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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원

단 하루만이라도 조회수 : 1,277
작성일 : 2008-09-18 18:05:47
나의 소원은 햇살이 빛나는 대낮에 아이도 남편도 없는 내 집에서 하루종일 빈둥거리는 거다.
잠도 마음껏 자고, 드라마도 몰아서 보고, 밥도 안하고 배고프면 사과나 깍아 먹으면서 말이다.
이럴 때 사무실에서 전화가 오거나 택배 아저씨라도 오면 너무 짜증 나겠지만 ㅠ.ㅠ
그래도 이렇게 빈둥거리며 하루를 보내다가 해질무렵 동네시장에서 떡볶이나 사 먹었음 좋겠다.

여섯시가 가까와 오고, 곧 있으면 퇴근할 수 있을 것 같다. 운 좋은날?
집에는 또 다른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아이의 재잘거림- 엄마, 엄마, 밥 먹기 싫어, 쉬할래, 물마실래, 젓가락이 떨어졌어, 놀이터가자, 손 씻어줘, 눈물 닦아줘... 사랑스럽지만 오늘은 만나고 싶지 않은 내 껌딱지.

오늘은 집에 들어가지 말고 하염없이 밤 거리를 걷고 싶다.
마음 한 구석에 죄책감이 스물스물 올라오지만.  

아이가 대학에 들어가면, 그리고 다행히 내가 은퇴하게 된다면(아마도 누군가에게 밀려 은퇴할 수 밖에 없겠지만)나는 산으로 들로 정처없이 떠돌고 싶다. 수행하고 도 닦고 염불하면서. 구질구질한 일상사와 모든 인연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런데 그 때가 되어도 우리 남편이 절집까지 따라올 것 같다 ㅠ.ㅠ)
IP : 203.234.xxx.81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남편과 애들
    '08.9.18 6:08 PM (121.188.xxx.77)

    하루쯤 방치해서 놔 두어도 세상 무너지지 않고 하늘 꺼지지 않습니다

  • 2. 남편과 애들
    '08.9.18 6:10 PM (121.188.xxx.77)

    내가 없으면 살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약간의 자만? 오히려 더 좋아 할지도 모릅니다

  • 3. 저도
    '08.9.18 6:13 PM (118.32.xxx.47)

    남편에게 일주일만 혼자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하루는 아이 둘을 데리고 나가 주데요.
    그래도 셋 째가 있어서 막내는 제 차지였지만 그런대로 만족스러웠죠.
    유모차에 태워 밥 안할 요량으로 빵사고 사발면 사 갖고 와서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고 있는데
    느닫없이 남동생이 왔습니다.
    이 놈의 팔자가 그렇지 뭐~하며 ......

  • 4. ...
    '08.9.18 6:17 PM (222.109.xxx.226)

    제가 하루 종일 뒹굴 뒹굴 전업 주부 인데요 너무 제 자신이 한심스러울수가 없어요...
    시간 죽이는 것도 아깝고요...지지고 볶고 사는게 더 좋지 않나요??
    그냥 평범하게 사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 5. 하루 월차 내시고
    '08.9.18 6:23 PM (125.252.xxx.38)

    차라리 죄책감 느낄지언정 편하게 보내세요.

    일하시는 것 같은데 아이 봐주시는 분 계실 거 아녜요.

    너무 자신을 혹사하시면 아이에게도 잘해주기 힘들어요.

    아니면 쉬는날 남편한테 딱~!!! 하루 쉬다오고 싶다고 애 맡겨두고 영화도 보고 그러세요.

    남편도 님 힘든거 하루정도 알수 있는 기회 주시고요.

    저 일도 해보고 지금 전업인데요. 일할때 너무 힘들어 조퇴해서 집에서 맘껏 쉬고 낮잠도 자고 아이 찾으러 늦게간 적도 있어요.(그나마 친정어머니께서 너무 잘봐주셔서..마음 놓고요)

    차라리 그러고 나니 미안해서라도 아이에게 더 잘해주게 되더라고요.

