.
    '08.10.6 5:26 AM (71.248.xxx.46)

    괜찮은데,님,
    왜 현지 문화,정서,언어가 3박자가 같이 놀아야 하는가는요,,,
    아주 쉬운 예를 들어,
    아이들끼리 어릴적 놀이,명절같은날 추억이랄까?..그런거에 대해 서로 얘기를 나누다 보면 그런걸 공유하지 않은, 나이가 들어 온 경우라면 남들 모두 얘기하는데 혼자 끼지 못하고 뻘줌해진다는 말이예요.
    그럼 본인이 어렸을때 보낸 한국의 명절에 대해 얘기를 한다?..가정하면,
    그게 성인이 되어 동양문화에 대해 지극한 관심이 있느느 사람이면 관심 가지고 들을지 몰라도,대개 그런 참을성이 우리가 현지 문화 얘기하면 낯설고 관심이 없듯이 그들도 역시나 인간인지라 별 관심이 없단 소리고요.

    제가 말하는건, 중고등학교때 유학 온 경우와, 학부를 마치고 유학 온 경우는 하늘과 땅 차이란겁니다.
    어쨌던 공부는 한국아이들이 따라는 갑니다만,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겪는 마음고생, 타인과으이 맬트되는 과정에 벽을 넘기가 무지 힘들다 소리죠.
    현지화도 중요하고, 마이너의 정체성 유지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마이너의 정체성 운운이란건, 결국 마이너의 서러움을 자기 합리화 시키는 말이라 생각해요.

    언어의 미묘한 차이는,영문학은 다르고 분석철학은 다르다는 말, 전 동감하지 않고요.
    언어가 기본이고 전공은 이차적인게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요.
    그리고 철학은 미국보다는 유럽,독일로 더 많이들 유학가는게 현실이고요.

    여기서 말하는 에세이란게,
    고등학교를 예를 들자면,
    문법이 틀리고 표현이 틀리면 가차 없어요.
    내가 아무리 100% 이해한다해도 그 표현이 틀리면, 쟤는 그리 생각할거다,,너그러운 마음 가지고 알아 이해해 주는 분위기 절대 아닙니다.
    내가 쓴 에세이에 빨간 펜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정정한 노트 한번 보시고 그런 말씀하시고요.
    즉, 내가 아무리 이런 기발하고 창의력이 뛰어난 생각해도 상대는 그걸 인정치 않는다는거죠.
    결국은 유학생이던 현지인이던 배우는 자의 입장에성 상대가 요구하는 정서,가치,그런 수준에 합당해야 상방이 편하다는거죠.

    쓰고보니 또 나만 흥분하는 결과가 되네요.
    원글님이 원하시는 답하고 자꾸 엇박자 나가네요.
    개인적으로 어머니가 직접 현지에 가서 학교 카운셀러도 만나 얘기해 보시는게 좋을듯 해요.
    내 아이를 3자의 입장에서 냉정이 판단하는 전문가의 도움을 참고+아이 의견 보태 +부모의 입장을
    더하여 아이의 진로가 잡히면 정말 좋지 싶어요.
    고등학생이라면 다 큰거 같겠지만, 아직은 우리가 봤을땐 한쪽으로 치우쳐 판단하는 경향도 없진 않고요,
    그 중심을 바로 잡아 주는게 부모의 역할이지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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