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주식시장을 보면서 드는 회상 (펌글)

ㅠ.ㅠ 조회수 : 463
작성일 : 2008-10-01 10:59:18
95년 증권회사에 입사했다.

명동에 있는 지점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했다.

97년 IMF를 겪으면서 볼 꼴 못 볼 꼴 다봤다.

같은 지점에서 자살한 사람도 봤고, 외국으로 도망간 사람도 여럿 봤다.

절친했던 고객 계좌 깡통정리하면서 눈물도 흘렸다.

그 후로 지금까지 주식 안 했다.

할 돈도 없었지만(그 때 당한 데미지 복구하는데 6년 걸리더라...정말 운이 좋았던 경우다.) 하고 싶지도 않았다.



요즘 주식시장 보니 그 때 생각난다.

그 때도 그랬다. 폭등과 폭락이 반복되었다.

지금이 바닥이라고 설레발 치는 인간들 많았다.

한국전력이 상한가를 치는데 상상을 초월하게 쏟아지는 매물이 다 소화가 되더라.

누구는 정부도 기관도 손 놓은 상황에서 '의병(개미)'이 주식시장 지켜내고 있다고 했다.



지금 단타로 재미보는 사람들 있을 거다.

진지하게 충고한다. 고만해라. 어느 순간 단타로 번 거 10배를 잃게 된다.

아무리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더라도 결과는 정해져 있더라.

사흘동안 전광판이 하얗게 되는데 아무 생각이 안 들더라.

그렇게 의병은 전멸했다.



명예퇴직하고 몇 푼 받은 돈 빚갚는데 다 쓰고 주식계를 떠났다.

빚은 산더미처럼 쌓이고 어디 취직도 안 되더라.(당연하잖아!)

어떻게 세월을 보냈는지 모르겠다.



지금 주식시장이 바닥이라고 생각하는 분들...

진짜 바닥이 언제인지 아나?

바로 당신들까지 다 죽어야 그 때가 바닥이다.

정부, 기관 모두 손놓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안 하는게 아니라 못 하는 거다.) 그 때가 바닥이다.

지금처럼 어거지로 지수받치면 아직 바닥 멀었다.



살아남아라..살아남기 위해서 고통을 감수해라...팔을 버리고 목숨을 구할 수 있으면 팔을 버려라.

스스로 다리를 자르고 목숨을 구할 수 있으면 다리를 잘라라.

팔과 다리가 아까워서 머뭇거리면 목이 날아간다.



자라보고 놀라면 솥뚜껑보고도 놀란다고 하더라.

내가 그렇게 소심해졌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한테 몇 달 전부터 펀드 정리하라고 했다.

80% 수익이 15%로 떨어져서, 속상해서 못 팔겠다고 하더라.

가까운 인척이기에 강압적으로 정리하라고 했다.

지금 인사받는다.



난 이 소심함을 지킬 생각이다. 대범하게 대응할 생각 추호도 없다.

대범하게 대응하면 크게 죽더라.

한 번 제대로 죽고나면 회복이 안 된다.

그나마 6년만에 회복한 나는 행운이었던 거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충고한다. 절대 정부 믿지마라.

시장의 흐름을 믿어라.

수급이 깨지면 대통령 할애비가 와도 소용없다.

시중에 자금이 말랐다. 시중금리보면 알잖아?

강만수 말 듣고 안심하면 나중에 강만수가 책임져줄까?

만수의 범행은 우발적 범행이 아니다. 상습적 범행이다.(남들은 한 번 하기도 어려운 나라 망가뜨리기를 두 번 하다니...)

무료급식받으면서 이갈아봤자 소용없다.

노숙자, 되고 싶어서 되는 거 아니다.



희망을 버리고 냉정해질 때가 진짜 희망을 찾으러 나서는 때다...



10년 전 아픈 경험이 이 글을 쓰게 하네...

IP : 203.250.xxx.4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증권맨
    '08.10.1 6:54 PM (121.162.xxx.94)

    저도 96년 증권사 입사해서 원글님 본 것 다 봤지요.
    죽음, 횡령, 사기.....
    단 5일만에 원금 1억이 마이너스로 되는 매매를 했습니다.
    고객이 신용 풀로 사고 팔고 했는데 완전 거꾸로 매매 상하한합쳐 30%인데
    상한가에 사서 하한가에 팔았다는 그것도 다음날 반대매매로 겨우 팔렸다는....
    손님이 사라졌습니다.

    저도 주식은 안하는데
    하시는 분들보면 꼭 분산투자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투자금액의 일정부분(20%정도)만 주식하고 나머지는 리스크가 적은 곳에 투자나 예적금하길
    조언하고 싶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732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290
682731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113
682730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427
682729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819
682728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427
682727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101
682726 꼬꼬면 1 /// 2011/08/21 27,162
682725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300
682724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391
682723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717
682722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841
682721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002
682720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5,826
682719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154
682718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135
682717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343
682716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3,366
682715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434
682714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545
682713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174
682712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287
682711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545
682710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5,815
682709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348
682708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625
682707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654
682706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715
682705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868
682704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7,622
682703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68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