  • 6. ㅎㅎㅎ
    '08.9.18 6:24 PM (116.47.xxx.115)

    3박 4일 휴가동안 남편이랑 애들이랑 시부모님만 휴가 보내고 전 집에서 딩글거린적이 있었습니다.
    근데 그거 짧더라구요^^ㅋㅋ
    애들이 약간 보고 싶긴 했지만^^ 괜찮은 휴가였죠ㅋㅋ

  • 7. 경험자
    '08.9.18 6:30 PM (84.75.xxx.85)

    제가 바로 몇년전에 그런 시절이 있었어요. 200% 이해한다고 하면 믿기실랑가... ^^;;;
    남편에게 말씀드려보세요.
    1박 2일의 휴가를 집에서 혼자 갖고 싶다고...
    아이 데리고 시댁이든 어디든 한번만 다녀와 달라고...
    정말 아무것도 아니고 사소한 일이지만, 나에겐 간절한 소망이라고...
    당신과 아이가 싫어서가 아니고, 정말 사랑하지만,
    나 자신을 추스리기 위해, 가사일과 모든 책임감에서 딱 하루만 벗어나서
    집에서 혼자 있고 싶다고...

    제 남편은 여러모로 꽝이고 부족한 사람이지만, (그 사연 다 쓰려면 대하소설이 나옵니다. -_-;;)
    이 소원만큼은 들어줍니다.
    이 사람이 집에서 애보는 동안
    저혼자 회사에서 휴가내고 가정으로부터도 휴가내고,
    혼자 어디론가 다녀옵니다.
    (원글님의 경우는 남편과 아이를 어디론가 보내시고, 집에서 1박 2일 보내실수도 있겠죠.)

    명심하시길...
    주부는 집안의 기둥이에요.
    내가 행복해야 가족이 행복합니다.
    내가 아무리 희생하고 헌신해봤자, 아무 소용없습니다.

    일년에 단 하루,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자격과 권리 있으세요, 원글님.
    남편께 마음터놓고 상의하시고 휴가를 요청하세요.
    멀리서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 8. 26일
    '08.9.18 7:05 PM (58.77.xxx.31)

    그날이 바로 휴가입니다.
    바쁜일도 마무리되어가고 아이 학교보내고 딩가딩가 할겁니다.
    나의 휴가는 비밀이구요!
    남편 출근하고 아이는 학교갔다가 이모네로 갈거고...
    음하하하!!!
    유선 안달아 티비는 못보지만 보고싶던 영화 죄다 빌려보고 ... 생각만 해도 신나는 휴가입니다.
    나이드시니 밖으로 나가는 것보다 방콕생활이 더 좋아집니다.

  • 9. 키컸으면,,,
    '08.9.18 7:15 PM (121.144.xxx.85)

    내 소원은 난장이 겨우 면한 키와 하체통통 근육질 종아리에서 하루만이라도 벗어나 봤으면,,,,

    고등학교 교복이후로 키와 종아리 때문에 미칠듯한 스트레스,,,, 남한테는 자존심상해 말도 못하고,,,,

    대학때 남친이랑 영화보고 시내 다니다 남친엄마와 마추쳤는데,,,, 남친엄마가 얼굴도 예쁘고 아이가 참 똘똘하고 참한데,,,, 키가 영,,,,, 며느리키는 커야 한다고 결혼까지는 생각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남친이 껄껄 웃으면서 말하는데,,,, 겉으로는 아무 소리 안하고 대범한듯 넘겼지만 , 집에와서 피눈물 흘렸었죠,,,, 하지만 키 크고 허우대 근사한 남자만나 키에 대한 컴플렉스를 좀 면했어요,,,,, 하지만 , 나도 늘씬하게 스키니 진이나 프리미엄 진 한번 입고 싶어요,,, 바지 길이 안 자르고,,,,,,,,,, 아니면 미니드레스라도,,,,,,, 하지만 저주받은 하체는 40이 넘으니 복으로 다가오는군요,,,,, 운동선수였냐는 말을 듣고 살았는데,,,,, 이런 통통하체는 절대 관절염이 드물다고,,,,,,

