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 ▶◀謹弔 ].....기륭전자 고 권명희님

일각 조회수 : 852
작성일 : 2008-09-25 21:09:12
기륭전자 분회 조합원 권명희 동지가 운명하셨습니다.






‘이곳은 우리가 돌아가야 할 일터 기륭 전자입니다.’라는 글씨 밑에서 조합원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제가 아이를 안고 주먹을 들고 있는 그 사진입니다. 그 사진 속에 분홍색 모자를 쓰고 있던 조합원, 기륭이라는 글자 밑에 있는 조합원이 권명희 조합원입니다.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병 기운이 확연한 얼굴을 가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어렵게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힘이 되는 건강한 얼굴이 아니라 암 투병을 하고 있는 얼굴을 보여 주기가 미안하다고 한 동안 병을 숨겼습니다. 그러나 조금 증세가 나아졌다고 용기를 내서 농성장을 찾아 온 날, 똑바로 얼굴도 들지 않았지만 이렇게 모두 함께 흔적을 남겨 놓은 조합원입니다.






권명희 조합원이 병을 얻은 것은 노동조합 투쟁을 시작한 후라고 알고 있습니다. 암이라는 치명적인 병명을 안 것은 불과 2년 전입니다. 4년 투쟁의 기간 중에 2년의 투쟁을 하다 얻는 병이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닙니다. 투쟁을 하다 얻은 병이 아닙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불법 파견 노예 노동의 억울한 한이 뭉쳐 우리 선량한 사람들 남에게 제대로 화 한 번 내지 못하는 그 마음속에서 아프게 뭉쳐 암세포 암덩어리가 됐을 것입니다.






‘일터의 광우병, 일터의 말기 암’ 비정규직 노동, 파견 노예 노동에 맞서 싸우던 기륭전자 분회의 숨은 조합원, 보이는 투쟁만이 다가 아님을 보여 주었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죽음에 맞서 분투하던 우리 권명희 조합원이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2008년 9월 24일에 운명하셨습니다.






너무 분합니다. 너무 억울합니다. 너무 서럽습니다. 끝내 우리만 죽어야 하는 현실의 냉정함에 소름이 돋습니다. 그런데도 마지막 남은 10명만이 조합원인줄 아는 기륭자본, 파견 노동자들은 피눈물을 흘려도 옆집 개처럼 인지조차 하지 않았다는 기륭자본의 흉폭한 외면과 탄압은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죽음을 양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죽음마저 안아버린 지금 우리는 너무나 참담 합니다. 평생 외로웠고 노조를 통해 사람 사는 맛을 알게 됐다며 남편과 함께 농성장을 찾던 동지를 우리는 평생 잊지 않을 것입니다. 조금도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조신하고 조신했던 동지의 모습은 백합처럼 고결했습니다. 현장 농성장에서, 병원 침상에서 언제나 기륭 비정규직 투쟁의 승리를 염원했던 동지의 모습은 아름다웠습니다. 우리는 동지의 명복을 심장에 새길 것입니다. 그 죽음의 한을 풀기 위해 더 한 층 눈빛에 힘을 담을 것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투쟁에서 먼저 세상을 떠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의 승리를 반드시 동지의 영전에 바치겠습니다.






* 장례식장은 부천의 순천향병원입니다.

고인도 가족도 단촐한 집안입니다. 많은 분들의 위로가 필요합니다. 가시는 님의 마지막 모습이 결코 외롭지 않도록 많은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2008년 9월 25일

전국금속노조







================================================================



가슴이 아픕니다...ㅠㅠ



기륭전자....고 권명희님의 명복을 빕니다...

IP : 121.144.xxx.210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9.25 9:11 PM (121.131.xxx.127)

    명복을 빕니다.

  • 2. ..
    '08.9.25 9:16 PM (218.52.xxx.170)

    부디 좋은곳에 가시길~~

  • 3. _()_
    '08.9.25 9:17 PM (158.143.xxx.23)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4. .
    '08.9.25 9:18 PM (58.229.xxx.27)

    ㅜㅜ 좋은곳에 가시길

  • 5. ...
    '08.9.25 9:24 PM (222.237.xxx.29)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6. 휴...
    '08.9.25 9:30 PM (211.108.xxx.50)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곳으로 가세요...

  • 7. .....
    '08.9.25 9:31 PM (116.125.xxx.164)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8. 어제
    '08.9.25 9:35 PM (122.202.xxx.126)

    추적60분 봤는데요
    비정규직보다 못한직이 파견직이라고 하는데

    말그대로 파견직은 언제든지 필요하면 고용하고 필요가 없어지거나
    고용주나 간부사원의 판단으로 바로 그냥 해고를 할수 있는직이라고하는데
    고용주나 간부직의 직원들이 어떤 사고 방식를 갖고 있는지에 따라
    그 운명이 좌우된다는 것이 ,,,,,
    글구 도대체 우리나라의 법은 어디에 있고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속편히 다른 나라에 가서 살고 싶어지네요

  • 9. ㅠ.ㅠ;
    '08.9.25 9:38 PM (121.161.xxx.44)

    좋은곳으로 가시길 빕니다....

  • 10. ㅠ.ㅠ
    '08.9.25 9:45 PM (219.248.xxx.57)

    부디 극락왕생하세요...

  • 11. 저 세상에선
    '08.9.25 9:46 PM (118.37.xxx.93)

    안정된 일터에서 웃으면서 행복하시길 빕니다.

  • 12. 삼가
    '08.9.25 9:57 PM (92.8.xxx.41)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 한을 다 풀지도 못한 채로, 동지들을 두고 떠나시는 그 마음이 어떠하셨을까요...
    가시는 길 함께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 13. 가투소
    '08.9.25 9:58 PM (59.31.xxx.165)

    http://pds12.egloos.com/pds/200809/25/74/d0048774_48db10366c28d.jpg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 14. Pianiste
    '08.9.26 4:26 AM (221.151.xxx.201)

    결국엔.............. T_T;;
    아픔과 차별 없는 그곳에서 편히 쉬시길...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15. 깜장이 집사
    '08.9.26 8:34 AM (211.244.xxx.23)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16. 파도
    '08.9.26 11:44 AM (222.98.xxx.125)

    명복을 빕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221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5,840
682220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3,040
682219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3,352
682218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20,938
682217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2,736
682216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2,713
682215 꼬꼬면 1 /// 2011/08/21 28,439
682214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5,913
682213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6,253
682212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5,742
682211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7,982
682210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4,330
682209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7,617
682208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8,643
682207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9,276
682206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7,812
682205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6,062
682204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5,409
682203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2,366
682202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5,238
682201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4,225
682200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4,443
682199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7,145
682198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4,515
682197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20,646
682196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2,762
682195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4,605
682194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2,681
682193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9,317
682192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2,769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