    또 어느 의사부부가 자기아이들 배우자 고를때는 허벅지가 굵어야한다고 ,,,그것이 건강함을 상징한답니다,,, 이 말에 얼마나 위로를 받았던지,,,, ㅋㅋㅋㅋㅋ, 별 이야기를 다 쓰게 되는군요,,,,

  • 10. 저는
    '08.9.18 7:24 PM (118.37.xxx.184)

    남편 퇴근후 저녁 다 해먹이고 설거지하고 아이 씻겨 재우고나서
    가끔 외출합니다.
    친구 만나서 수다도 떨구요. 노래방도 가고 드라이브도 하구요. 2-3시쯤 귀가합니다.
    혼자는 좀 그렇고 시간을 내줄수 있는 친구가 필요하긴 하지만요.
    처음엔 밤에 나간다는 것 자체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는데요.
    아이도 안깨고 자니까 남편한테도 아이한테도 전혀 희생을 요구하지 않고도
    저의 자유시간을 누릴수 있어서 넘넘 좋아요.

  • 11. 결혼 9년만에
    '08.9.18 8:08 PM (220.75.xxx.221)

    결놓 9년만에 요즘 그러구 삽니다.
    아침에 남편 출근시키고, 애들 학교 유치원 보내놓구 9시반부터 오후 1시까지 딩굴딩굴 커피마시며 인터넷하며 시간 보내요.
    큰 아이가 1시에 오지만 바로 학원 보내고 다시 3,4시까지 다시 딩굴딩굴 간식 찾아먹다가 저녁준비하거나 그나마도 귀찮으면 아이에게 떡뽁이 사오라고 심부름 시켜요.
    이제 한달밖에 안되서 아직은 너무 신나요.
    좀 지나면 지겨울라나??

  • 12. 000
    '08.9.18 9:36 PM (211.207.xxx.180)

    정말 제 마음입니다.
    저도 그게 소원입니다.
    근데 제가 애들 밥 안챙기면 애들이 막 아파요.
    사서 먹는 음식 2끼 연속 먹으면 바로 탈나요.
    전 아무 것도 못해요.
    직장 끝내고 집으로 직행, 손수 애들 반찬 만들어요.

  • 13. 생각보다 지겨워요
    '08.9.18 9:48 PM (116.36.xxx.193)

    전 원글님 쓰신 내용이 학생때부터 로망이었어요
    심지어는 제일 부러운사람이 할머니들이었답니다
    하루종일 아랫목에 이불펴놓고 누워있는 할머니들이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었어요
    결혼하고 전업 7년...처음엔 그렇게 좋을수가 없었죠
    신혼땐 아침프로에 연예인들 나와서 수다떠는거 보면서 커피마시고 딩굴딩굴
    점심무렵 햇살받으며 장보러 한산하게 나가고...
    그런게 그런것도 좋지만 이제는 한달마다 따박따박 내앞으로 통장에 돈찍히는게 더 좋아요
    그래서 다시 직장나갑니다...
    난 퍼질러져 있는 오전에 남들은 외출복 차려입고 바쁘게 각자의 행선지로 향하는 아침의 기운이
    너무나 부러웠어요..추우면 추운대로 코트깃을 여미고 종종걸음으로 어딘가 갈곳이 있는 사람들이요
    그리고 매달 들어오는 나만의 수입.
    또 몇년지나면 전업주부의 일상이 부러워지겠지만요 ㅎㅎ

  • 14. 어쩌면...
    '08.9.19 1:24 PM (122.42.xxx.5)

    어쩌면 님의 남편도 님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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